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진선미 장관 “여성가족부, 정책적 지원 다할 것”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진선미 장관 “여성가족부, 정책적 지원 다할 것”
  • 승인 2019.03.0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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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94세 곽예남 할머니가 2일 별세했다. 

광주·전남지역 유일한 일본 위안부 피해자인 곽예남 할머니는 1925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1944년 19세 때 "돈을 벌 수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일본 순사(순경)의 말을 듣고 친구 10여명과 함께 끌려갔다.  곽 할머니가 도착한 곳은 중국의 한 종군위안소였다. 

이 곳에서 동물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1년 반 가량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하루 빨리 고향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어머니·오빠를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버텼지만 이미 몸과 마음을 다친 곽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중국 곳곳을 떠돌아 다니다가 안휘성 숙주에 정착해 60여 년을 살았다. 

곽 할머니는 중국에 사는 동안에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지난 2004년 한 방송사 공익예능프로그램과 한국정신대연구소의 도움으로 귀국했다. 

이어 막내 여동생의 아들인 이종 조카의 보살핌을 받으며 고향인 담양에서 지냈다. 하지만 몸과 마음에 병을 얻은 곽 할머니는 세포암·폐암 4기·치매 진단을 받았다. 

곽 할머니의 기억은 10대 시절 고향에서 친구들과 어울렸던 모습과 위안부에 끌려가던 당시에 머물렀다.   

또 드문드문 기억이 돌아오면 "일본의 사과를 받고 눈을 감고 싶다"는 말을 주변 지인들에게 하기도 했다.  

곽 할머니는 최근 호흡기 질환 등 증상이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결성된 광주나비 관계자는 "곽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2명이 남았다"며 "이들이 고령인 데다 기억도 온전치 않아 더 늦기 전에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 할머니의 빈소는 전주병원 장례식장 VIP실 별관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4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이다.  

진선미 여성가족부(여가부)장관은 2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곽예남 할머니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여가부는 곽 할머니의 장례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진 장관은 "올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3분이나 우리의 곁을 떠나신 것에 안타깝고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여성가족부는 앞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께서 보다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이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