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부실 수사’ 해명한 제주 경찰, 논란 더욱 부추긴 이유.."단순 실종 또는 자살인줄 알았다”
‘고유정 부실 수사’ 해명한 제주 경찰, 논란 더욱 부추긴 이유.."단순 실종 또는 자살인줄 알았다”
  • 승인 2019.06.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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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영상 캡처
사진=채널A 영상 캡처

‘제주 전 남편 살인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의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들이 부실수사 의혹을 반박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제주 경찰은 고유정의 현장검증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대판 조리돌림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제주 경찰의 해명에는 곳곳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달 20일 오후 8시20분쯤 경찰 내부 통신망인 ‘폴넷’에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이 공동명의로 작성한 글이 올라왔다.

제주 경찰 측은 “관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일부 왜곡된 언론 보도로 인해 경찰의 명예가 실추됐다”면서 “몇 가지 사실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해명했다. 

제주 경찰은 초동 수사 부실 논란에 대해 “단순 실종 또는 자살인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혼한 부부가 어린 자녀와 있다가 자살 의심으로 신고 된 사건에 대해 초기부터 강력사건으로 수사를 하라는 것은 결과론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피해자가) 자살할 우려가 있다는 최초 신고에 따라 피해자의 최종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를 파악했고 실종수사팀원 2명을 투입해 주변을 수색했다”며 “피해자 차량을 발견했지만 자살로 볼만한 정황이 없었고 CCTV에 피해자 이동 모습이 없어 범죄 혐의점이 의심됐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27일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장소를 떠나며 쓰레기 종량제봉투 4개를 버린 사실을 미리 알았으나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 유족이 CCTV 영상을 확인한 후에 이를 묻자 경찰은 그제서야 “펜션 주변에 버린 것은 범행 과정에 사용했던 이불이나 수건 등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해 논란이 됐다.

또한 펜션에 폴리스라인을 치지 않고 현장 보존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폴리스라인 설치 시 인근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상한다”며 “주거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었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었다.

수사 과정에서 혈흔을 찾는 루미놀 검사는 사건 발생 일주일 후인 지난달 31일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 후에는 펜션 주인이 사건 현장을 청소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에 대해 제주 경찰은 “해당 펜션은 독채이며 주 범죄 현장은 펜션 내부”라며 “지난달 31일 내부에 대한 정밀 감식 및 혈흔 검사를 완료했다”고 반박했다.

[뉴스인사이드 이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