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방송] “영혼은 거들 뿐”…‘빙의’, ‘손 the guest’·‘프리스트’와는 달랐다
[NI방송] “영혼은 거들 뿐”…‘빙의’, ‘손 the guest’·‘프리스트’와는 달랐다
  • 승인 2019.03.10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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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the guest’와 ‘프리스트’ 이후 또 한 번 등장한 OCN표 오컬트 드라마 ‘빙의’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손 the guest’와 ‘프리스트’를 연달아 선보이며 장르물의 영역을 확장시켰던 OCN. 그리고 지난 6일, 또 다른 ‘영혼 추격기’를 그린 ‘빙의’를 공개했다. ‘빙의’라는 제목, 그리고 ‘영매’라는 캐릭터 설정을 본 많은 이들은 “또 엑소시즘이냐”라는 반응을 보였던 바. 하지만 막상 모습을 드러낸 ‘빙의’는 전작들과는 달랐다. 

 

   
 

■ OCN ‘엑소시즘 홀릭’의 시작

지난해 9월 첫 방송된 ‘손 the guest’(연출 김홍선 l 극본 권소라 서재원)는 동양의 샤머니즘과 서양의 엑소시즘을 결합,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박일도’라는 악령에 맞서는 세습무 집안의 영매 윤화평(김동욱 분)과 사제 최윤(김재욱 분), 형사 강길영(정은채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당시 국내 드라마에서 엑소시즘을 본격적으로 다뤘던 작품이 없었던 만큼 OCN 드라마 마니아층을 비롯한 대중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손 the guest’(손 더 게스트)가 두터운 팬층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직업부터 성격까지 닮은 점이라고는 없는 세 사람의 특별한 케미스트리에 있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 인물들이 20년 전 ‘큰 귀신’ 박일도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점을 안고, 다시금 부활한 박일도를 쫓는 과정에서 때로는 충돌하기도, 때로는 서로를 위해 희생하기도 하는 애틋한 관계성이 마니아층을 저격한 것.

스토리 면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견이 생기기도 했지만, 주연부터 부마자(육신에 마귀가 붙거나 귀신이 들린 사람) 역할까지 구멍 없이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시청자들의 심장을 졸이게 만드는 연출은 ‘무섭지만 계속 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자아냈다. 그 결과 OCN 첫 수목드라마임에도 불구, 케이블이라는 한계를 딛고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 ‘프리스트’, 진부함 피하려다 ‘지지부진’만

‘손 the guest’의 종영과 동시에 OCN은 또 다른 엑소시즘 드라마 ‘프리스트’(연출 김종현 류승진 l 극본 문만세 이재하 김수경)를 선보이며 장르물 확장에 쐐기를 박고자 했다. ‘프리스트’는 2018년 남부가톨릭병원에서 벌어지는 초현실적 현상들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친 의사와 엑소시스트의 메디컬 엑소시즘 드라마. 병원과 악령, 의사와 사제라는 다소 상반된 요소를 한 곳에 모음으로서 색다른 케미를 기대케 만들었다.

‘프리스트’는 구마결사인 ‘634 레지아’라는 단체를 등장시켜 보다 팀플레이 같은 구마의식을 그려냈다. 특히 정석적인 ‘사제’이미지였던 ‘손 the guest’의 최윤과는 달리, ‘프리스트’ 속 오수민(연우진 분)은 구마를 위해서라면 거짓말과 대담한 행동도 스스럼없이 하는 능청스러운 인물. 다소 ‘사제답지 않다’라고 느껴질 만한 캐릭터성으로 같은 사제지만 사뭇 다른 느낌을 형성했다.

더불어 ‘손 the guest’에서는 한국형이라는 특성 상 한국어로 진행됐던 구마의식도 ‘프리스트’에서는 라틴어로 진행되며 보다 정통 엑소시즘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장르에 맞지 않게 무리하게 로맨스를 끼워 넣으려던 시도는 역으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손 the guest’를 잇는 엑소시즘 드라마인 만큼 마니아층에게서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탓일까, 과한 의욕으로 다소 무리수적인 전개를 보이며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

 

   
 

■ ‘빙의’는 달랐다

‘프리스트’ 이후 잠시 공백을 두고 찾아온 ‘빙의’(연출 최도훈 l 극본 박희강)는 영이 맑은 불량 형사 강필성(송새벽 분)과 강한 영적 기운을 가진 영매 홍서정(고준희 분)이 사람의 몸에 빙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악한 영혼을 쫓는 영혼추적 스릴러다. 형사와 영매의 공조라는 점에 있어서 ‘프리스트’가 그랬 듯, 방송 전부터 ‘손 the guest’와 비교선상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2회까지 공개된 ‘빙의’는 전작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귀신과 영혼은 있었지만 ‘엑소시즘’은 아니었다. 따지자면 형사드라마 쪽에 좀 더 가까웠다. ‘손 the guest’가 영매와 사제의 ‘방식’이 중심이 돼 무작정 몸으로 부딪혔다면, ‘빙의’는 사건을 쫓는 데에 있어 차근차근 형사드라마의 수사 단계를 거쳤다. 영매나 영혼은 그 부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정도였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영혼이 ‘악령’으로, 이를 쫓아내려 구마의식이나 굿을 벌였던 전작들과는 달리 ‘선한 영혼’과 이들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등장인물들의 태도 역시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최도훈 감독은 “공포심을 자극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악령보다는 사람이 좀 더 중심 돼있는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 뿐만 아니라 판타지도 있고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드라마까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베일을 벗은 ‘빙의’는 그 말 그대로였다.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들의 엉뚱한 행동과 정의감 넘치는 형사가 보여주는 ‘정’은 때로는 심장을 졸이게, 때로는 폭소케, 때로는 찡한 감동을 자아내게 만들기 충분했다. 자칫하면 이도저도 아닌 정신없는 전개로 기억될 수도 있었지만, ‘빙의’는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장르를 오가도록 완급조절을 이어나갔다. 악령에 의해 살인을 벌이는 것이 아닌, 희대의 살인마 황대두(원현준 분)를 동경하는 한 인간이 약자를 대상으로 잔혹한 행동을 펼치는 모습 역시 “분노의 시대를 표현하고 싶었다”라는 제작진의 의도와도 일맥상통했다.

단 2회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빙의’는 아직 본격적인 전개에 앞서 캐릭터들의 전사를 나열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까지 ‘빙의’는 호평 속에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용두사미’가 아닌 ‘유종의 미’로 장식될 ‘빙의’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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