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기생충’ 최우식, 과정을 즐기는 배우가 만들어 낼 영광의 나날
[인싸인터뷰] ‘기생충’ 최우식, 과정을 즐기는 배우가 만들어 낼 영광의 나날
  • 승인 2019.06.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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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우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최우식이 ‘옥자’에 이어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두 번의 작품 모두 칸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기생충’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하며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다.

2014년 ‘거인’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은 최우식은 ‘부산행’, ‘옥자’, ‘마녀’ 등에서 안정적이며 개성 있는 연기로 매 작품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주연으로 발탁된 것만으로 이미 대중과 영화계의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칸 수상까지 이어지니 그 부담은 어느 때 보다 큰 상황.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최우식은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는 상태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많은 분들의 기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데 잘 보여줬나 생각이 들어요. 개봉 스코어가 좋았고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보실 텐데 제 연기를 좋게 보실지 모르겠어요.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사람인지라 모든 분들이 만족하길 바라고 욕심도 생겨서 요즘 긴장하고 있어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최우식은 ‘옥자’ 촬영을 마치고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기생충’ 캐스팅과 관련한 언질을 들었다. 이후 최우식은 송강호 다음으로 캐스팅됐고 영화의 시작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았다.

“원래 몸을 만들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운동을 미루라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안쓰러운 느낌이 없으면 기우를 못했을 수도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웃음). 감독님께서 수많은 작품과 배우를 보실 텐데 그 중에서 저를 선택해주신 게 너무 영광이라 생각해요.”

최우식이 연기한 기우는 재학증명서를 위조하고 고액 과외를 시작하고 이를 계기로 하나 둘 가족들을 박사장 집에 들인다. 분명 남을 속이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만 초반 그의 모습은 전혀 밉지 않다. 최우식은 기우가 가진 상황과 의도에 집중해 캐릭터를 구축하며 공감대를 형성해갔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기우가 사기를 치는 건 팩트지만 밉지 않게 보였던 이유는 아무래도 그 목적이 본인의 이득이 아닌 힘든 상황에서 가족을 위해 했던 노력이라고 생각해서였어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기우도 대학에 네 번 떨어졌지만 계속 노력하는 친구예요. 기회를 놓친 가족인 거죠. 기우가 노력이 없이 계속 대학에 떨어지고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사기를 쳤다면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달랐겠죠. 정말 노력하고 재능이 있지만 기회가 없었던 거예요. 그런 기우가 과외를 하면서 실전이 중요하고 기세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사기가 아니라 기우의 모습이죠.”

배우 최우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우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최우식은 데뷔 초부터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다. 조금은 어설퍼 보이는 이미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최우식은 2014년 ‘거인’을 통해 연기변신에 성공하며 그의 연기 인생에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영역을 확장시키며 괄목할 성과를 만들어 낸 최우식은 과정을 즐기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저는 기택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 일이 보장된 게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방어처럼 상황에 맞춰 노력하는 것 같아요. 요즘에 느낀 건 다음 작품이나 계획,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생각했을 때 과정이 즐거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생충’도 그렇고 ‘사냥의 시간’도 그렇고 과정이 즐거워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거 같아요. 어떤 배우가 되는 것보다 과정을 즐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봉준호 감독을 만나고 송강호와 호흡을 맞추고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기생충’은 청년의 배우가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의 순간을 누리게 해준 작품이다. 최우식에게 ‘기생충’이 지닌 의미를 묻자 그는 결과보다 과정을 말했다. 앞으로도 최우식은 과정을 즐기는 배우로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기우의 타임라인으로 보면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했던 모습부터 마지막 장면과 노래의 상황까지 기우의 인생을 봤어요. 저에게는 ‘옥자’ 뒤풀이에서 감독님이 넌지시 이야기한 것으로 시작해서 지금 이 시기를 지나 홍보를 마치면 ‘기생충’의 타임라인이 끝나요. 제 인생에서 손꼽히는 기억일 것 같아요. 이 영화를 찍으면서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너무나 감사하고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어요. 사실 수상이 목표도 아니었고 칸에 출품하는 것 자체로도 영광이었어요. 그리고 봉준호 감독님 작품에 송강호 선배님 가족의 일원으로 참여한 것도 영광이었어요. 결과적으로도 좋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기생충’ 이후에도 그냥 과정을 즐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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