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여 독립을 외친지 어느덧 100년이 흘렀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극장가 역시 일제강점기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를 연이어 개봉하며 의미를 더한다.
27일 개봉한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제패한 엄복동의 업적을 소재로 독립군들의 활약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공식 후원작으로 선정했으며 정지훈이 엄복동 역을 맡았다.
1913년, 1923년, 1928년 개최된 전조선자전차경기대회들을 포함, 15년 동안이나 우승기를 놓치지 않은 엄복동은 단순한 스포츠 스타가 아닌 민족의 자긍심을 높인 존재다. 영화는 엄복동이 최고의 자전차 선수가 되기까지 과정과 함께 당시 독립 운동가들의 활약을 그려내며 뭉클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같은 날 개봉한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향인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서대문 감옥에 갇힌 후의 이야기를 그리며 유관순 열사의 고뇌와 고통, 인간적인 면모를 담았다. 유관순으로 분한 고아성은 위인이 아닌 열일곱 소녀였던 유관순의 심리 변화와 감정을 진정성 있게 전달한다. 또한 감정과 가학적인 장면을 절제한 흑백의 미장센도 돋보인다.
연출을 맡은 조민호 감독은 “서대문형무소에 갔다가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봤다. 17살이라는 게 확 다가왔고 그 눈빛이 슬프면서 강렬했다”며 “그 눈빛이 어디에서 온 걸까, 열사라는 것이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라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했다. 소녀의 정신을 살아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오는 3월 14일 개봉하는 ‘1919 유관순’ 역시 유관순 열사와 옥고를 치룬 8호감방의 또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로부터 공식 후원을 받았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달리 ‘1919 유관순’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더해 전문가들의 고증과 자문으로 유관순과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행보를 더욱 사실적으로 다룬다.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나눔과 봉사 활동 등을 이어온 배우 하희라는 내레이션으로 힘을 보탰다. 하희라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의 행보를 가슴에 되새길 수 있는 작품에 작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유관순 열사와 또 다른 여성 독립 운동가들이 1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시대에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각 영화 스틸 및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