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은 모든 것에 있어서 많이 배운 작품이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SKY 캐슬’(스카이캐슬) 속 차세리는 등장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알려진 것은 차민혁(김병철 분)과 노승혜(윤세아 분)의 장녀이자 하버드생 이라는 것뿐이지만, 화제의 드라마인 만큼 가족사진과 대사 속에 언급되는 ‘세리’라는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추측을 이끌어내며 여타 출연진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감사했죠. 아직 등장도 하지 않았는데 관심 가져 주시고, 세리 역의 배우가 박유나라는 소식에 실검까지 올랐잖아요. 정말 감사했어요. 늦게 합류한 만큼 짧게 끝난 것 같아서 아쉽지만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고 많은걸 배웠어요. 소중한 시간이었죠.”

그리고 그런 차세리 역을 맡은 박유나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1회 무렵이었다. 특히 등장과 동시에 ‘가짜 하버드생’이라는 반전으로 극 전체를 뒤흔들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였지만, 그만큼 부담감이 따르기도 했다고.

“너무 좋은 선배님과 하는 거라 제가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싶었죠. 선배님들 옆에서 늦게 합류한 거다 보니 어색함이 있을 수도 있었는데 말도 많이 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 때문일까, 박유나는 극중 차세리라는 캐릭터로 완벽히 분해 다른 인물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클럽 신을 위해 폴댄스 연습까지 감행했다는 그는 자신만의 매력과 노력을 바탕으로 김병철과 윤세아를 비롯한 김동희(차서준 역), 조병규(차기준 분)와의 가족 케미를 완성시켰다.

“촬영 중간에 폴댄스 연습을 해야 해서 두 번 밖에 연습을 못했어요. 다행히 제가 실용무용학과라 운동신경이 좋아서 빠르게 배웠죠. 세리가 반전 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더 확실히 보여주려고 집중하고 연습했어요. 또 극중에 세리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힘들었는지 과거 얘기가 없다 보니 학창시절이나 어떤 압박을 받았을까에 대한 상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왜 세리가 그랬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어렵지 않게 이해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죠.”

하지만 박유나는 처음부터 차세리 역으로 오디션을 봤던 것은 아니었다. “(오디션 당시) 세리 역이 없어서 가을이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라고 전한 그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어서 노래를 불렀는데 차분하게 부른다고 하시더라. 며칠 뒤에 감독님께서 차세리 역을 제안해 주셨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너무 좋은 선배님들과 좋은 작품을 한다는 게 영광이었죠. 당연히 출연하겠다고 했어요. 연기할 때 편해 보이는 모습 때문에 차세리 역을 제안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오디션 때 카메라 감독님께서도 같이 보셨는데 그분이 ‘더 패키지’를 같이 했었거든요. ‘너는 연기할 때 들떠 있는 게 아니라 차분해 보인다. 그래서 세리가 어울리는 것 같아서 세리를 캐스팅 했다’라고 하셨죠.”

박유나는 세리와 가장 공감됐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아빠와의 대립”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과 실제 나이가 비슷한 만큼 그의 행동이 많이 이해 됐다는 그는 “실제로 아빠와 그렇게까지 싸우지는 않았지만 모든 자식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세리는 겉은 강한데 속은 여려요. 똑 부러지게 잘 전달하면서도 그 속마음은 상처를 많이 받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가족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하면서 연기했죠.”

시크하고 털털한 모습 때문에 ‘첫인상이 차갑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그. 하지만 “막상 친해지면 엄마 같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그런 반전매력이 있다”라며 자신의 매력을 적극 어필한 박유나는 차세리와 닮은 점을 묻자 “춤을 좋아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성격이 쿨한 거?(웃음) 저는 받아들일 땐 받아들이고 넘겨할 건 넘기는 게 명확하거든요. 그 점에서는 세리와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차이점이라면 저는 아빠한테 그렇게까지 못 해요. 살짝 씩만 말하죠.(웃음) 그래서 당당함을 많이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박유나는 차세리 역할을 연기하는 동안 배운 점도 많았다고. 그는 “대사 중에서도 ‘남들이 알아주는 게 뭐가 중요하냐.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않냐’라는 대사가 있다”라며 “그걸 생각하니 저도 남들이 알아주는 것만 기뻤지 내가 행복한지를 생각 못했던 것 같더라”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나를 돌아보는 걸 우선순위로 둬야 되는데 남을 보는 게 우선이었거든요. 세리를 연기 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되돌아본 것 같아요. 저는 세리를 통해서 ‘사이다’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빠에게 ‘실패작’이라고 하는 장면도 그렇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시원하잖아요. 드라마 안에서 고구마를 뻥 뚫어주는 대사들이 좋았거든요. 그 장면에 있어서 후회하지는 않아요. 선배님도 많이 도와주셔서 저절로 자연스럽게 눈물도 나고, 이입이 됐죠.”

지난 2015년 KBS2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로 처음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던 박유나는 어느덧 데뷔 4년차에 접어들었다. 4년이라는 기간 동안 ‘비밀의 숲’ ‘더 패키지’ ‘모두의 연애’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던 그는 변한 것을 묻자 그는 “한 단계씩 오르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시청자분들께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아쉽다”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박유나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원래 아이돌 연습생을 준비하던 그에게 있어서 연기는 먼 얘기였던 바. 때문에 처음 연기를 제안 받았을 때 그는 “두려웠다”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러다 좋은 기회로 ‘발칙하게 고고’를 하게 됐는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조금만 더 잘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때부터 연기학원도 다니고 오디션도 보러 다녔어요. 주연에 대해서는 아직은 더 많이 배워야한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천천히 나아가도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올 한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묻자 “신인상”이라며 넘치는 의욕을 드러냈다. 이번 ‘스카이캐슬’의 차세리를 통해 박유나라는 배우를 많이 알아주고 기억해 줬다는 점에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박유나는 “아직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JTBC 직원’이 되는 게 목표다”라며 신인다운 패기를 보이기도 했다.

“어느 작품의 누구도 감사하지만 ‘배우 박유나’로 기억되고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목표 달성 까지 아직 40% 정도만 진행된 것 같아요. 더 많이 올라가야하니까요.(웃음) 시청자분들의 반응 중에서도 ‘박유나가 롤모델이다’ ‘연기해 줘서 감사하다’라는 글들이 있더라고요. 많은 힘을 얻었고, 감동도 받았죠. 저는 배우라는 이 길을 끝까지 가고 싶어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잘 되든 안 되든 계속 이 길로 걸어갈 거예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크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