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그림자 관측 첫 성공…마침내 잡아낸 실체에 전세계인들 '환호'
블랙홀 그림자 관측 첫 성공…마침내 잡아낸 실체에 전세계인들 '환호'
  • 승인 2019.04.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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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그림자 관측이 첫 성공하며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등 전 세계 연구기관 20여곳이 참여한 국제공동프로젝트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은 처녀자리 은하단의 한가운데에 있는 M87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블랙홀은 빛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해 직접적인 관측은 불가능하다. 사건지평선망원경은 블랙홀의 중력과 방사선의 영향을 받은 블랙호 경계지역(사건의 지평선)을 간접적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은 사건의 지평선 바깥을 지나는 빛도 휘게 만드는데, 이 왜곡된 빛들이 블랙홀을 비춰 윤곽을 드러나게 한다. 따라서 이 날 발표된 블랙홀의 이미지는 블랙홀의 그림자인 것으로 보인다.

M87 블랙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65억배다.

'우주의 검은 구멍'으로 불리는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다.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도 볼 수 없다는 것, 즉 블랙홀 자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블랙홀 주변에는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인 '사건의 지평선'(horizon of event)이 있다. 세계 과학자들은 2017년 이를 관측하겠다며 'EH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어떤 물질이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일부는 격렬하게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를 관측하면 사건의 지평선 가장자리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EHT 연구진은 전 세계에 있는 고성능 전파망원경 8개를 연결해 사실상 지구 전체 규모의 거대한 가상 전파망원경으로 활용,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전파망원경의 정밀도는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다.

블랙홀에 의해 왜곡된 빛이 블랙홀 윤곽을 드러나게 하는데, 이 윤곽 안쪽의 어두운 부분을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한다. 블랙홀의 그림자를 알게 되면 사건의 지평선 크기를 가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블랙홀 크기와 질량을 계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블랙홀이 있는 은하 중심부의 질량도 알 수 있게 된다.

한편 블랙홀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 공개되며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은 환호와 경이로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이서윤 기자/사진=EHT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