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리뷰] ‘기방도령’ 쉴 새 없이 터지는 가벼운 웃음…호불호 갈릴 후반부
[인싸리뷰] ‘기방도령’ 쉴 새 없이 터지는 가벼운 웃음…호불호 갈릴 후반부
  • 승인 2019.07.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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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방도령’ 스틸/사진=판씨네마㈜
영화 ‘기방도령’ 스틸/사진=판씨네마㈜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시대에 만연했던 남존여비, 신분의 차별을 유쾌하게 꼬집는 코믹 사극이 탄생했다.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은 불경기 조선,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꽃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이는 일들을 그린다. 기방에서 나고 자란 허색은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자라 출생과 계급의 한계에 부딪혀 한량처럼 살아가던 중 누구보다 여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능력을 이용해 남자 기생으로 위세를 떨친다.

허색은 정절을 지키느라 억압된 생활을 하는 여성들을 위해 이야기를 들어주고 술을 따르고 연주와 춤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여자만 정절을 지키고 희생하는 시대상을 과감히 반전시키면서 오는 해학과 풍자로 다양한 재미를 유발한다.

가수에서 배우로 거듭난 이준호는 능청스러운 연기는 물론 가수로서 장기를 발휘한 다양한 춤사위로 매력을 극대화 한다. 특히 현재 연예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습생’ 개념과 원더걸스의 히트곡 ‘텔미’를 패러디한 글 등 디테일한 설정으로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허색과 기방결의로 맺어진 괴짜 도인 육갑(최귀화 분), 연풍각의 주인 난설(예지원 분) 등 재기발랄한 캐릭터들을 앞세우며 다양한 코믹 케미를 자아낸다.

이처럼 신선한 설정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를 앞세워 극을 이끌던 ‘기방도령’은 중반을 넘어가며 전개의 변화를 보인다. 남자 기생으로 명성을 떨치던 허색은 주체적이며 계급을 따지지 않는 해원(정소민 분)에게 매력을 느끼며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동안 극을 이끌었던 해학과 풍자를 잃고 평범한 로맨스로 전락한다. 

해학이 있던 허색은 순애보를 간직한 남자로 진취적인 여성이던 해원은 전형적인 조선시대 여성으로 돌아간다. 차라리 초반 재기발랄한 웃음을 끝까지 이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반부 전개에 있어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배우들의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코믹 연기는 확실한 웃음을 유발한다. 7월 10일 개봉.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