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맥주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께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3자 맥주 회동을 가졌다.
이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가 주선하셨고 쉽지 않은 자리였을 텐데 누님인 나 원내대표가 흔쾌히 와 주셔서 기쁘다"며 "내가 맥주 값을 내는 날인데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며 "개인적 소감이지만 언제부턴가 기회가 있다면 선배님들과는 다르게 새로운 정치 문화와 예법을 보이고 싶었는데, 굉장히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 국회 문화가 정말 각박해진 것 같다. 각박함 속에서 소통이 부족하게 되고 안타까운 국회의 파행 사태에 이르렀다"며 "(이 원내대표가) 아침에 맥주 호프(hof)가 희망호프(hope)가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던데, 정말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희망이 되는 건 결국 국민이 가장 아파하는 부분을 같이 하는 것인데 역시 경제라고 생각한다. 그 해법에 대해 차이가 많이 있지만 만들어가고 싶다"며 "한꺼번에 풀 수는 없겠지만 (패스트트랙 정국 등이) 강행된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가 새로운 국회 정상화 첫 걸음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부여하는 게 얼마나 국회가 일을 안 하고 꽉 막혀있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 담겨있는 것인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희망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좋겠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눠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며, 제안자의 한 사람으로서 조정자 역할을 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오후 8시부터 9시40분까지 맥주잔을 앞에 두고 1시간 40여분 동안 서로 대화를 나눴다.
회동을 마친 후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경위와 입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다음에 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모두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생각을 하는데 일단은 (국회가) 파행이 된 부분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며 "요새 국민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고 민생과 경제가 어려운 부분을 한국당이 느끼고 있어, 국회를 열어 필요한 부분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추경을 확대 편성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경제에 있어서 정말 좋을 것인가 (생각했다). 어쨌든 국회를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이든 모레든 (다시) 계속 만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원내대표는 "(다음 만남을) 조만간 빨리 보자고 했다"며 "만남 그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결론을 내기에는 아직 조금 역부족이었다"고 답했다.
이번 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취임 인사차 이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가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맥주 잘 사주는 형님으로 자리를 만들어주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해야 할 일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해 성사됐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원내사령탑 교체에 따른 3당 원내대표 간 상견례를 겸한 이날 회동에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민생 법안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 선거법·검찰개혁법 패스트트랙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인사이드 정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