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용혈성요독 증후군에 뿔난 엄마들, "엄마들의 손으로 맥도날드 퇴출시킬 것"
'햄버거병' 용혈성요독 증후군에 뿔난 엄마들, "엄마들의 손으로 맥도날드 퇴출시킬 것"
  • 승인 2019.03.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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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햄버거병,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은주씨의 딸 ㄱ(당시 4살)양은 2016년 9월25일 맥도날드에서 불고기 버거를 먹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후유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이 병으로 인해 ㄱ양은 신장 기능의 90%를 잃었다. 최씨는 “이제 7살이 된 딸은 매일 밤 10시간에 가까운 복막 투석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복막을 뚫고 넣은 관 때문에 샤워도 겨우 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물놀이와 수영은 꿈도 못 꾼다”고 전했다.

2017년 7월 최씨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증상을 보인 피해자들과 함께 한국맥도날드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ㄱ양 외에도 4명의 아동이 비슷한 증상을 앓았고, 같은 해 8월26일엔 전북 전주 지역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장염에 걸렸다고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7개월 만인 지난해 2월 검찰은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맥도날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임직원 3명만 재판에 넘겼다. 

최씨는 “왜 아픈 우리 아이는 증거가 될 수 없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대로 싸움을 끝낼 수가 없었다. 비영리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에 먼저 연락해 “도와달라”고 한 까닭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최씨와 손을 잡고 한국맥도날드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단체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맥도날드의 대장균 오염 사실 은폐와 식약처 등 관련 부처의 직무유기로 인해 국민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이 한국맥도날드와 정부를 상대로 단체고발을 진행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11월 말 진행된 맥키코리아 임직원들에 대한 공판이다. 이날 공무원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는데, 이들의 법정 진술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2016년 6월30일 맥도날드에 납품하는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직후 맥키코리아는 이 사실을 맥도날드 쪽에 알렸다. 

맥도날드 직원도 임원에게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 15개 박스가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ㄱ양이 햄버거를 먹기 석달 전 일이다. 하지만 해당 임원은 ‘식약처에 전량 소진했다고 보고하라’고 이메일로 지시했다.

공무원도 문제를 은폐하는 데 개입했다. 맥키코리아 공장이 있는 세종시의 한 부처 공무원이 ‘패티가 전량 소진됐을 경우 대장균 검출 사실을 공표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직접 업체 쪽에 안내한 걸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식약처 공무원은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실제로 재고가 없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장 대표는 “그때라도 제대로 패티를 수거했다면 최씨의 딸을 비롯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엄마들의 손으로 한국에서 맥도날드를 퇴출시키고 말겠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이서윤 기자/사진=인터넷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