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다시, 봄’ 홍종현 “여유 찾은 서른, 앞으로 더 기대 돼” 
[NI인터뷰] ‘다시, 봄’ 홍종현 “여유 찾은 서른, 앞으로 더 기대 돼” 
  • 승인 2019.04.1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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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간여행을 한다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아쉽거나 후회한 과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게 됐고, 과거 일에 관해서는 위로와 용기를 얻었어요. 그런 느낌이 관객 분들에게도 분명히 전달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어요.”

드라마 ‘달의 여인-보보경심려’, ‘왕은 사랑한다’ 등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홍종현이 한층 따사로운 얼굴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 ‘다시, 봄’은 딸을 잃은 여자 은조(이청아 분)가 어제로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을 살게 되면서 인생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된 타임 리와인드 무비다. 홍종현은 부상으로 유도 국가대표의 꿈을 포기한 호민 역을 맡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은조와 수차례 만나며 인생을 변화시킨다. 극 중 매일 어제로 시간여행을 하는 은조와 달리 호민은 매번 새롭게 그녀와 마주한다. 영화에서 홍종현은 특정 사건의 전후로 변화하는 호민의 다양한 톤을 소화해야 했다.

“시나리오도 시간 순대로 쓰인 게 아니고 시점들이 변하니까 스토리를 모두 이해하고 속으로 다시 정리 했어요. 중점적으로 생각한 건 은조와 달리 호민은 기억을 못하는 상태로 계속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니까 호민이 놓은 상황에 집중했어요. 은조야 기억을 잃지 않고 계속 과거로 가니까 이를 염두에 두고 연기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은조를 매번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만나니까. 호민의 과거, 유도 선수로 열심히 살 때와 사건이 벌어진 후의 호민을 개별적으로 생각했어요.”

영화 초반 호민은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두고 자살을 시도한다. 이후 전개되는 영화는 점점 더 과거로 흘러가고, 유도 유망주로 밝은 미래를 꿈꾸던 건강한 호민의 모습이 비춰진다. 홍종현은 호민의 과거 모습을 중심으로 주요 사건들을 대입시켜 변화의 폭을 넓혀갔다.

“호민의 기본은 과거의 모습이에요. 상황이 안 좋아진 후의 모습들은 공감가는 대사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치매인 아버지에게 ‘아빠 제발 정신 좀 차려. 아빠가 어른인데 나를 위로해줘야지. 난 어떻게 살라고’라는 대사는 호민이 어떤 인물인지 느껴지는 대사였어요. 호민이는 선한 사람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런 과거의 모습으로 시작해 변화들을 넣어가며 캐릭터를 준비했죠.”

모든 기억을 갖고 과거로 흘러가는 은조와 달리 호민은 단절된 시점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변화들이 있다. 이에 관해 홍종현은 톤의 연결보다는 각 시점의 사건에 집중해 연기했다.

“자연스럽게 연결될 거라 생각 안했어요. 예상치 못한 일로 하루아침에 상황이 모두 변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그 상황 자체를 생각했어요. 희망에 찬 모습부터 힘들지만 이겨내려는 모습, 모든 걸 포기한 모습까지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준비했고 연기할 땐 상황에 집중했어요.”

 

이전까지 악역이나 다소 무거운 역을 해온 홍종현은 밝은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다시, 봄’에서 홍종현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유쾌하고 다정한 모습들을 연기하며 배우 홍종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밝은 연기를 한 적 없어서 관객 분들은 어색하실 수 있어요. 저와 가까운 친구들은 제 모습이 잘 보인다고 해주더라고요. 평소에 편하고 친한 사람에겐 풀어진 모습을 보이죠. 밝은 캐릭터를 안 해봐서 갈증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일부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살짝 해소가 됐어요. 그래서 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욕심도 생겼어요. 재밌더라고요.”

‘다시, 봄’에서 호민은 은조와 악연으로 시작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간다. 홍종현은 이청아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금세 친해졌고 스크린 밖에서도 좋은 인연을 만들었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처음 만났는데 이전에 선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저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상대배우와 편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야 더 잘할 수 있으니까. 촬영 전에 서너 번 만났는데 생각보다 더 빨리 친해지고 편해졌어요. 그런 사람이 많지 않은데 신기했어요. 누나와 제가 성향이 잘 맞아서 그럴 것도 있고 누나가 편하게 대해주신 것도 있는 거 같아요. 현장에서 어색해서 불편한 건 없었어요. 그런 점이 고맙죠. 항상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친구 같은 편안함도 있었어요.”

힘든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오듯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의 아픔을 극복하고 봄을 맞이한다. 배우로서 다양한 도전을 이어오던 홍종현은 스크린 주연에 이어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도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지금 홍종현의 계절을 묻는 말에 그는 ‘성숙해지는 가을’이라고 답했다.

“어릴 땐 잘 크는 봄 같고 이십대는 나름 열심히 일해서 여름이고 지금은 서른이 됐으니 가을 같아요. 뭔가 더 성숙해지고 해나가야 할 게 남았잖아요. 배우로서 커리어도 많이 쌓고 전성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작품도 많이 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직업에 관해서 보자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은 것 같아요.”

경험이 없던 20대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서툴고 걱정이었다는 홍종현. 서른이 되고 여유가 생겼다는 그는 “20대 초반에는 확신도 없었고 불안한 게 너무 많았다.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된다. 지금부터는 잘 즐기면서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더욱 성숙해진 홍종현의 30대를 기대케 했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26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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