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그룹 송명빈, 유서에 억울함 호소 "죄 뒤집어 씌우고 있다"
마커그룹 송명빈, 유서에 억울함 호소 "죄 뒤집어 씌우고 있다"
  • 승인 2019.03.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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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그룹 송명빈 추락사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가 남긴 유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마커그룹 송명빈(50) 대표가 이날 새벽 12층 자택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직원 폭행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던 송 대표는 회사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지난해 11월 송명빈 대표는 직원에게 갑질 폭행을 일삼았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경향신문이 공개한 동영상과 음성파일에는 송명빈 대표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에 걸쳐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직원 양모(34)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내용이 담겨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경향신문은 “송명빈 대표가 손발, 둔기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폭행했다. 양씨가 울부짖으며 빌어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며 “송명빈 대표가 ‘청부살인으로 너와 네 가족을 해치겠다’ ‘너를 살인하더라도 나는 징역을 오래 안 살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니까’라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송명빈 대표는 양씨를 폭행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양씨가 먼저 도발했다"며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씨를 상대로 무고·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송명빈 대표는 양씨가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를 감추기 위해 계획적으로 자신의 폭력 관련 자료를 수집해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자난 1월 경찰에 출석하면서 "폭행 피해자인 양씨가 죄를 숨기려고 (내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그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이후 제품 관리 부실 등으로 회사는 점점 어려운 상태로 치닫게 됐다. 양씨는 본인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만 몰두해 폭행과 폭언 자료 수집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송명빈 대표는 조사 전과 마찬가지로 조사를 마친 뒤에도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을 받겠다"고 했다. 경찰은 "송 대표가 영상이나 녹취록이 있는 경우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송명빈 대표의 집 안에는 빈 소주 병과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자필로 흘려쓴 유서는 각 장마다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 있으며 주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심경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난 죽음으로 억울함을 항의한다"는 등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이 담겨있기도 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부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송명빈 대표는 ‘잊혀질 권리’의 권위자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소멸 원천 특허인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보유한 인물이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사망함에 따라 관련 수사도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인사이드 이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