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애프터스쿨 리지’가 아닌 ‘배우 박수아’가 걸어가야 할 길
[NI인터뷰] ‘애프터스쿨 리지’가 아닌 ‘배우 박수아’가 걸어가야 할 길
  • 승인 2019.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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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가수 출신이라는 게 오히려 저한테 특기가 된 것 같아요.”

애프터스쿨 리지로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지 9년, 그는 이제 신인 연기자 박수아로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존의 소속사를 떠나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에 새 둥지를 튼 박수아는 웹드라마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 SBS ‘운명과 분노’를 거쳐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7’까지 출연하며 숨 가쁜 ‘열일’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007년 시즌1로 시작해 12년째 시즌을 이어오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대한민국 평균 여성 이영애의 고군분트를 담은 드라마. 그 열일곱 번째 시즌에서 박수아는 낙원사의 신입사원 나수아 역으로 분했다. 오래된 시리즈물에 뒤늦게 합류한 만큼 마니아층에게 인정받고 싶었다는 그는 “재밌게 촬영한 것 같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중학교 때부터 애청하던 드라마였어요. 비중을 떠나서 장수프로그램에 제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죠. 너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촬영을 재밌게 끝냈어요. 아무래도 시즌제니까 배우 분들의 끈끈함 느껴지더라고요. 새로 들어왔다고 해서 배척하는 게 전혀 없고, 같이 이끌어가자는 마음으로 정말 잘 대해 주셨어요. 다들 마음이 넓으셔서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좋은 말씀으로 이끌어주면서 많이 가르쳐주셨죠. 많이 배웠어요.”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선배 배우들과 잘 융합 된 모습이 화면을 통해서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컸다는 그. 박수아는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묻는 질문에 “신발 연기가 힘들었다”라며 웃었다. “저보다 신발이 더 주인공이었던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어떻게 벗는지 연기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라고 남다른 고충을 토로했다.

“사투리 연기는 오히려 편하죠. 제가 원래 쓰는 말이었기 때문에 감정 표현이 자유자재로 가능하거든요.(웃음) 다음번에 또 출연하게 된다면 표준어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사투리 소녀 리지’라는 이미지가 많이 굳어져 있긴 한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랑스럽죠. 어찌됐든 그렇게라도 수식어가 붙고,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박수아는 배우로 전향함에 따라 활동명 역시 리지가 아닌 ‘박수아’로 변경,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리지가 예능 캐릭터가 세다 보니 다양한 역할을 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회사와 저의 생각이 맞아서 바꾸는 걸로 결정했다”는 그는 “리지로서 쌓아온 것들을 내려놓기에는 아깝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리지가 됐든 박수아가 됐든 저는 저니까요”라며 소신을 전했다.

“박수아로 활동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조금이라도 하기 위해서 노력했죠. 이미지 변신이 안 된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어 가니 자연스럽게 차분해 질 때는 차분해 질줄 알더라고요.(웃음) 그러다가 예능에 나가면 또 이전처럼 하면 되니까요.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지, 제 성격이 어디 가지는 않잖아요. 다만 좀 더 발전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 컸죠. ‘쟤한테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하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이 친구한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최근 들어 많은 가수 출신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수 출신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박수아는 “오히려 저한테 특기가 된 것 같다”라며 의연한 답변을 내놓았다. 근래 음악 드라마도 많이 등장하는 만큼, 어떻게 보면 자신에게 있어서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표정도 그렇고, 오렌지캬라멜 활동을 할 때 안면근육을 많이 써야 했기 때문에 (가수 활동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다만 가끔은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을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깜짝 놀라긴 해요.(웃음)”

그러면서도 박수아는 가수로서의 활동을 못하게 된 것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가수 활동을 하지 않아도 노래방에서 대신 하면 되니까”라며 남다른 ‘긍정 에너지’를 발산한 그는 “저는 제 노래 많이 부른다. 주위에서 그만 좀 부르라고 할 정도”라며 “이번 회식 때도 고깃집에서 까탈레나 한번 부르고 왔다. 가끔 그런 특설무대가 주어지니 아쉬운 건 없는 것 같다. 과거 자료들 보면서 대리만족 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애초에 음반은 다 내려놓고 신인의 마음으로 하겠다는 생각에 지금 소속사로 왔거든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OST 작업은 할 수 있잖아요. 다시 ‘인기가요’ 같은 음악방송에 가서 무대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나중에 멤버들이 뭉치고 싶어 한다면 뭉칠 생각은 있어요. (재결합) 할 수도 있죠.(웃음)”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수아(리지)/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막영애17’을 끝낸 박수아는 곧바로 지난 17일 공개된 앱드라마 ‘김슬기 천재’를 통해 대중들과 만났다. 현재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위해 오디션에 열중하고 있다는 그는 “어떤 캐릭터를 맡고 싶은 것 보다,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소화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수아는 “아직 저는 가릴 때가 아니다. 열심히 하는 게 먼저”라며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행복하다.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라고 넘치는 의욕을 과시했다.

“저는 제가 생각한대로 꾸준히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전에 했던 예능에 대해 후회했던 적도 전혀 없고, 저를 있게 해준 전 회사 대표님께도 감사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거고, 지금은 또 좋은 회사를 만나서 1년간 꾸준히 활동 했으니까요. 연예인은 굴려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거든요.(웃음)”

박수아는 지금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자리 잡기”라고 답했다. 가수에서 배우로 직업을 전향 했으니, 이제는 안정권 들기가 목표라는 것. “다른 사람, 다른 성격으로 연기 해보는 게 참 매력인 것 같다”라며 “지금 하고 있는 걸 꾸준히 열심히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낸 그. 이런 ‘배우 박수아’의 지향점은 어떤 것일까.

“무지개라고 하면 뻔하니까, 빛이 유리를 통과 했을 때 퍼지잖아요. 그런 ‘프리즘’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말로 나누면 ‘빨주노초파남보’이지만 그 안에 보면 수많은 색들이 있는데, 그렇게 다채로운 색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어떤 색만 보여드렸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색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간으로서 내면적인 모습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요. 아직은 예능 캐릭터가 있어서 웃기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웃기는 게 아니라 진지한 말들도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열심히 살아야죠.(웃음)”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