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그저 ‘공장에서 찍어낸 거 같다’고 폄하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들의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발전해가며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K-POP은 해외로 뻗어나가며 많은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한꺼번에 받고 있을 정도로 아이돌들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고 있다.

‘아이돌 곡’이라서 듣기 꺼려진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타이틀곡이 내 취향이 아니라고 듣기를 아예 포기한 경험이 있다면 그들의 ‘수록곡’부터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레드와 벨벳 콘셉트로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레드벨벳은 타이틀뿐만 아니라 수록곡도 명곡이 많다. 강렬한 음악부터 잔잔하고 부드러운 발라드까지 가리지 않고 다 소화하는 만큼, 앨범 안에 든 서사는 듣는 이로 하여금 재미와 신선함을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퀄리티가 높은 음악은 나만 알기 아까운 법. 수많은 수록곡 중 고르고 고른,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숨은 명곡’들을 모아봤다.

◆첫 번째 여름 미니 앨범 ‘The Red Summer’ - ‘주(ZOO)’

지난 2017년 발매한 여름 미니 앨범 ‘The Red Summer’ 수록곡 주(ZOO)는 리드미컬한 훅이 돋보이는 트로피컬 리듬의 댄스곡이다. 가사는 처음 사랑을 느낀 후 주변이 온통 낯설게 느껴지는 감정을 ‘동물원’에 떨어진 소녀에 비유했다. 주(ZOO)는 ‘빨간 맛’ 만큼이나 한 번 들으면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중독성 있다. 또한 듣자마자 몸이 절로 들썩 거리는 흥겨움도 맛볼 수 있다. 노동요로도 손색없어 계절을 타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타잔·휘파람 소리는 사파리를 연상케 해 듣는 재미는 물론 신선함까지 느껴지는 것이 특징.

◆첫 번째 정규 앨범 ‘The Red’ - ‘오 보이(Oh Boy)’

지난 2015년 발매 된 레드벨벳 첫 번째 정규 앨범 ‘The Red’ 수록곡 오 보이(Oh Boy)는 반복 되는 피아노 루프가 특징인 소울 풀한 R&B 팝 곡이다. 가사는 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후 마치 새롭게 태어난 것 같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동화를 모티브로 한 만큼 가사가 시적이며, 멤버들의 가창력 또한 엿볼 수 있다. 특히 웬디의 힘 있는 보컬과 기교, 곡을 이끌어 가는 힘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여름 미니 앨범 ‘Summer Magic’ - ‘블루 레몬에이드(Blue Lemonade)’

지난해 발매 된 두 번째 여름 미니 앨범 ‘Summer Magic’ 수록곡 ‘블루 레몬에이드(Blue Lemonade)’는 리드미컬한 신스 베이스와 위트 있는 소스들이 어우러진 곡이다. 가사는 사랑하는 이를 알아가고 서로 닮아가는 과정을 블루 레몬에이드에 비유했다. 딱 듣는 순간 바다와 함께 탁 트인 해변가가 생각난다. 그늘 아래 앉아 혼자 조용히 노래를 듣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아이린이 후렴구가 “깜찍하다”라고 표현한 만큼 전체적으로 청량하고 통통 튀는 발랄한 느낌이 깔려있다. 한 마디로 탄산음료 같은 노래다.

◆두 번째 미니 앨범 ‘The Velvet’ - ‘라이트 미 업(Light Me Up)’

지난 2016년 발매 된 두 번째 미니 앨범 ‘The Velvet’ 수록곡 ‘라이트 미 업(Light Me Up)’은 진한 네오소울 감성과 세련 된 오리엔탈 분위기의 R&B 발라드 곡이다. 가사에는 사랑이 캄캄한 세상을 밝혀주는 빛과 같이 느껴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개인적으로 듣고 있으면 촛불 하나를 두고 상대방에게 고백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따듯한 멜로디에 어우러진 레드벨벳 멤버들의 음색과 표현력이 돋보이며, 혼자 있을 때 들으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다. 특히 속삭이는 듯한 파트들이 인상적이다.

◆두 번째 정규앨범 리패키지 ‘The Perfect Red Velvet’ - ‘킹덤 컴(Kingdom Come)’

지난해 발매 된 두 번째 정규앨범 리패키지 ‘The Perfect Red Velvet’ 수록곡 ‘킹덤 컴(Kingdom Come)’은 어쿠스틱 드럼 소스 기반의 룹과 풍성한 코러스가 돋보이는 R&B곡이다. 가사에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천국에 온 듯한 느낌으로 묘사했으며, 세상이 끝날 때까지 사랑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유혹적인 멜로디가 레드벨벳 멤버들의 음색과 어우러져 귀를 사로잡는다. 전체적으로 몽환적이고 매혹적인 느낌이 강하며, 음악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이린의 ‘I love you till kingdom come’이 굉장히 인상적이며, 곡이 끝나고도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뉴스인사이드 소다은 기자/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