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유관순 이야기’ 잊어서는 안 될 그날의 희생·그분들의 정신 (종합)
‘항거:유관순 이야기’ 잊어서는 안 될 그날의 희생·그분들의 정신 (종합)
  • 승인 2019.02.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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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거:유관순 이야기’가 유관순 열사와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잊어서는 안 될 뜨거운 희생의 의미를 되새긴다.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날 조민호 감독은 “유관순 열사에 관해서 피상적으로 혹은 신화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 관해서 나 역시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신념 있는 여성으로 알고 있었다”며 “서대문형무소에 갔다가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봤다. 17살이라는 게 확 다가왔고 그 눈빛이 슬프면서 강렬했다. 그 눈빛이 어디에서 온 걸까, 열사라는 것이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라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했다. 소녀의 정신을 살아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유관순 열사를 연기한 고아성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유관순 열사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봤지만 예상했던 일대기가 아닌 감옥에서의 1년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처음에는 겁을 먹었다. 감독님과 첫 미팅 이후 엄청난 신뢰를 느꼈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고아성은 “가장 처음에 했던 일은 멀리 있던 유관순 열사님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거였다. 굉장히 성스럽고 존경 외에 어떤 감정도 느껴본 적 없었는데 한 사람으로 표현을 해야 했기에 다가가는 작업이 죄책감도 있고 재밌기도 했다”며 연기 소감을 밝혔다.

권애라 역의 김예은은 “뜻 깊은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 영광이었다. 감독님과 배우분들 만나고 무조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옥사에서 유관순 열사를 고문했던 니시다 역의 류경수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두 번 다시는 없을 기회 같았다. 역할이 악한 인물이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감독님께서 선택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영광스럽게 임했다”고 말했다.

류경수는 “왜 이 인물이 이 정도까지 할 수밖에 없었나 생각했다. 그 이유에 관한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감정적으로 힘든 건 고문 장면이었다. 연기를 하는 와중에도 심장이 너무 많이 뛰었다. 마음이 안 좋았다”며 연기 소감을 털어놨다.

이어 류경수는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촬영 시작에 앞서서 유관순 열사 생가를 방문했다. 생가 뒷산에 절을 올렸다. 연기나 잘하지 뭘 그렇게 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당연한 예의라 생각했다. 괜히 죄송스러웠다. 촬영 마치고 상영이 끝나고도 아픈 역사를 생각하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며 의미를 기렸다.

정하담은 “실제 있었던 일이었고 그 마음이 너무 크다. 지금 저보다 어린 사람인데 어떻게 내가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지, 내가 잘 하고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 마음을 안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나 만세운동이 아닌 이후 1년을 그린 것에 관해 “처음 서울에서 있던 만세운동에서는 학생, 개인의 신문으로 만세운동을 한 거고 아우내 장터에서의 만세운동은 주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했는지와 구체적인 과정은 사료에 따라 내용의 차이가 있다. 감옥에 들어간 후부터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실들이 꽤 있다”며 “25명이나 되는 8호실 감방 안의 삶은 유관순 열사에게 큰 영향을 끼쳤을 거다. 그리고 감옥에서의 만세운동을 주동한 것은 역사적 사실로 남아있다. 박해를 받고 죽음까지도 이를 수 있음에도 주도했다는 것을 보고 이 분의 정신을 잘 드러낸다면 유관순의 남김없이 살았던 삶을 1년으로 축약해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 속에 그려진 고문 장면에 관해 감독은 “고문 장면에 대한 표현은 실제 가해진 고문이 많다고 되어 있는데 가장 큰 고문 세 가지를 넣었다. 고통을 상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 잘못하면 가학적으로 표현될 수 있어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이러한 고문 속에서도 끝까지 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으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아성은 극 중 인상적인 장면에 관해 “시나리오를 받고 독립선언서를 읽는 장면을 카운트다운 했다. 그동안 했던 연기 중에 대사도 가장 길었고 문어체이지만 1년 동안 끊임없이 되뇌면서 외운 것이라서 부담도 많이 됐다”며 “그날이 결국 오고 준비를 다하고 마이크를 차고 촬영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오디오 감독님이 다가왔다. 심장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고 했다. 그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다. 그 장면을 찍고 모든 분들과 눈을 마주치고 낭독했다. 컷 사인이 나오고 다들 약속한 듯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조민호 감독은 “8년에서 9년 전쯤인데 8호실이 개방이 됐다. 예전에 없어진 여 옥사를 복원해서 전시한 곳이었다. 그 안에 들어가 봤는데 많아야 열 명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스물 다섯 분이 생활했다는 글이 있었다”며 “마침 사람이 없어서 25명이 들어갈 수 있나 혼자 측정을 해봤는데 생활이 불가능 할 것 같았다. 스물 다섯분이 어떻게 생활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오는 2월 27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