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의뢰인’ 이동휘·유선, 방관해선 안 될·외면해선 안 될 어른의 책임감 (종합)
‘어린 의뢰인’ 이동휘·유선, 방관해선 안 될·외면해선 안 될 어른의 책임감 (종합)
  • 승인 2019.04.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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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의뢰인’이 학대 받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부모의 역할과 어른의 책임감을 상기시킨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어린 의뢰인’(감독 장규성)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장규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동휘, 유선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어린 의뢰인’은 오직 출세만을 바라던 변호사가 7살 친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한 10살 소녀를 만나 마주하게 된 진실에 관한 실화 바탕의 감동 드라마. 2013년 경북 칠곡군에서 발생한 ‘칠곡 아동 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목격자가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분산돼 방관하게 되는 심리현상을 뜻하는 제노비스 신드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날 장규성 감독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아이가 중요했고 연출의도도 아이의 마음을 알리고자 하는 것에 힘을 줬다”며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한 감독은 촬영하는 아역 배우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아이들이 연기하는데 있어서 실제와 연기를 혼동하면 2차적인 가해가 된다. 시나리오 때부터 심리치료사와 함께 아이들 심리상태를 체크했다. 촬영 중간에도 배우, 스태프 모두가 아이들에게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시켜줬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영화를 어둡게만 그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건 아이의 감정이다. 아이의 진심을 몰라주는 어른들 사이에서 혼자 외로워하고 괴로워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유가족 분들은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를 통해서 몇 번 만났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셨는데 시나리오를 보여드리고 허락을 구했다. 나중에는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유선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에 대한 책임감, 어린의 책임감을 상기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참여했다. 아이를 보호하는 역할이면 좋겠지만 반대 입장이라 힘들었다”며 아이를 학대하는 지숙 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유선은 “아이를 가해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전날부터 마음이 힘들었고 현장을 갈 때도 그랬다. 그래도 상대해야 하는 배우가 아이다보니까 호흡을 맞추는 과정도 힘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선은 “아이가 촬영을 하러 오는 배우지만 아이라서 혹여 마음이 어렵지 않을까 신경 써야 했다. 컷을 하고 제 자아로 돌아오면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처음에 영화를 참여하기로 했던 목적을 생각했다”며 “공분을 사야하는 역할이라 책임감을 갖고 임했지만 힘들었다. 아이에게 ‘우리가 힘들겠지만 우리가 이 영화를 왜 참여하고 찍는지 생각하며 힘내보자’고 했다. 더 많은 아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가치가 있다고 다짐하면서 같이 시작했다”고 영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아이를 변호하는 정엽 역의 이동휘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을 때 제가 사느라 바빠서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에 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요즘 히어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이에게 약속을 지키는 인물도 히어로지 않을까 싶다. 아이에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어른의 모습을 잘 그려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영화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휘는 “영화를 찍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아이에게 사과하는 정엽의 모습이었다.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영화를 찍으며 많이 생각했다. 생각뿐만 아니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어른이 지녀야할 책임의 무게를 상기시켰다. 또한 그는 “영화를 보며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감독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관해 “2013년 8월에 일어난 사건이고 2019년에 영화가 만들어졌다. 2015년부터 작품을 준비했다. 소재 때문에 제작의 어려움이 있었다. 완성되어 공개할 수 있어서 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가 있다”며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겠다는 것은 없다. 중요한 모티브는 가져왔지만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이런 사건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감독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흔히 생각하는 부모, 어른의 개념이 없는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어 들었다. 부모라면 혹은 어른이라면 주변에 이런 일이 있으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아동학대에 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어린 의뢰인’은 오는 5월 22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