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신인가수 은미 “마음으로 듣는 노래 부르고 싶어”
[SS인터뷰] 신인가수 은미 “마음으로 듣는 노래 부르고 싶어”
  • 승인 2010.09.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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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발라드 컬렉션 '나쁜남자'의 가수 은미 ⓒ G&4뮤직

[SSTV l 원세나 기자] TV를 켜면 온통 ‘예쁘고, 잘생기고, 멋있는’ 아이돌 가수들뿐이다. 오랜 연습 기간을 거쳐 데뷔한 그들은 노래 뿐 아니라 화려한 안무와 무대매너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는 맛이 있다. 눈이 즐겁다. 하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빠른 비트의 인위적인 기계음에 지친 음악팬들은 이제 피로해진 귀를 달래주고 싶다. 잠시 기대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원한다.

실력 있는 신인가수들을 발굴해 가요계에 등용시키려는 취지의 프로젝트 앨범이 있어 눈에 띈다. G&4 발라드 컬렉션.

2010년 7월말 디지털음반 첫 출시 후, 8월 중순 두 번째 출시된 싱글 앨범 ‘나쁜자식’ (김헌직 작곡, 강우경 작사)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총지휘하는 김헌직 프로듀서는 박미경, 김건모, 클론 등 소위 김창환 사단을 배출한 라인기획의 음악프로듀서로 활동하던 가요계 실력파다.

그는 “실력만 있다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고 싶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음악이 너무 좋아 가수가 되고 싶은데 실력 이외의 이유로 데뷔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김헌직 프로듀서가 선택한 뮤즈. 기자는 ‘나쁜자식’의 주인공인 가수 은미(23)가 그래서 궁금했다.

“평범한 얼굴에 작은 체구,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외모. 가진 거라곤 ‘노래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뿐이었어요.”

나이보다 앳돼 보이는 외모의 은미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간절함’으로 표현했다. 남다른 가족사와 힘겨운 일상 속에서도 버리지 않은 ‘가수라는 꿈’은 오히려 그녀를 지탱시켜주는 힘이었다는 것.

“어릴적 TV속 ‘룰라’를 보고 마냥 좋아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받는 모습이 마냥 좋아보였죠. 그때부터 가리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불렀던 것 같아요. 적은 용돈이지만 무조건 CD를 사 모았고요.”

대부분의 가수들이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비슷비슷한 답을 내놓기 마련이다. 은미 역시 마찬가지. 시작은 평범했다. 그 후로 각종 가요제에 참가해 수상을 하는 등 다른 가수들의 데뷔 이전 행보와 다를 바 없었다.

   
G&4 발라드 컬렉션 '나쁜남자'의 가수 은미 ⓒ G&4뮤직

하지만 은미는 그 나이 또래가 알기 힘든 아픔을 지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의 손에 자랐고 아버지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이후 친언니와 독립해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옷가게 점원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가요대회에 참가하거나 대형 기획사나 각종 오디션에 지원하는 등 가수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노래를 몇 마디 들어보지도 않고 한결같이 하는 말씀이 ‘실력은 좋은데 외모가 아쉽다’는 것이었어요. 그런 식으로 자꾸 반복되다 보니까 ‘내가 정말 못생겼나’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고요. ‘얼굴을 다 고쳐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한 기획사의 오디션 자리에서 김헌직 프로듀서를 만났다. 다른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김 PD는 그녀에게서 ‘절실함’을 느꼈단다. 외모보다는 실력을 우선시하겠다는 G&4프로젝트와도 딱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은미에게는 기회였다. 반복되는 실패에 의기소침해지고 그저 어느 가수의 피처링으로만 참여해도 감사하겠다는 ‘간절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찾아온 천금같은 기회. 무조건 잡아야했다. 그리고 열심히 불렀다. 모든걸 담아서.

“내 노래를 부르게 되다니. 내 앨범이 나오다니. 그토록 원하던 일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최선을 다했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면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 없네요.”

가수가 된다고 선언한 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앨범 언제 나와?”였단다. 이제 드디어 “앨범 나왔다”고 말 할 수 있어서 더없이 기쁘다며 활짝 웃는다.

그러다 갑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버지 이야기를.

“같은 장애를 가진 아버지 친구들에게 제가 가수가 됐다고 자랑을 하셨나봐요. 정작 듣지는 못하실텐데...얼마나 듣고 싶으실까요? 하필 제 꿈이 가수라는 게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은미는 결국 눈물을 떨군다. “에이 아빠랑 다신 울지 않기로 약속했는데...”라는 혼잣말과 함께. 하지만 이내 밝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곤 다짐한다.

“제 이름으로 앨범도 나오고 이뤄질 것 같지 않던 가수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잖아요. 이렇게 조금씩 성장해 나가면 되는거죠? 제가 정말 존경하는 화요비 선배님이나 거미 선배님 같은 실력파 가수가 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노력하겠습니다.”

씩씩한 목소리로 다짐을 전한 은미는 “비록 듣지는 못하지만 눈으로라도 확인하실 수 있게 아버지한테 얼른 앨범 보여드리고 싶다”며 들뜬 표정으로 자리를 나섰다.

인터뷰를 마친 기자는 ‘음악은 귀로만 들을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가수 은미가 ‘진심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해주길 기대해본다.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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