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하’ 전에 없던 압도적 서사…영화가 끝난 후에도 빠져나올 수 없는 몰입감 (종합)
‘사바하’ 전에 없던 압도적 서사…영화가 끝난 후에도 빠져나올 수 없는 몰입감 (종합)
  • 승인 2019.02.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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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가 선사하는 압도적 서사와 기괴한 긴장감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의 숨통을 쥔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진선규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신을 찾으려다 악을 만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서 장르적인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 사운드나 촬영, 동물들을 중간에 계속 넣었다. 후반부에는 최대한 템포를 살려 편집했다”며 “처음 이 이야기를 구상할 때는 세 명의 이야기였다. 신을 찾는 박목사, 악을 찾는 나한, 그 사이에 낀 쌍둥이. 셋의 이야기가 다르게 진행되다가 나중에 합쳐지는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어느 누구도 튀지 않고 서사에 맞춰 연기해주셨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장재현 감독은 “박목사의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작가이자 감독인 내가 투영된 캐릭터다. 항상 궁금했다. 가끔 세상이 불합리하고 어두울 때면 신이 과연 있을지 궁금했다. 결국 사람들이 종교를 만드는 건 신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결국 공허함이 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정재는 “이전 작품에 비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가 크다. 그래서 해보지 않은 장르나 해보지 않은 캐릭터 위주로 시나리오를 보게 되는 게 없잖아 있었다”며 “당시 시나리오가 들어온 것 중에 가장 재밌었고 해본 적 없는 장르였다.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박목사 역의 이정재는 “고민도 많이 하고 주안점을 둔 건 영화 내에서 박목사와 주변 인물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신에서 긴장감을 어느 정도의 수위로 놓아야하나 였다. 정확하게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 해답은 역시 감독님과 동료배우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만들어갔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이정재는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목사 역이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모습과 느낌을 떠올렸다. 시나리오를 다 읽고나니 굉장히 마음의 상처도 많고 신에게 왜 이런 상처를 주는지 질문을 많이 하는 목사라고 생각하게 됐다. 신에게 반항할 때도 순응할 때도 있는 위태로운 목사라고 생각했다”며 캐릭터에 관해 소개했다.

   
 

나한(박정민 분)이 쫓는 쌍둥이 금화와 ‘그것’을 연기한 이재인에 관해 장재현 감독은 “이재인 배우는 이전에 단편영화를 봤다. 첫 대사가 영화 속에 처음 나오는 내레이션인데 유일하게 강원도 사투리를 섞어서 준비했다.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 모든 걸 잘 해줬다. 경험에 비해 신을 이해하고 종교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너무나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은 “재인 양은 영화에서 나와 가장 많이 함께 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하면 당시 중학교 1학년 2학년이었는데 어른스러운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 촬영하면서 얼굴이 바뀌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발전하고 성숙해졌다. 감독님과 정말 잘 될 것 같다고 대화를 나눈 적도 있다.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진선규 역시 “한 번도 영화 속에서 만나지 못했다. 회식에서 두 번 만났다.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 팬이 됐다. 금화 뿐만 아니라 쌍둥이 역할도 보면서 대단했다. 삼촌팬 하나 생긴 것 같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이재인은 “여기 계신 배우분들, 감독님 모두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다. 칭찬해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촬영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항상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두 작품 연속으로 종교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를 연출한 것에 관해 장재현은 “종교가 생각보다 꽤 많다. 다음에 뭘 할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종교라는게 공부를 할수록 인간적이라는 걸 느낀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장르적 특색도 있어 이전부터 좋아했고 그래서 이런 영화들을 만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재현 감독은 “전작이 엑소시즘이라는 소재였다. ‘사바하’도 꽤 오컬트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오컬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자연현상을 다룬다기보다는 종교적 색채가 짙다고 생각한다”며 “정통 오컬트를 의도하지 않았다. 지금 시대에 메시지를 던지기에는 내가 더 익어야 할 것 같다. 현대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발전할수록 반대 부분도 응축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재현 감독은 “조는 모태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이자 유신론자이다. 그리고 절대자가 선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끔 세상을 보면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슬프다. 의심이라기보다는 원망이 많았다”며 “어떠한 일에는 항상 희생이 있다. 조금 반항적인 유신론자여서 이 영화에 녹였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불교와 무속신앙 등을 소재로 한 것에 관해 감독은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무속과 불교 관련된 책을 읽었다. 너무 재밌었던 게 기독교와 불교가 비슷하면서 다른 점이 불교에는 악이 없다는 점이었다. 불교는 다양한 변화가 있고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 영화도 모든 것을 모호하게 끌고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바하’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