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이슈] 흑인 ‘인어공주’ 탄생 알린 할리 베일리, 디즈니 PC(정치적 올바름) 코드 의식일까
[인싸이슈] 흑인 ‘인어공주’ 탄생 알린 할리 베일리, 디즈니 PC(정치적 올바름) 코드 의식일까
  • 승인 2019.07.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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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캐스팅된 할리 베일리/사진=할리 베일리 인스타그램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캐스팅된 할리 베일리/사진=할리 베일리 인스타그램

디즈니 ‘인어공주’ 실사판 주연으로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되며 원작의 훼손과 정치적 올바름 사이에서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다수의 매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실사판 영화에 할리 베일리가 주연인 에리얼 역에 캐스팅됐다고 보도했다. 할리 베일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꿈이 이뤄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에리얼 역으로 거론되던 젠다야 콜맨은 트위터를 통해 “그래 이거지”라며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을 축하했다.

‘인어공주’ 연출을 맡은 롭 마샬 감독은 “할리 베일리는 목소리 외에도 정신, 열정, 젊음, 순수함 등 인어공주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갖고 있었다”고 캐스팅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나 원작 인어공주의 비주얼과는 상반된 흑인 배우가 주인공을 맡으며 원작과는 동떨어진 캐스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또한 이는 디즈니에서 의식하고 있는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와도 닿아있는 캐스팅이다. 

과거 할리우드는 원작의 인종과는 상관없이 백인을 캐스팅하는 ‘화이트 워싱’으로 비난받아왔다. 주로 어린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가족 영화를 만들어온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올바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인종, 성,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장애, 종교, 직업, 나이 등을 기반으로 언어와 행동에 차별을 가하지 않는 태도를 말하는 PC코드를 의식하며 작품을 만들어 왔다.

마블 히어로 작품들을 보자면 흑인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운 ‘블랙 팬서’, 강력한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 ‘캡틴 마블’ 등이 그러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타노스 군단과 히어로 군단의 마지막 전투신에서 캡틴 마블, 발키리, 오코예, 스칼렛 위치, 와스프, 맨티스, 슈리 등 여성 히어로들이 모두 집결한 장면을 넣기도 했다.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알라딘’ 역시 이러한 PC코드가 들어있다. 원작 애니메이션과 달리 영화 ‘알라딘’은 자스민 공주의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을 강조한다. 이러한 가치관은 선향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함이 분명하지만 자칫 이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내러티브가 길을 잃게 될 위험도 있다.

빨간 머리 백인으로 표현되던 인어공주 에리얼이 검은 머리의 흑인으로 대표 이미지를 교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격적인 선택을 감행한 만큼 원작의 아우라를 넘어서는 작품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