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성기를 위해”…1000회 맞이한 ‘개그콘서트’, 미래를 말하다 (종합)
“제2의 전성기를 위해”…1000회 맞이한 ‘개그콘서트’, 미래를 말하다 (종합)
  • 승인 2019.05.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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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근PD, 유민상, 신봉선, 김미화, 정유미, 전유성, 김대희, 송중근, 박영진, 정명훈, 원종재PD/사진=KBS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해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중들과 만나온 ‘개그콘서트’가 어느덧 1000회 특집을 맞이했다. 최근 개그 프로그램들이 기근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개그콘서트’가 내놓은 대답은 ‘노력’이었다.

1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KBS 사옥에서는 KBS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원종재PD, 박형근PD, 전유성, 김미화, 김대희, 유민상, 강유미, 신봉선, 송중근, 정명훈, 박영진이 참석했다.

‘개그콘서트’는 매주 새로운 개그를 통해 웃음을 주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김미화는 “‘개그콘서트’는 처음에 한 신인의 커피잔에서 탄생 됐다고 할 수 있다. 저도 신인 때 여러가지 무대가 주어진다면 거기서 날아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20년 전, 코미디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신인들이 커피 심부름을 하고 쓸쓸하게 돌아가는 모습 보며 저들에게 멋진 무대 만들어 주는 좋은 선배가 되면 폼 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컬투가 삼총사던 시절,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저걸 방송으로 끌어들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신인들이 훨훨 날 수 있을 텐데’ 싶더라. 전유성 선배한테 말씀드려서 당시 공연을 보러 갔다. 선배가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음악만 넣으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같이 아이디어를 짰다. 어찌 보면 코미디판 ‘무한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요소 만들어내기 불안했다. 전유성 선배가 코미디를 뒤집는 코미디 하자고 해서 그게 획기적인 성공요소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개그콘서트’의 탄생기를 전했다.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폐지 없이 개그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는 KBS였지만, 부진한 성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원종재PD는 “‘개그콘서트’는 계속 노력하고 있었다. 지금 저희도 과거에 못 미친다는 걸 안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잘 보이지 않아서 저도 답답하고 개그맨들도 힘들어하는데, 여전히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만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 코미디가 태동기에는 신선하고 당시 보지 못한 코미디라 새로웠다. 하지만 20년간 끌어온 건 새롭지 않다는 얘기도 맞다. ‘개그콘서트’ 녹화 과정이 쉽지 않다. 거의 1주일 내내 무대에 올릴 걸 고민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과거에 ‘개그콘서트’가 너무 사랑 받았기 때문에 지금 ‘개그콘서트’가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건 사실이다. 다양한 방법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제작진들도 고민이 많다.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선이 이거냐고 하면 사실 당장 말씀드리기 힘들긴 하지만, 1000회 이외에도 선후배들이 똘똘 뭉쳐서 코너 회의 하고 있다. 좋은 결과물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지금까지 ‘개그콘서트’를 이끌어 온 건 연출자가 아니라 전적으로 코미디언들 힘이었다. 그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 못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그맨 유민상, 신봉선, 김미화, 전유성, 김대희, 송중근, 박영진, 정명훈/사진=KBS

 

그런가 하면 신봉선은 “저희도 공개 석상에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고 저희가 만드는 사람들 아니라 플레이어 입장이라 조심스러운 면 있지만 대기실에서 이런 거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늘 한다. 그런 것을 공중파에 녹이는 작업이 아직 저희가 노력하고 찾고 있지만, 어떻게 해서 잘 녹일 수 있을지 아직 연구중이다”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개그콘서트’를 지켜주신 선후배들과 다르게 저는 나갔다 오지 않았나. 시청률 잘 나왔을 때만 생각하고 왔는데 정말 제가 있었을 때보다 제약이 너무 많더라. 불과 10년 전인데 내가 활동했을 때의 재미나고 인기 있었던 코너들은 지금 무대에 못 올린다. 그만큼 제약이 많다. 그렇지만 복귀하면서 느낀 게 고맙더라. 이런 상황 속에서도 후배들이 일주일 내내 녹화 마치고 좁은 사무실에 앉아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고 있더라. 답답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더라. 새로운 문화와 접목하기 위해 다 같이 생각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관심 주신 만큼 ‘맛있게 보십쇼’하면서 내놓을 수 있도록, 그때 박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특히 ‘개그콘서트’는 오는 19일, 1000회를 맞이해 특별한 무대를 꾸린다. 원종재PD는 “기존 20년을 정리하는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약 1500개 이상의 코너가 있었더라. 1000회 특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이 코너가 빠져야 된다는 게 많았다. 총 18개의 코너에 과거 레전드 코너도 있고 지금 방송 중인 코너도 있다”라며 “녹화를 KBS홀에서 하는데 처음이다. 보통 코너별로 다 끊어서 녹화하는데, 이번에는 순수하게 공연처럼 최대한 이어가려고 구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민상은 1000회 특집에 대해 “유민상만큼 풍성하고 크게 준비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신봉선은 “‘‘개그콘서트’, 제2의 전성기 맞이하나’라는 헤드라인을 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