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종명 앵커, 윤지오에 사과…"故장자연 리스트 누군가?"
왕종명 앵커, 윤지오에 사과…"故장자연 리스트 누군가?"
  • 승인 2019.03.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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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종명 MBC '뉴스데스트' 앵커가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에게 일명 '장자연 리스트' 속 실명을 공개해달라고 거듭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윤지오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왕종명 앵커에게 사과 문자와 전화통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18일 MBC '뉴스데스크'는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증인인 배우 윤지오와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가 검찰과 경찰에 진술한 방씨 성을 가진 3명과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이 누군지 공개할 의사가 없냐고 물었다.

이에 윤지오는 "아시다시피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미행에 시달리고, 몰래 수차례 이사를 한 적도 있고 결국 해외로 도피하다시피 갈 수밖에 없었던 정황들이 있다. 귀국하기 전에도 한 언론사에서 나의 행방을 묻기도 했다. 오기 전에 교통사고가 두 차례나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말씀을 드리지 않은 것은 앞으로 장시간을 대비한 싸움이고, 그분들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저는 더 이상 증언자 내지는 목격자라는 신분이 아닌 '피의자'로서 명예훼손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분들에게는 단 1원도 쓰고 싶지 않다"라고 거절했다.

그러자 왕종명 앵커는 "피의자가 되는 게 아니라 피고소인으로는 될 수 있다"고 했고 윤지오는 "그들은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라고 받아쳤다.

다시 왕종명 앵커는 "그럼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보겠다. 검찰 진상조사단에 나가서 명단을 말하는 것과 지금 이렇게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뉴스에서 이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윤 씨가 용기를 내서 장자연씨 죽음에 대해서 좀 더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이런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오히려 더 진실을 밝히는 데 더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해보셨냐"고 되물었다.

왕종명 앵커의 거듭된 요청에 윤지오는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왕종명 앵커는 "저희가요?"라고 무책임하게 반문했고, 윤지오는 "네"라고 답했다. 앵커는 "이 안에서 하는 것은 어떻게든지..."라고 답했다.

이에 윤지오는 "안에서 하는 건 단지 몇 분이고 그 후로 저는 살아가야 하는데, 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움이 많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검찰, 경찰에 다 일관되게 말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경찰이 밝혀내야 하는 부분이고, 공표해야 하는 부분이 맞다. 나는 일반 시민으로서, 증언자로서 내가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실명 공개 요구를 거절했다.

방송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왕종명' 앵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증인의 신변 보호는 생각하지 않고 특종을 위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것 아니냐", "책임져 줄 수 있나"는 비판이 따랐다.

왕종명 앵커는 해당 질문이 논란을 빚자 이후 윤지오에게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윤지오는 자신의 SNS에 "왕종명 앵커님의 동의하에 글을 기재한다"며 "한차례가 아닌 증인으로 출석된 인물 연예인의 이름 신문사 3명 국회의원 총 4차례에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주신 것은 사실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뉴스를 맡은 진행자로서는 당연히 국민 분들께서 알고자하는 질문들을 하기위해 애써주셨을 테고 현재 제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 테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왕종명 앵커님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그런 질문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서 하루에도 몇십 차례 듣기 때문에 여러분이 우려해주시는 정신적인 고통은 일반인에 비해 낮다. 저 많이 강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앵커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다. 제가 아침에 잠들어서 점심에 일어나자마자 통화를 했고 문자와 통화로 직접 사과해주셨다"며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오셨던 앵커님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 우려심을 갖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한편, 전날 윤지오는 유튜브 '고발뉴스'에 출연해 같은 소속사였던 배우 이미숙, 송선미를 언급하며 "혹시나 제가 잘못 이해하거나 오해하는 부분이 있으면, 한 마디라도 오해가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소속사에 같이 있던 후배였기 때문에 선배님을 직접 뵌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제가 알지 못하는 것을 더 알고 계실 수도 있고 그것이 무엇이 됐든 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해 두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종일 거론되기도 했다.

[뉴스인사이드 임희진 기자/사진= MBC '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