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리뷰] ‘악인전’ 마블리 지운 마동석, 맨주먹으로 완성한 강렬함의 극한
[NI리뷰] ‘악인전’ 마블리 지운 마동석, 맨주먹으로 완성한 강렬함의 극한
  • 승인 2019.05.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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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인전’ 마동석/사진=㈜키위미디어그룹
영화 ‘악인전’ 마동석/사진=㈜키위미디어그룹

마동석이 조폭 두목으로 변신해 스크린 앞에 섰다. 자주 본 것 같은데 알고 보니 메인 롤에서 맡은 건 처음이다. 은색 정장을 입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스크린을 뚫고 나올 듯한 강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형사,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연쇄살인마 K를 쫓는 범죄 액션 영화다. 형사와 조폭이 협력해 연쇄살인범을 쫓는 구도는 자칫 식상할 수 있었던 소재를 신선하게 탈바꿈했다. 특히 존재 자체가 장르가 되는 마동석은 그의 장점을 극대화해 강렬한 액션을 선호하는 팬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악인전’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악한 자와 더 악한 자의 싸움을 그린다. 선과 악의 구도나 도덕적 가치 판단을 배재하고 강렬한 오락적 쾌감을 향해 질주한다.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K(김성규 분), 범인 검거라는 목적에만 치중해 폭력을 행사하고 조폭과 손잡은 형사 정태석(김무열 분), 자신을 습격한 살인범을 직접 잡아 죽이려는 조직 보스 장동수(마동석 분).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리는 세 인물의 대결은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듯한 스릴이 있다.

물론 이 같은 구도에서 마동석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마블리’라는 별명으로 대중에게 사랑받아온 마동석이 이번에는 등장과 동시에 말랑한 별명을 지워버린다. 극 초반 장동수가 커다란 주먹을 연달아 꽂던 샌드백에서 피떡이 된 사람이 나오는 장면은 마동석이 이전에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다른 결의 인물이라는 것을 단 번에 보여준다. ‘악인전’에서 마동석은 맨손으로 상대방의 앞니를 뽑아버리거나 강력한 신체능력을 이용해 사람을 던져버리는 등 압도적인 기세로 모든 것을 파괴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마동석이 소화했기에 설득력을 갖추고 관객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선사한다.

또한 감독은 조폭과 형사의 공조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오는 웃음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정태석은 연쇄살인범의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장동수에게 범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받고 수사 내용을 공유한다. 장동수 역시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수사에 필요한 인력과 자금을 제공한다. 정태석이 먼저 검거한다면 법의 심판을 받고 장동수가 먼저 잡는다면 K는 죽임을 당한다. 이 과정에서 조폭과 경찰은 한 장소에서 수사 브리핑을 하고 문득 자신의 정체성을 혼동하는 모습들이 연출돼 웃음을 터트린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명쾌하다. 높은 폭력 수위, 타격감 넘치는 액션, 빠른 전개 그뿐이다. 조폭이 형사와 손을 잡는다고 해서 갑자기 정의감이 샘솟지도 않는다. 악행에 대한 반성도 없다. 딴 길로 새지 않는 직진 범죄액션을 원하는 관객에게 반가운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 개봉.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