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무비] 박정민,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배우
[NI무비] 박정민,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배우
  • 승인 2019.02.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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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에게는 캐릭터의 화려한 장신구를 내려놓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검은 사제들’로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가 호평 속에서 박스오피스 정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관이 맞물리며 더욱 압도적인 서사와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감독의 세밀한 연출과 배우들의 영리한 완급조절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중심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박정민은 깊은 내공을 지니고 있는 이정재에 밀리지 않는 노련한 연기로 당당히 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

‘파수꾼’으로 충무로에 얼굴을 알리고 드라마와 영화에서 조연으로 꾸준히 내공을 쌓은 박정민은 이준익 감독의 ‘동주’로 그해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동주’ 이후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등을 통해 박정민은 그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와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의 이야기를 그린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 연기와 수준급 피아노 연주를 모두 소화하며 동료 배우들과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전에 피아노를 배운 적 없는 박정민은 6개월에 걸쳐 연습에 매진하며 대역 없이 모든 연주신을 소화했다. 박정민은 진태 캐릭터가 희화화되거나 가볍게 표현되는 것을 가장 우려했던 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실제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을 연기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접근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했다.

‘동주’ 이후 2년 만에 이준익 감독과 다시 만난 박정민은 ‘변산’으로 원톱 주연의 자리를 꿰찼다.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 ‘박열’에서 시가 나왔다면 ‘변산’에는 랩이 청춘을 대변하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무명 래퍼 학수를 연기한 박정민은 1여년간을 랩 연습에 몰입했고 직접 가사를 쓰고 랩을 했다. 여기에 사투리 연습은 물론 홍보 뮤직비디오까지 기획하며 ‘만능 배우’의 진가를 발휘했다.

‘사바하’에서 박정민은 자신의 연기를 부각시키기보다 극 안에서 캐릭터가 해야 하는 역할을 파악하고 이를 우선순위에 두고 연기에 임해 한층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염력’,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이후 휴식을 고려하고 있던 박정민은 “이 작품을 안 하고 나중에 완성된 영화를 관객석에서 보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사바하’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매 작품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을 이끈 박정민은 ‘사바하’ 이후 ‘사냥의 시간’, ‘타짜: 원 아이드 잭’으로 또다시 관객과 만난다. 또한 촬영을 앞둔 ‘시동’으로 마동석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최근 뉴스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박정민은 높아진 대중의 기대와 역할의 변화에 관해 “언제부터 잘했다고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좋은 일원으로 도움이 되고 싶은 즐거운 책임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의 즐거운 책임감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각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