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집회문화 현 주소 다뤄 '눈길'
PD수첩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집회문화 현 주소 다뤄 '눈길'
  • 승인 2009.06.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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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수첩 ⓒ MBC

[SSTV|박정민 기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헌법에 명시된 기본적인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고 있는 것일까?"

2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편을 통해 대한민국 집회 문화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며 유린되고 있는 인권의 현 주소를 조명했다.

지난 5월 2일, '집회 자유의 과도한 제한'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촛불집회 원천봉쇄' 입장을 밝힌 정부 방침에 따라, 경찰은 청계광장, 서울광장, 서울역 등 1만 3000여 병력을 배치해 서울 시내를 순식간에 장악했다.

그 과정에서 일반 시민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도 구타, 연행되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어 PD수첩 제작진은 해당 일본 관광객을 단독 인터뷰 했다. 노모(老母)와 함께 효도관광차 한국에 왔던 요시이리 아키라 씨는 지난 5월 2일 명동 시내를 관광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구타를 당했다. 요시이리 씨는 일본인이라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한국 경찰로부터 받은 '사건사고 사실 확인원'을 공개했는데, 경찰이 한글로 작성한 내용에 의하면 그를 구타한 대상은 '불상자' 즉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한국어를 모르는 그에게 불상자의 의미를 알려주자 그는 크게 화를 내며 "나는 한국경찰에게 구타당했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시이리 씨는 "구타 후 한마디 사과 없는 한국경찰의 태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당시 함께 있었던 예순이 넘은 노모는 "그 날 우리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일반인들과 학생들이 구타당하고 연행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집회현장에서 연행된 221명 중 한명인 이 모씨는 PD수첩 제작진에게 억울하게 연행된 사연을 전했다. 이씨는 시청광장 잔디밭에 앉아 계란을 먹던 중 연행됐다. 특히 경찰이 '불법시위' 증거로 제시한 채증사진엔 시위 모습이 아닌 연행 당시 모습뿐이었던 것. 또 다른 연행자 유 모씨는 서울하이페스티벌 개막식 구경을 왔다가 "잠깐 일어서라"는 경찰의 말에 일어서는 순간, 그 자리에서 연행됐다. 경고도, 연행되는 이유도 몰랐다고 한다.

2일 명동에서 여자 친구를 기다리다 연행된 이 모씨(28)의 채증사진 역시 연행 당시 항의하는 모습이 전부였다. 연행 다음 날이 되어서야 이뤄진 조사과정 중 수사관이 직접 지하철 역무원과 통화해 그의 지하철 이용내역을 파악, 명동에 도착한지 10여분 만에 연행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실 확인 후 28시간, 연행 후 46시간이 지난 4일 저녁 8시경이 되어서야 그를 풀어주었다.

같은 날 명동서 연행된 지승환(36) 씨는 전날인 1일 노동절 집회에서 박카스 병을 던진 채증사진을 근거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러나 변호사 말에 의하면 그는 10세 이하 아동의 지적수준을 가진 지적장애 2급으로, 경찰에게 장애인 등록증을 제시했음에도 변호사 등의 조력자 없이 1:1로 조서 작성을 강행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경찰이 브리핑을 통해 '훈방조치' 되었다던 십대소녀들도 취재결과 48시간 유치장에 구금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23일, 노 前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조문하러 나선 시민들은 분향소를 찾기도 전에 경찰과 전경부터 마주쳐야 했다. 서울시청도, 덕수궁 앞 대한문도, 시청인근 청계천은 지하철 통로까지도 차단됐다. 경찰은 심지어 다섯 살 난 꼬마 손에 들린 추모촛불마저 '불법집회'로 간주했다.

피디수첩이 입수한 '2009 집회시위 관리지침'에 의하면 ‘불법폭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집회는 신고단계부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 정부에 비판적인 집회를 사전 봉쇄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드러난 부분이다. 현재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마저도 불법집회로 간주되어 참석자들을 연행하는 경찰, ‘광장통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부. 정부의 강경대응은 올해 들어 더욱 심해지는 추세라는 것을 시사하며 PD수첩은 방송을 마쳤다.

한편, 방송이 끝난 후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지나친 강경진압. 이 나라가 정말 이제는 극으로 간다는 생각을 어제 방송을 보면서 깨달았다. 소신 있는 방송 감사하다", "방송을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대한민국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PD수첩이 앞장서주세요", "어제 방송을 보고 너무 놀라 잠이 오지 않았다. 용기있는 보도에 박수를 보낸다" 등 다양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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