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분의 기적', 투혼이 부른 U-17 월드컵 한국 22년만의 8강
'92분의 기적', 투혼이 부른 U-17 월드컵 한국 22년만의 8강
  • 승인 2009.11.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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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17 대표팀 ⓒ FIFA 공식홈페이지

[SSTV | 김태룡 기자] 정규 90분의 시간이 무심히 흘러가고 4분의 인저리 타임이 주어졌다. 전반 44분 불의의 일격을 당한 후 만회골을 위해 시종일관 멕시코의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이하 U-17 대표팀)의 11명 전사들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마지막 땀 한방울까지 운동장에 쏟아붓고 혹여 패배하더라도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듯 90분의 격전에도 경기 초반의 몸놀림으로 멕시코의 문전을 위협하던 후반 47분. 멕시코 문전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이뤄진 드로잉이 수비수를 등진 윤일록(진주고)의 발로 연결됐다. 공을 잡은 윤일록은 골라인 쪽으로 파고 들며 문전을 힐끔 쳐다본 후 문전 중앙으로 크로스를 날렸다. 하지만 윤일록의 크로스는 예상과 달리 문전 중앙 밀집 지역을 외면하고 멕시코 페널티 라인 바깥에 위치하고 있던 김동진(안동고)의 발 앞으로 낮게 깔리며 날아갔다. 무인지경. 당황한 멕시코 수비수들이 김동진을 향해 달려나갔으나 김동진의 왼발 인사이드에 정확하게 터치된 볼은 중앙에 밀집돼 있던 멕시코 수비수를 뚫고 멕시코 왼쪽 골망을 뒤흔들었다. 기적같은 1-1 동점골. 한국 선수들과 코치진은 미칠듯이 환호했고 전반 골을 터트린 길레르모 마드리갈까지 후반에 수비수로 교체하며 '지키기'에 돌입했던 멕시코는 무너져 내렸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이 6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 바우치의 아부바카르 타파와 발레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지난 1987년 캐나다 대회에서 서정원과 신태용을 앞세워 8강에 오른 후 22년만의 8강 진출 쾌거. 오히려 출전 국가가 16개국으로 조별 예선을 통과하면 바로 8강이었던 캐나다 대회를 뛰어넘는 성적.

브라질전의 마법은 한국의 붉은 전사들에겐 통하지 않았다. 예선전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격침시키며 16강에 오른 멕시코의 '지키기'는 어린 태극전사들의 투혼 앞에 무너져 내렸다.

초반 탐색전이 끝난 전반 15분 이후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개인기와 조직력에 페어플레이 정신까지 갖춰 이번 대회 FIFA로부터 주목의 대상이 된 한국팀의 공세에 멕시코의 발이 어지러워졌고 여러 번의 아쉬운 찬스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첫 골은 멕시코로부터 터져나왔다. 전반 44분 멕시코 프로 1부 리그 최연소 골의 주인공으로 멕시코의 떠오르는 별로 불리는 길레르모 마드리갈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 길레르모는 명성에 걸맞는 절묘한 골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후반을 맞은 한국 U-17 대표팀은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공이 거의 하프라인 기준 멕시코 진영에서 움직인다고 느껴질 만큼의 일방적인 한국팀의 공세. 멕시코는 예선에서 브라질을 예선 탈락의 구렁으로 빠트린 예의 '지키기' 전략으로 나왔다. 전반 골의 주인공 길레르모를 비롯, 미드필더 1명을 수비수로 교체해 수비를 강화하는 극단적인 수비 전략으로 맞섰다.

될듯 말듯 아쉬움의 탄성이 교차하던 후반 42분 한국은 오히려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후반 42분 한국 문전 오른쪽에서 진행된 멕시코의 프리킥 상황에서 코데로가 올린 볼을 알바레스가 헤딩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갈랐다.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한국팀으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전광판의 시계가 멈추고 추가 시간 4분이 주어졌다. 모든 사람들이 한국의 패배를 예감하고 있었던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국 U-17 대표팀의 투혼이 기적을 불러 일으켰다.

후반 47분 멕시코 문전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이뤄진 드로잉이 수비수를 등진 윤일록의 발로 연결됐다. 공을 잡은 윤일록은 수비수를 제치며 골라인 쪽으로 파고 들었다. 문전을 힐끔 쳐다본 윤일록은 문전 중앙으로 크로스를 날렸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윤일록의 크로스는 문전 중앙 밀집 지역을 외면하고 멕시코 페널티 라인 바깥에 위치하고 있던 김동진의 발 앞으로 낮게 깔리며 날아갔다. 무인지경이 만들어졌다. 당황한 멕시코 수비수들이 김동진을 향해 달려나갔으나 침착한 김동진의 왼발 인사이드에 정확하게 터치된 볼은 중앙에 밀집돼 있던 멕시코 수비수들을 뚫고 멕시코 왼쪽 골망을 뒤흔들었다. 1-1 동점. 2002 월드컵 對 이탈리아 전 후반 44분 설기현의 동점골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1-1로 정규시간을 마무리한 양팀은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르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돌입했다. 한국팀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김진영(이리고)은 멕시코의 첫 번째 키커 캄포스의 슛을 놀라운 몸놀림으로 막아냈고 이강(재현고)을 시작으로 안진범(부경고), 김진수(신갈고), 이종호(광양제철고), 이민수(문성고)가 차례로 골을 성공시킨 한국 U-17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