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스카이캐슬’ 최원영이 말하는 ‘연기 외길 인생’
[NI인터뷰] ‘스카이캐슬’ 최원영이 말하는 ‘연기 외길 인생’
  • 승인 2019.02.2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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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를 알린 최원영.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도맡으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비운의 락발라드 가수 성태평 역으로 분해 안방극장에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이번 JTBC ‘SKY 캐슬(스카이캐슬)’을 통해 자신의 ‘대표작’ 목록에 또 하나의 이름을 올리게 됐다.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극중 최원영은 이수임(이태란 분)의 남편이자 슬하에 아들 황우주(찬희 분)를 두고 있는 주남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 황치영 역을 맡았다.

연일 상승세를 그리며 23.8%라는 JTBC 사상 ‘역대급’ 기록을 남긴 ‘스카이캐슬’인 만큼 출연 배우들 역시 수많은 대중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바. 하지만 인기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인기 없다”라며 호탕한 웃음을 지은 최원영은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중함을 담아내면서도 때로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최원영은, 말 그대로 부드러운 그만의 카리스마가 존재하는 배우였다. “‘스카이캐슬’을 통해 던져진 화두에 대해 많은 것들이 재생산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낸 최원영. 그는 이어 드라마와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꾸밈없이 솔직한 이야기들을 전하기도 했다.

 

   
 

Q. 드라마가 많은 사랑 받았다.
A. 이렇게까지 잘 될 줄 몰랐어요. 단순히 시청률 추이의 측면으로 보자면 상승세가 계단식으로 올라가더라고요. ‘소문이 났나보다’ ‘재밌나보다’ 싶었죠, 그게 아니고서는 이렇게 나올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다가 10%대에 진입하면서 기존 JTBC가 가진 ‘품위있는 그녀’의 기록을 깨면서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꼈죠. 그 때 부터 저도 비지상파 종편 시청률 순위를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시청률 기록을 깰 수 있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면서 지켜봤죠. 역대 최고 시청률이었다는 드라마의 시청률까지 돌파하는 순간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싶었어요. 

Q. 출연 계기는?
A.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교육 입시라는 소재에서 동기를 가지고 시작하는 드라마였는데,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현실적으로 다 공감하고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잖아요. 현실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참여하는 사람으로서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은 인간의 군상과 욕망, 내면을 이야기 하는 거라 단순히 입시 이야기라고만 틀 짓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Q.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꼽자면.
A. 감정상의 상태도 그렇고 혜나(김보라 분)가 죽으면서 아들 우주(찬희 분)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던 때가 힘들었죠. 내용상 16, 17, 18회가 계속 이어지는 건데, 촬영 기간으로 따지자면 거의 한 달 쯤 그 내용이 되는 거잖아요. 한 달 정도는 아들이 그렇게 되고 나서 아들의 누명 벗기기 위한 부모의 심정을 이어가야 했는데, 직접 면회도 가고 석방되기까지의 감정들이 힘들었어요. 워낙 드라마 자체가 이야기나 스토리가 탄탄하다 보니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죠. 저는 스토리 라인이 길게 보여 지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힘들었나 싶기도 해요.

Q. 실제로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만큼 더욱 와 닿은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A. 부모가 되고 나니까 느껴지는 감정선이 달라지는 게 분명히 있어요. 물론 나이대가 다르긴 하지만, 지금도 저는 대여섯 살 된 제 딸이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애잔하거든요. 일상에서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애잔하고 애틋한데, 자식이 혜나나 우주처럼 직접적인 상황이나 일들에 맞닥뜨렸을 때를 감히 생각해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는 걸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신기했죠.

Q. 아빠로서 교육 현실에 대한 내용에 공감하기도 했을 것 같다.
A. 초반에 배우들끼리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요. 실제로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도 있고, 그 또래에 직면해 있는 분도 있으니까요. 저도 궁금했죠. 사실은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사교육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다큐멘터리 같은 관련 프로그램도 많이 챙겨보거든요. 어쨌든 그런 콘텐츠들은 사교육 장려가 아닌, 어른들의 욕망과 부모 욕심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잖아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이 딱 ‘잘못됐다’ ‘잘 됐다’를 정확하게 놓고 선택한다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그렇다고 그걸 욕하거나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현실이니까요. ‘스카이캐슬’ 역시 정답과 해답이 없는 거대한 질문을 남겨놓고 떠난 거예요. 그런 것에 대해 좀 더 우리가 생각해보고 성찰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파생돼서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작품으로 순기능을 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이 됐으면 좋겠어요.

 

   
 

Q. 매해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제가 작품을 선택할 여건이나 입장은 아니에요. 들어오면 하는 거죠.(웃음) 저는 연기하는 사람이고, 연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니까요. 연기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이야 생각이나 마음이 변질됐을 수도 있겠지만 한 번 씩 그때를 돌아보면 감사하고 연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래서 저는 작품이 들어오면 순서대로 해요. 한 작품을 끝내고 새로운 작품이 들어왔을 때 여건이나 말하려는 메시지, 저와의 관계 등 종합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웬만하면 참여하는 편이에요. 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제가 ‘이거 하고 싶다’라고 한들 아무리 애를 써도 못하는 게 있고, 별로라도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있으니까요.

Q. ‘연기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시기’라는 건 언제인가.
A. 어릴 때죠. 다들 처음부터 완성된 게 아니라 과정이 있잖아요. 연기자라는 일을 시작하고 누구나 그렇듯, 연기 하고 싶고 고민하고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찾아주지 않거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힘드니까요. 저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그들이 저를 써주지 않으면 못하는 거죠. 그래도 그런 시기들을 지내오면서 운 좋게 버틸 수 있게끔 일 년에 한 작품씩 하게 되고, 보이지 않아도 무언가가 겹겹이 누적 되면서 조금씩 물 번지듯이 번져나간 거예요. 누군가는 저라는 사람을 알게 되고, 누군가는 저를 선택해서 같이 작업 할 수 있게 되는 그런 과정을 거치던 중에 정말 운이 좋아서 이 작품처럼 사랑 받고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Q. 연기 외에 취미 생활을 즐기지는 않나?
A. 취미가 연기예요.(웃음) 다른 걸 할 여력 없어지는 것 같아요. 연기할 시간이 없을 때는 가만히 있으려고 해요. 그러다 힘이 나면 책보고, 더 힘이 나면 청소하고. 특별한 취미는 없어요. 안 생기더라고요. 연기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색다른 표현을 할까’ 하는 생각만 많이 들어요. 그래서 다른 걸 할 때도 마음이 안 가는 것 같더라고요. 취미생활을 할 시간에 연기 하나라도 잘하기 힘든데. 익숙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편안하고 안정감이 있다고 해야 하나. 물론 늦게까지 촬영하거나 하면 힘들죠. 극한직업이에요.(웃음) 순간순간 힘듦을 표현하긴 해요. 그럼에도 결국 그걸 즐기고, 익숙해졌을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거죠.

Q. 이미 차기작으로 KBS2 ‘닥터 프리즈너’와 SBS ‘녹두꽃’이 결정돼 있다. 각각 황인혁 PD·신경수 PD와 재회하게 됐는데.
A. 제가 출연 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다 전작에서 함께 했던 감독님들의 작품이에요. 그분들이 작품을 준비할 때 감사하게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주신 거죠. 어쨌든 같이 하는 동안 이 사람이 나쁘지 않고 즐거웠다는 거잖아요. 아닐 수도 있겠지만.(웃음) 그런 분들이 제안을 주셨을 때 기왕이면 그걸 우선적으로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서로의 입장과 관계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힘이 돼 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하려고 애 쓰고 있어요. 물론 참여할 상황이 안 될 때도 많지만, 그런 게 바로 함께하면서 살아가는 맛이 아닐까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