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양호 별세, 국내 운구 후 장례식 진행 '최소 3-4일 소요될 듯'
대한항공 조양호 별세, 국내 운구 후 장례식 진행 '최소 3-4일 소요될 듯'
  • 승인 2019.04.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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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며 국내 운구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이고 있다.

8일 최근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조양호 회장은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운구 및 장례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했다.

한진그룹은 조중훈 창업주가 1945년 11월 인천에 설립한 ‘한진상사’를 모태로 한다. 조국의 독립과 함께 탄생한 대표적인 해방둥이 기업이다. 

당시 트럭 한 대로 사업을 시작한 조중훈 창업주는 특유의 사업 수완을 발휘, 2년 만에 화물차 10대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시켰다.

이후 미군과의 수송계약 등을 통해 급성장을 거듭한 한진은 항공, 해운 사업에 진출해 육해공 종합 물류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8일 새벽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숙환의 뜻은 사전적 의미로 오래 묵은 병 또는 오래된 걱정거리를 일컫는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대한항공 이사의 지위를 상실했고, 회장 직함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날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직을 박탈당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퇴직금이 7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대법원 판례나 국세청 사례에서도 회사의 경영 실적, 재무 상황을 반영해 사회적 통념에 맞게 지급해야 된다”면서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전액 지급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소장에 따르면 조 회장의 퇴직금은 월 급여 약 3억원에 근속연수 39년을 곱하고 다시 지급배수 6을 곱해 7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급배수인데, 김 소장은 “2015년 주총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반대했으나 조 회장 일가가 50% 이상 우호 지분을 획득하다 보니 큰 물의 없이 (지급배수 6배 안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주총에서 정했다고 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을 무시한 채 대주주의 어떤 의도로 이뤄졌다면 배임 혐의까지도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경영 실적도 좋지 않아 전액 지급을 요구할 형편이 못 된다는 게 김 소장의 주장이다. 조 회장이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한 게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간인데 IMF 직후인 1999년에도 135%로 양호하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2018년 707%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언제 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부채비율”이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자산 감소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 20년간 조종사, 승무원들이 일해서 번 돈이 29조원에 달하는데 회사의 순자산은 1조원이 감소했다”면서 “조 회장 일가가 한진해운을 돕기 위해 8,000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조현아씨가 몇천억원을 들여서 남편 병원을 세워주고 하는 엉뚱한 재무활동으로 1조원 가량을 날려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1949년 대한항공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한진그룹 회장과 대한항공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창업주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은 장남 조양호 회장은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혼인했다. 

이명희 이사장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했으며, 2009년부터 그룹의 비영리 단체 일우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이사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남편은 박종주씨다. 조 전 부사장과 경기초등학교 동창 관계인 박씨는 아이브성형외과 원장을 거쳐 현재 인천 인하국제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현재 이혼 소송 중인 남편 박모 씨는, 조 전 부사장을 폭언과 폭행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조현아의 남편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으로 고통받았으며, 2014년 12월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폭행 빈도가 높아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해왔다. 두 사람은 2017년 5월께부터 별거 중이다.

고소장에서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죽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목을 조르고,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목 주변과 발가락에 상처가 난 사진·동영상 등을 경찰과 이혼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두 사람의 결혼이 파탄난 것은 박 씨의 알코올중독과 자녀들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명희 이사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006년 김미연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씨의 부친은 2005년 퇴임한 충북대 정보통계학과 김태호 교수이며, 할아버지는 3대 중앙정보부장, 8~9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한 김재춘 전 5.16민족회 이사장이다. 

이명희 이사장의 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아직 미혼이다.

한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조 회장의 횡령, 배임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은 바로 중단될 전망이다. 

한진일가에 대한 재판도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당초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70)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은 9일 가사도우미 불법고용(위계공무집행 방해 등)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인사이드 이서윤 기자/사진=한진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