[인싸무비] ‘나랏말싸미’·‘봉오동 전투’·‘광대들: 풍문 조작단’, 역사를 다루는 세 가지 방식
[인싸무비] ‘나랏말싸미’·‘봉오동 전투’·‘광대들: 풍문 조작단’, 역사를 다루는 세 가지 방식
  • 승인 2019.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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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랏말싸미’, ‘봉오동 전투’, ‘광대들: 풍문 조작단’ 포스터/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주)쇼박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나랏말싸미’, ‘봉오동 전투’, ‘광대들: 풍문 조작단’ 포스터/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주)쇼박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여름 극장가 성수기를 맞아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텐트폴 무비가 차례로 개봉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중에서 역사를 다룬 영화들은 가족 단위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순위 역시 ‘명량’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여름 극장가에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광대들: 풍문 조작단’(감독 김주호)이 관객을 찾는다. 각 영화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해석해 스크린에 담았다.

먼저 7월 24일 개봉한 ‘나랏말싸미’는 세종의 훈민정음의 창제 과정을 함께 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미대사가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그려진다. ‘나랏말싸미’는 한글 창제설 중 하나를 채택해 재구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세종대왕이 아닌 신미대사가 한글 창제에 주된 역할을 맡아 역사왜곡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실제 신미의 한글 창제설을 뒷받침하는 불교 고서는 위서로 판명됐다.

‘나랏말싸미’를 연출한 조철현 감독은 조철현 감독은 “제작진의 마음과 뜻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폄훼하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니다”며 해명했지만 감독의 연출 의도가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으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나랏말싸미’가 하나의 가설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면 7일 개봉하는 ‘봉오동 전투’는 짧은 역사 기록을 기반으로 한명의 영웅이 아닌 이름 없는 독립군을 전투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봉오동 전투는 중국 영토인 만주지역에서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본격적으로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였다. 봉오동 전투의 승리로 기세가 오른 독립군은 이후 벌어진 청산리 대첩에서도 승리를 이어갔다.

‘봉오동 전투’는 실제 사건과 기록에 있어서 최대한 고증을 거친 후 전투에 참여한 독립군은 새롭게 창조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원신연 감독은 “독립신문에 보면 봉오동 전투 과정과 승리 내용이 대부분 기록돼 있다. 독립신문 88호에 근거해서 만들었다”며 “역사적인 부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시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또한 감독은 “역사 왜곡, 고증 왜곡이 없게끔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 빈 부분을 아시는 분, 역사학자나 봉오동 전투 참가자 후손이 있다면 이번 기회로 봉오동 전투가 더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1일 개봉하는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되어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세조혜장대왕실록(세조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현상들과 관련해 이를 조작한 광대패가 있었다는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이다. 김주호 감독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사적 기록들을 통해 현실을 반영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영화는 세조가 세운 원각사를 뒤덮은 황색 구름과 향기로운 4가지 꽃비, 오대산에서 몸을 씻고 있던 세조의 등을 문질러 피부병을 낫게 해주었다는 문수보살 등 세조실록에 기록된 이적현상을 비롯해 세조의 가마가 지나가자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린 속리산의 소나무(정이품송, 천연기념물 제103호), 자객으로부터 세조의 목숨을 구한 고양이까지 야사로 전해지고 있는 수많은 기이한 현상을 조작한 광대패들의 기발한 활약을 그린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