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 "검열, 성(性)에만 가혹…표현 자유 없다"
마광수 교수 "검열, 성(性)에만 가혹…표현 자유 없다"
  • 승인 2010.04.26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광수 교수 ⓒ SSTV

[SSTV l 박정민 기자]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원작자 마광수 교수(59)가 문화계의 '누디즘'을 강조하며 현 사회에 대한 독설을 내뱉었다.

마 교수는 26일 오후 3시 서울 혜화동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서 열린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제작발표회서 "한국은 경제적으로 발전했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직 발전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1년 만에 개정판을 냈다. 21년 전 글임에도 불구 지금 읽어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 거릴 만큼 우리 사회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며 "한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했을지 몰라도 문화는 아직 독재가 존재한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고 의력을 피력했다.

'누디즘'을 통한 문화 발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서양의 경우 70년대 초부터 '누디즘'이 새 코드로 자리잡았다. 영화의 대형 물량공세에 밀린 소자본, 소극장이 영화를 따라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누디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간의 몸과 섹스는 천박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1980년대 후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낸 후 엄청난 굴곡을 겪었다. 문학계 악당으로 낙인 찍혔다"고 자신이 위치를 설명했다.

그는 "요즘 강단에서도 '몸' 아니면 '성'에 대한 강의를 펼친다. 난 먼저 나왔다는 이유로 욕을 먹었다"며 "어느샌가 '변태의 전설'처럼 돼 버렸다. 요즘 젊은 이들이 쓰는 시나 소설은 어려워 머리가 아프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성에 있어서 엄격한 검열 기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마 교수는 "검열이 폭력에는 관대하고, 성에는 가혹하다"며 "조폭 영화를 만들었다 해서 '사람 죽여보고 글 썼지?'라는 질문을 하는 이는 없다. 야한 것만 쓰면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냐 묻는다. 무식한 행태"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마 교수는 1992년 외설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1995년 대법원 판결이 유죄가 되며 연세대 교수직에서 해직됐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복직하지만 2000년 동료 교수들의 집단 따돌림으로 제임명 탈락 사건을 일으켰다. 이후 외상성 스트레스성 중중 우울증을 겪는다. 2004년 건강을 회복해 다시 복직했다.

마 교수는 "내가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한국이 너무 안바껴 우울하다"며 "이번 연극을 통해 조금이라도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야한 문학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 심한 노출로 인한 화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작품성을 인정받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연극은 대학 축제 기간 중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여주인공 사라와 젊은 교수 마광수의 섹스 판타지를 그린다. 이파니가 여주인공 사라로 등장한다. 5월 1일~6월 30일 서울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에서 공연된다. 만 19세 이상 관람가다.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

모바일로 생생연예현장 동영상보기 [SHOW,fimm+TV+뉴스와생활+S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