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사자’ 안성기 “겸손과 배려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국민배우의 관록과 초심
[인싸인터뷰] ‘사자’ 안성기 “겸손과 배려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국민배우의 관록과 초심
  • 승인 2019.07.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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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성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안성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큰 영화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그동안 작은 영화를 쭉 해서 관객과의 만남이 적었어요. 큰 영화를 하면 아무래도 확률적으로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가 생기니 그런 부분이 이 영화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큰 계기죠. 그리고 안신부 캐릭터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요. 전문적인 구마사제로 진지한 모습도 있고 중간에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주는 캐릭터라 너무 좋았죠.”

국민배우 안성기가 오랜만에 여름 극장가를 공략하는 텐트폴 무비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컬트와 액션이 가미된 가장 신선한 영화에 데뷔 62주년을 맞이한 국민배우 안성기는 관록과 초심의 태도로 임하며 극의 단단한 기둥을 세웠다.

‘사자’는 기존 오컬트 영화와 달리 다이내믹한 볼거리와 파워풀한 액션으로 새로운 장르적 재미를 추구한다. 안성기는 “제 분량을 촬영하고 봤을 때는 부마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후반 액션신을 보니 영화적 재미가 강조된 느낌”이라고 영화의 톤에 관해 설명했다. 안성기는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안신부의 강한 믿음과 정의로운 면모와 함께 인간적인 모습을 넣어 웃음을 유발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긴장감 속에서 그런 장면들이 나오면 반갑게 받아들여주시는 거 같아요. 애드리브도 좀 있었어요. 영화 속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한 장면 중에 용후와 안신부가 술을 마시면서 친해지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술을 마시면 얼굴이 달아오르는 타입이라 맥주 두세 잔 마시고 했더니 분위기가 좋더라고요(웃음).”

‘사자’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구마 의식과 함께 펼쳐지는 용후의 액션이다. 특별한 힘을 얻은 용후는 안신부와 힘을 합쳐 직접 악령을 물리친다. 안신부는 용후처럼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구마 의식을 라틴어로 행하며 마치 액션을 하는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라틴어 대사를 익히기 위해 수개월을 연습한 안성기는 “지금도 대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저도 액션은 있지만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건 라틴어로 싸우는 거였어요. 악령을 퇴치할 때 소리도 많이 지르고 강하게 했죠. 김주환 감독도 그 부분을 좋아했던 거 같아요. 라틴어 장면이 몇 있는데 한 번도 NG를 안냈어요. 진짜로 싸우듯이 질러대니까 좋았다고 해서 저도 굉장히 힘든 부분이면서 다행이다 싶어요. 라틴어 연습은 상상 이상으로 많이 했어요. 종일 입에 달고 살았어요. 준비부터 촬영까지 5개월을 한 거죠. 한 대사를 수천 번은 했을 거예요. 이제는 털어지지 않아요(웃음). 멍하니 있다가도 괜히 점검해요. 이렇게 외웠는데 잊으면 억울할 것 같아요.”

배우 안성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안성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에서 안성기는 박서준과 가장 많은 호흡을 나눈다. 극중 안신부와 용후는 부자와 사제 사이 같으면서 때로는 버디 무비의 콤비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경력도 나이도 큰 차이가 있지만 안성기는 나이 많은 사람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며 박서준을 챙겼다.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 나이 많은 사람부터 시작해야지 그쪽에서 다가오라고 하면 힘들어요(웃음). 박서준 씨한테 그냥 선배라고 하라면서 다가가니 바로 알고 편해지더라고요.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런 게 화면에도 나타날 수 있었어요. 촬영은 힘들어도 현장은 즐거워야 해요. 가는 맛이 있어야지 현장이 마음에 안 들면 가는 길이 즐겁지 않아요. 간혹 그런 경우도 있는데 그런 현장은 안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이번에는 너무 좋았어요. 서로 배려하고 잘 따르고 그랬죠.”

영화 초반 격투기 선수로서 경기를 펼치는 용후의 근육질 몸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면 이후 등장하는 안신부의 상처투성이 뒷모습도 그에 못지않은 단단한 근육으로 눈길을 끈다. 이에 관해 안성기는 “김주환 감독도 몸을 약하게 보이라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안성기는 20대 몸무게와 지금이 큰 차이가 없다. 안성기는 매일 한 시간정도 웨이트, 러닝, 철봉 등의 운동을 한다는 그는 어느덧 운동을 하며 관리한지 40년이 넘었다고 말해 감탄을 유발했다.

데뷔 62주년을 맞이한 ‘국민배우’ 안성기.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에 참여하며 한국 영화를 관통한 그는 큰 구설수 없이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이유로 “가장 중요한 건 촬영 현자에서 일하는 순간”이라며 “그 순간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각별한 영화 사랑을 표현했던 그는 앞으로도 현장에 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것들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해왔어요. 모든 것을 고맙게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이렇게 영화를 오래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해요. 초심을 잃지 않고 한결 같은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배우로서도 그렇고 인간으로서 항상 그런 생각을 지니고 살아야하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도 좋은 영화 계속 할 수 있는 것, 현장에 계속 있는 거예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