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보다 어필 요소 많아”…‘60일, 지정생존자’, 리메이크 성공작 될까 (종합)
“원작보다 어필 요소 많아”…‘60일, 지정생존자’, 리메이크 성공작 될까 (종합)
  • 승인 2019.07.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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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호, 손석구, 최윤영, 김규리, 지진희, 배종옥, 강한나,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김혜진 기자
배우 허준호, 손석구, 최윤영, 김규리, 지진희, 배종옥, 강한나,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김혜진 기자

 

미드 ‘지정생존자’가 한국만의 정치적 특색을 담아내며 새롭게 재탄생된다.

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케이블채널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연출 유종선 l 극본 김태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지진희, 이준혁, 허준호, 강한나, 배종옥, 김규리, 손석구, 최윤영, 유종선 감독이 참석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

유종선 감독은 “원작인 미드 ‘지정생존자’를 봤을 때 대단한 상상력에 매료됐다. 국가의 리더 전부가 한날한시에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서 시작하는데, 우리나라 드라마에 적용하자니 헌법차이가 있더라. 미국은 대통령직을 승계하지만 우리나라는 60일 동안 권한대행을 한다. 시간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했다. 60일 안에서 어떻게 위기를 수습하고 떠밀린 지도자가 진짜 지도자가 돼 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절망스럽고, 희망이 간절해질까 상상하게 되더라.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이야기에 주안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지진희는 전직 환경부 장관이자 현직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 역으로 분한다. 원작이 있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임하는 부담감을 묻자 그는 “부담 없다면 말이 안 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원작을 재밌게 봤다. 만약 한국에서 만들어 진다면 주인공 배역을 누가하면 좋을까 생각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제가 잘 어울릴 것 같더라. 그래서 만들어졌으면 했다”라고 너스레를 떤 지진희는 “저도 원작과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단순히 따라가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헌법이 다르니 상황이 달라지더라. 미국이 하나의 적이 있다면 우리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걸 더 작가님이 재밌게 작가님이 써주셔서 이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무소속 국회의원 오영석 역으로 출연하는 이준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묘하고 추상적인 인물”이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는 “대본 보면서 박무진과의 관계성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작품 속의 정치 이야기보다 박무진이라는 캐릭터와의 관계성에 중점을 뒀다. 박무진의 어떤 마음이 흐리멍텅할 때는 오영석도 그렇고, 서로 영향을 받는 관계가 재밌어서 그 점을 중심으로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허준호는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양진만 정부의 비서실장 한주승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묻자 “아주 단순하게 들어갔다”라고 털어놨다. 허준호는 “저는 법을 잘 몰라서 헌법도 찾아봤다. 제일 접근하기 쉬운 성격으로 다가갔다. 대본에 충실하게 한국 법에 대해 다 설명돼있어서 스토리로 쫓아간다”라며 “성격은 화를 한 번도 안내는 인물이다. 저는 성격변화가 심한데, 한주승은 전혀 표현을 안 하는 인물이라 삶의 연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도 사는 사람이 있구나 싶더라.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허준호, 손석구, 최윤영, 김규리, 지진희, 배종옥, 강한나,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김혜진 기자
배우 허준호, 손석구, 최윤영, 김규리, 지진희, 배종옥, 강한나, 이준혁이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김혜진 기자

 

강한나는 국가정보원 대테러팀 분석관 한나경 역으로 분한다. 액션 연기를 위해 촬영 수개월 전부터 액션 스쿨에 다녔다는 그는 “만나본적 없는 결을 가진 인물이라 많이 노력했다”라며 “감독님과 얘기 하면서 잘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자신의 노력을 밝혔다.

선진공화당 대표 윤찬경 역의 배종옥은 “대본에 권력에 대한 견제가 정치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나온다. 절대 권력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는 신념과 믿음이 가는 인물을 만들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무진이 권한대행이지 대통령은 아니지 않나. 자신의 입장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걸 저는 인지하고, 그 권력을 넘는 순간을 견제하고자 하는 입장으로 연기해왔다”라고 덧붙였다.

김규리는 박무진의 아내이자 인권변호사 최강연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박무진이 60일만 권한대행을 하다보니 영부인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지점이 있다”라며 “특별히 영부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최강연이 가진 모습 그대로 지키려고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일을 하는 워킹맘의 모습이나 약자들 곁에 서서 함께하는 인권변호사의 모습, 박무진이 흔들릴 때 버팀목이 되는 아내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연기에 녹여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 역의 손석구는 “감독님께 ‘청와대에서 일하는 분들을 뉴스에서 보면 나이대가 있는데, 제가 어울릴까요?’라고 했더니 감독님이 그렇게 어려보이지 않는다더라”라며 “조사해보니 실제 제 또래 분들도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일하고 있다더라. 열심히 하려고 했다. 주로 호흡을 맞추는 지진희 선배, 허준호 선배한테 기대서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최윤영은 전직 환경부 장관 정책 비서관이자 현직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정수정 역으로 함께한다. “박무진의 인간적이고 성실한 면을 높이 사는데 막상 청와대에 들어가니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고, 저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많아서 저도 똑같이 혼란스러워 하면서 적응하는 역할”이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한 그는 “촬영 현장도 너무 재밌고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다. 연기가 힘든 것도 모르겠고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어서 촬영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드라마와 출연진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종선 감독은 ‘60일, 지정생존자’와 미드 ‘지정생존자’에 대해 “‘어떻게 다를까’가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초대장이다. 미드는 ‘내가 대통령답지 못할게 뭐있냐. 나야말로 대통령의 미덕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이야기가 풀린다면 우리는 자기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나는 자격이 없는데 상황 때문에 떠밀려 온 거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캐릭터성이다. 거기에 따라서 이야기의 감정선과 흐름이 많이 달라진다”라며 “때로는 스스로 리더를 자임하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리더 다워지는 경우가 있는 게 세상살이 같고 아이러니지 않나. 그 지점을 잘 담아내려고 작가님과 노력했다”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드 ‘지정생존자’의 시즌3 제작으로 인한 부담감을 묻자 “원작 시즌3 제작이 부담스럽지 않은 게, 결국 60일이라는 시간제한이 독자노선을 탈수밖에 없더라. 비교해서 보는 재미들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즌3보다 한국의 지정생존자가 더 많은 사람에게 어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원작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는 게 목표 중 하나였는데, 그럼에도 꽤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 실제 청와대 주변에 있음직한 사람 만들다 보니 원작에 없는 사람도 생겨나게 됐다”라고 밝힌 그는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권한대행이 있었다. 최근뿐만 아니라 몇 십 년 전에도 있었다 보니 현실의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거나 오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외 드라마에서는 정치인 캐릭터를 가상으로 만들어서 마음 편히 감정이입하도록 하는 걸 추구하고 있는데, 저희도 그렇다. ‘60일 지정생존자’ 내에서 보이는 한국적 상황이 어떤 것 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보니 딱히 누구를 지목해서 생각하거나 마음 불편한 거 없이 이야기에 빠져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60일, 지정생존자’는 오늘(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