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히말라야 사고 관련 비통한 심경 고백…"밤에 눈사태 났다면 더욱 끔찍했을 것"
엄홍길, 히말라야 사고 관련 비통한 심경 고백…"밤에 눈사태 났다면 더욱 끔찍했을 것"
  • 승인 2019.03.08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악인 엄홍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해 10월, 국내 최초로 무산소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창호 대장(49)을 포함한 한국인 5명이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히말라야를 수차례 등반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너무 가슴이 아프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엄홍길은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꿈이기를 바란다.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엄씨는 사고가 난 네팔 구르자히말지역에 대해 “한 9개 정도의 7000m 봉우리가 쫙 병풍처럼 펼쳐진 장벽이 있는 상봉”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 기상 상황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한 큰 눈사태가, 얼음 덩어리가 좁아지면서 그것이 1차적으로 100m아래로 떨어지게 되면 거기서 일어나는 후폭풍이 어마어마하다”며 “눈가루, 돌가루, 얼음가루가 막 섞여서 구름 형태로 일면서 뭉게뭉게 몰아쳐 베이스캠프가 완전히 초토화 된다”고 말했다.

엄씨는 이런 환경 때문에 밤에 사고가 나면 대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엄씨는 “낮 같으면 떨어지는 게 보이니까 피할 수 있겠지만 밤에는 텐트 안에서 자고 있으니까 설령 큰 굉음이 들려도 멀리서 떨어졌겠구나 생각하고 곤히 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 시각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밤에 났다면 미처 대피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고 엄씨는 추측했다. 그는 “등반 중에는 워낙 위험하고 어려운 지역에 텐트를 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깊은 밤에 깊은 잠은 못 자고 거의 선잠을 잔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유명을 달리한 김 대장의 이번 원정에 대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남들이 길을 낸 곳을 등반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원정을 떠난 것”이라며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당시 김창호 대장의 한국 원정대는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해발 7193m) 원정 도중 베이스캠프(3500m)에서 눈폭풍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 네팔 한국대사관은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의 시신을 지난 해 10월 13일 새벽(현지시간)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스인사이드 이서윤 기자/사진=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