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①] ‘페스티발’ 신하균 “내 캐릭터? 여자가 싫어하는 부분만 응축했다”
[SS인터뷰①] ‘페스티발’ 신하균 “내 캐릭터? 여자가 싫어하는 부분만 응축했다”
  • 승인 2010.11.1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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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하균 ⓒ SSTV

[SSTV | 문용필 기자] “장배요? 여자들이 싫어하는 부분만 응축시켜 만든 캐릭터에요.”

영화 속 ‘그’의 모습이 달라졌다. ‘변기커버’를 올리지 않고 소변을 보면서 담뱃불을 끄는가 하면 여자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대화하다가 면전에 거침없이 밥풀을 튀기기도 한다. 이전의 출연작에서 선보였던, 약간은 왜소하고 어둡고 나약한 이미지와는 정 반대다. 영화 ‘페스티발’(감독 이해영)을 통해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신하균의 이야기다.

늦은 가을비가 내리던 어느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신하균은 거듭된 인터뷰와 영화촬영 일정 탓인지 무척 피곤해보였다. 하지만 ‘페스티발’에서 그가 맡은 ‘장배’이야기를 꺼내자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장배는 저와 닮은 부분은 정말 없어요. 제 기본성격하고는 정말 다르죠. (여자들이) 정말 만나지 말아야 할 남자를 그리자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대한민국 남성상 가운데 안 좋은 부분만 응축시켜 만든 결정체라고나 할까요.”

그의 말마따나 장배는 마초적이고 거친 면을 가진 인물이다. 부드럽고 여자를 배려하는 구석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자신의 연인이 섹스에 만족하지 못함을 깨닫고 급격히 작아지는 ‘소심함’도 지녔다. 이같은 인물을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일단 제 의도와는 정말 맞아 떨어진 것 같은데요. (시사회 때 여성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다들 싫어하더라고요. 저와 닮은 점이 없어서 오히려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장배의 기름진 얼굴을 만들기 위해 살도 좀 찌우고 태닝도 했어요.”

‘페스티발’은 각기 다른 성적판타지를 지닌 7명의 남녀가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벌어지는 사건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코메디 영화다.

관객들의 큰 거부감 없이 가볍고 귀엽게 버무려내기는 했지만 ’페스티발‘의 소재는 SM과 페티시, 복장도착, 리얼 돌 등 흔히 ’변태‘로 치부되는 성적 취향이다. 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신하균은 손사래를 쳤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성적취향들을) 인정해야 한다고 봐요. 개인이 즐기는 건데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보는 시각은 좀...상대방을 인정해야 나도 인정받는 거고 그래야 행복한 사회가 된다고 생각해요.”

   
영화 '페스티발'의 한 장면 ⓒ 영화사 아침

‘성’을 소재로 한 만큼 촬영 중 민망한 일이나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신하균은 “대사가 좀 노골적이고 솔직해서 입이 좀 민망했다”며 에피소드 두 개를 소개했다. 란제리를 사랑하는 국어교사 광록 역의 오달수와 ‘리얼 돌’에 집착하는 오뎅장수 상두 역을 맡은 류승범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달수 씨는 란제리가 너무 잘 어울리시더라고요. 라인이 그렇게 고울 수가 없어요. 다들 놀랐죠. 극중에서 상두가 자위를 하다가 장배와 마주치는 장면이 있는데 압권이었어요. 첫 촬영인데도 너무 웃음이 났습니다”

이해영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영화상 등장하는 소품들의 상당수가 그의 것이라고. 장배의 캐릭터도 일정부분은 이 감독에게서 따왔다고 한다.

“영화를 보시면 감독님이 만든 장치들이 군데군데 있어요. 장배의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는 설정도 감독님 얼굴에 개기름이 많이 흐르는데서 따왔고 제가 극중에서 입었던 옷 중에도 감독님 옷이 있어요. 상황도 너무 디테일하게 묘사돼서 ‘장배는 감독님의 모습이구나’라고 생각했죠”

이 감독과 다시 한 번 작업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신하균은 “글쎄요. 하시는 것 봐서”라는 농담을 건넨 후 “호흡이나 유머 코드가 잘 맞는다. 감독님의 전작인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렇지만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참 좋더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화상에서 너무 잠깐 잠깐씩 만나서 호흡을 맞춘다는 말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잠깐 스쳐지나가는 장면에서도 호흡이 다들 잘 맞았어요. 한 장면에서만 만나기는 아쉬울 정도로 따로따로 작품을 통해 만나고 싶은 배우들이예요”

감독의 코드도, 배우들의 호흡도 다 좋았지만 신하균에게는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이었다.

“영화 홍보 포인트가 ‘섹시 코메디’이기 때문에 조금 걱정은 돼요. 관객들이 너무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과연 신하균의 이같은 걱정은 현실이 될까. 아니면 기우에 불과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페스티발’이 관객들을 찾아가는 오는 18일 이후에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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