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보물섬' 리오 "사회비판? 밝고 경쾌한 힙합도 있어요"
[SS인터뷰] '보물섬' 리오 "사회비판? 밝고 경쾌한 힙합도 있어요"
  • 승인 2010.08.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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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 SSTV

[SSTV l 박정민 기자] "힙합이라고 무조건 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건 아니에요. 대중들을 즐겁게 만드는 밝고 경쾌한 힙합도 있어요"

리오(L.E.O)가 3집 앨범 '보물섬'으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냈다.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 하고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앨범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할 만큼 신나는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보물섬'에는 타이틀곡 '써니'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올드스쿨하면서 펑키한 리듬감으로 더운 여름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곡들이 담겨 있다. 배를 타고 지도를 따라 보물섬을 찾아가는 한 편의 여행기 같다.

"지난 앨범 '검은띠'를 낼 때부터 한글 제목의 앨범이 좋았어요. 영어로 앨범명을 지을 때 가수들이 깊이 고민하는거 같지 않아요. 멋있는 영어 단어을 사용해 지적인 느낌을 주려고 한달까. 유치한 발상일지 몰라도 이것 또한 제가 하는 힙합의 일부에요."

15년여 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 온 리오는 이번 앨범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갔다. 하와이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최근 하와이에 다녀온 후, 처음 힙합 음악을 할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그간 힙합의 뿌리를 지키면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를 쓸 때, 나 자신을 노래하는게 아니라 '대중들이 이걸 받아들일까' '동료 뮤지션들이 인정할까' 등 나도 모르게 의식하는 부분이 많아졌던게 사실이에요. 이번에 하와이 갔을 때, 우연히 어린 시절 즐겨듣던 CD를 듣고 처음 힙합을 접했을 때가 떠올랐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죠."

 

   

 

타이틀 곡 '써니'는 1970년 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보니 엠의 동명곡을 샘플링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보니 엠의 '써니'를 샘플링하기까지 무려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기나긴 기다림 끝, 대답은 '오케이'. 리오의 '써니'는 시원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음악으로 이번 앨범의 성격이 가장 잘 묻어나 있는 곡이기도 하다.

"힙합이라고 해서 꼭 무겁고 멋있는 척 해야하는건 아니에요. 이번 만큼은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더 나이가 들기 전, 열정으로 가득차 있을 때 내가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마음과 음악을 담았어요. 그래서 저의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어요."

피처링으로는 신예 나오미가 참여했다. 리오는 2집 '검은띠'에서 SS501 김형준, JK 김동욱, 바비킴 등 유명 가수들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피처링 가수의 유명세보다 순수하게 음악 만을 생각하며 작업했다.

"지난 앨범 타이틀곡을 김형준 씨가 피처링을 해 줬어요. 하지만 저의 음악과 형준 씨의 인기 등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동생인 형준씨에게 미안하기도 했어요. 이번 앨범은 이슈가 되려고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선하면서도 가창력 있는 가수를 찾던 중 나오미 씨를 알게 됐어요. 나오미 씨의 소속사 대표인 주영훈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탁을 했어요. 보통 음원 분배 등 따지는게 많은데 오직 음악만 듣고 흔쾌히 수락해 줬어요. 너무 감사했죠."

리오의 음악은 우리가 흔히 접하고 생각하던 '힙합'과는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힙합'이 아닌 것은 아니다. 리오는 힙합의 다양한 장르를 인정해주길 바랐다.

"록 같은 경우 하드코어, 얼터너티브, 펑크 등 다양한 장르가 있어요. 힙합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힙합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들어 왔을 당시 무겁고 사회 비판적인 음악이 대다수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만 생각해요. 다른 장르를 인정함으로써 힙합도 다양해져야 해요. 그래야 힙합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리오를 만났을 때, 다부진 체격과 문신 탓에 겁부터 먹은 기자였다. 하지만 1시간여 동안 대화를 하며 그의 또 다른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하며 여러차례 수줍은 웃음을 보이고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좋아한다며 깔깔 거리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힙합인'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분명 '힙합인'이다. 힙합을 사랑하고 힙합을 하는. "힙합이라고 무조건 어둡고 무겁지 않다"라고 말하는 리오의 음악이 국내 힙합의 다양한 장르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사진 이새롬 기자, 영상 조성욱 PD]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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