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그가 떴다"…'정열맨'의 주인공 '숨은 귀귀 찾기'
[SS인터뷰] "그가 떴다"…'정열맨'의 주인공 '숨은 귀귀 찾기'
  • 승인 2009.09.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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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으로 변신한 '정열맨' 김정열 ⓒ 귀귀

[SSTV|이진 기자] 궁금한건 뭐든지 알려주는 '지식인' 조차 모르는 게 있다. 바로 웹툰 '정열맨'을 그린 작가 귀귀가 누구인가 하는 것. 그렇게 똑똑한 포털 사이트들이 “귀귀 작가의 프로필을 내 놔”라는 요구에는 유독 묵묵부답이다.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웹툰 '정열맨'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는 웹툰 작가 귀귀는 필명인 '귀귀'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프로필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기자가 돼서 궁금증을 참고 있는 것은 직업정신에 위배되는 것. 일단 그가 웹툰을 올리고 있는 네이버 측에 무작정 전화를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지방에 살고 계셔서 귀귀 작가는 인터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귀귀 작가의 프로필과 개인 연락처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포기는 없다. 기자는 이메일 인터뷰 혹은 전화 인터뷰도 괜찮다며 끈질기게 인터뷰를 요청해댔고 삼고초려의 남모를 노력 끝에 가까스로 전화 인터뷰가 이뤄졌다.

드디어 시작된 전화 인터뷰. 본명을 알 수 없어 그에게 건넨 첫 인사는 “안녕하세요, 귀귀 작가님!”. 그래도 그게 어딘가? 귀귀 작가와 인터뷰한 첫 번째 기자가 되는 순간이다.

지난해 6월 30일부터 시작해 총 61주 동안 팬들을 만나온 귀귀 작가의 '정열맨'은 지난 9월 2일 61화를 끝으로 '1부'가 일단락 지어졌다.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귀귀 작가는 네이버 인기 웹툰작가 중 한명.

특히 수요일만 되면 '정열맨'이 검색어에 오르는 것에 대해 작가는 “사실 검색어에 오르는 이유는 웹툰을 올리는 시간이 늦기 때문이다. 제 시간에 웹툰이 올라가야 하는데 업데이트가 늦다보니 독자들이 검색하느라고 그런 것 같다”며 겸손하면서도 위트 있게 답했다.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의 접촉에도, 네이버 측이 준비한 웹툰 작가들의 모임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비밀의 작가 '귀귀'는 과연 어떤 작가일까?

   
작가 귀귀의 그림 ⓒ 귀귀

사실 기자가 정열맨 작가 '귀귀'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네이버 웹툰 작가가 되기 전, '도전 만화' 코너에 자신의 만화를 올릴 때부터였다.

당시 드래곤볼을 패러디한 '드라곤볼'을 연재했던 귀귀 작가는 나쁘게 말하면 몹시 지저분한 그림체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그릴 법한 그림 수준을 자랑했지만 그의 웃음 포인트와 발상만은 남달랐다.

수준이 낮아 보이는 그림체마저 마치 계산된 듯, 소위 '초딩'적인 그림체를 통해 허를 찌르는 웃음을 유발하며 말초적 개그 본능을 과시했던 것.

특히 90년대를 강타했던 만화의 고전 '드래곤볼'을 패러디했기에 원작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원작을 뒤트는 해학의 재미가 네티즌들과 네이버 측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귀귀 작가가 야심차게 꿈꿨던 285부작 '드라곤볼'은 아쉽게도 13화에 그쳐야했다. 작가가 네이버 웹툰 작가로 정식 데뷔하면서 네이버 측과의 상의 끝에 '드라곤볼'이 아닌 '정열맨'을 연재하게 된 것.

'드라곤 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인 귀귀 작가는 “(내용을)많이 짜놓기도 했고 준비도 많이 했었는데 저작권 문제도 있어서 '정열맨'을 연재하게 됐다”고 털어놓으며 “기회가 된다면 차후에라도 '드라곤볼'을 연재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드러냈다.

   
'정열맨' 32화 발췌(우-심영득) ⓒ 귀귀

일본의 하마오카 켄지가 그린 '우당탕탕 괴짜가족'과 비슷하다는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귀귀 작가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만화 '우당탕탕 괴짜가족'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에요. 제 만화를 그릴 때 유머 코드에도 약간 영향을 받은 것 같고요.”

'정열맨' 김정열이 엄마의 공격을 피해 무작정 달리다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장면에서(32화) 길거리를 지나던 고르바초프가 “오늘 날씨 더 춥파춥스키(오늘 날씨가 더 춥네)”라고 말한다거나 등장인물 심영득이 밤양갱에 집착하며 양갱을 준비해 온 모든 과정들을 세세하게 회상하는 부분 등은 귀귀 작가의 필살기에 해당하는 웃음 코드다. 언어유희와 더불어 한 인물의 소박한 일상을 나열해 공감대를 자아내면서도 소소한 일들에 과장된 의미를 부여해 웃음을 자아내는 것.

특히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개성 만점인데 작가는 평소 어떻게 스토리를 구상해 왔을까 궁금해졌다.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지인들의 특징이거나 고교시절 친구들의 단상은 아닐까?

“딱히 스토리 구상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고요, 그냥 가만히 앉아서 깊이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특히 스토리가 잘 안 풀릴 때는 가만히 앉아서 계속 생각하는 편이에요…등장인물들도 제 머릿속에서 나온 인물들입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의 실제 일들은 아니고요.”

또한 '주작신공'에 '해태신공', '봉황신공', '잠해소비', '해태신장' 등 각종 무술 용어들이 난무하고 캐릭터들이 무공을 쌓아 나가며 대결을 벌인 다는 점에서 기자는 작가가 무협지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심취한 편도 아니고 소설로도 잘 보지는 않는다. 도리어 작품을 하면서 단순히 참고하기 위해 찾아보는 정도였다”며 무술 본위보다는 웃음 코드에 더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김정열이 특히 좋아했던 곰보선장 ⓒ 귀귀

한편, 1년이 넘는 연재를 끝내고 모처럼의 휴식기를 갖게 된 작가는 안타깝게도 단행본 작업 때문에 제대로 쉴 시간조차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작가는 “온라인 광고 관련해서 작업을 해야 하고 단행본 작업도 하고 있다. '정열맨'을 책으로 만나 볼 수 있다”며 “늦어도 10월에는 나올 수 있게 작업 중인데 3권 정도로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또한 귀귀 작가는 올 연말쯤 '정열맨 2부'로 다시 돌아올 전망이다. 그는 “이번 정열맨 1부를 끝내면서 휴식기를 약 1년 정도 가지고 싶었고 그러면서 드라곤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팬들도 그렇고 네이버 측도 (빠른 복귀를)바라고 있어서 올해 말부터 다시 2부를 통해 웹툰에서 찾아 뵐 것 같다”고 전했다.

“팬들에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로 남고 싶다”고 수줍게 말하는 귀귀 작가에게 “그럼 만화는 평생 직업인가?”라고 질문하자 작가는 “평생 직업해야죠”라며 웃음 지었다.

작가는 1부 스토리에 이어 2부에서 약을 먹고 힘이 강해진 백문고 패거리들과 정열맨의 얽히고설킨 이야기와 모든 캐릭터들과 원수를 지고만 캐릭터 원수연이 어떻게 갈등을 풀어 나갈지를 그릴 예정이라는 '천기누설'를 전하기도 했다. '정열맨 2부'가 1부와 마찬가지로 수요일이면 검색어로 떠오르는 신드롬을 다시 낳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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