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드라마와도 달라”…‘눈이 부시게’, 김혜자·한지민이 말하는 ‘삶’과 ‘세월’ (종합)
“어떤 드라마와도 달라”…‘눈이 부시게’, 김혜자·한지민이 말하는 ‘삶’과 ‘세월’ (종합)
  • 승인 2019.02.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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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드라마하고도 비슷하지 않다. 그래서 설렜다”

연기 인생 50여 년에 달하는 김혜자는 제작발표회 내내 ‘눈이 부시게’를 향한 설렘과 벅찬 감정을 전했다.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얻게 된 25살의 여자가 순식간에 70살의 외형을 갖게 된다는 것에서 시작되는 판타지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이를 통해 우리에게 ‘삶’과 ‘세월’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1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l 극본 이남규 김수진)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김가은, 김석윤 감독이 참석했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은 “25세의 사람이 순식간에 70대가 돼서 벌어지는 문화충격이 주된 내용이지만,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드라마다. 산다는 것 중에서 집중하고 싶었던 게 세월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을 우리는 어떤 식의 생각으로 대하고 있을까 그런 부분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판타지도 맞지만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을 한 프레임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런 설정이 필요했다. 그 이면에 나이가 들어가는 숙명 속에서 그들이 늙어간다는 걸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 면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이상하다기보다는 새롭다. 보통 한쪽으로 집중 되는 면이 있는데 여긴 희로애락이 다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다. 대신 그 깊이가 깊다. 코미디도 극단적인 것도 많이 나오고, 슬픔이나 애틋함 같은 포인트에는 깊이 있는 연기가 나오니 어찌 보면 그런 것들이 잘 배합 되는 게 이 드라마의 관건인 것 같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새롭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극중 캐릭터 이름을 실제 배우 이름인 ‘김혜자’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김혜자라는 배우를 대표로 내세워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응이 좀 더 쉽거나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큰 감응으로 다가갔으면 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국민배우 김혜자는 극중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졌지만 결국 뒤엉킨 시간에 갇혀버린 아나운서 지망생 김혜자 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복귀를 하게 된 것에 대해 “그간 제가 할만한 역이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는 “이 드라마는 생전 처음 경험해 보는 드라마다. 너무 새로운 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설렜다. 25살이 70대로 갑자기 변한 건 소설에서도 잘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는 택도 없고. 어떻게 표현해야 보는 분들이 ‘저럴 것 같다’라고 느낄까 생각했다. 감독님 도움 없었으면 못했을 것 같다. ‘저를 믿고 하세요’라고 하더라. 도움 많이 받았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러분도 보시면 자기의 일생을 견주어 볼 것 같다.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하고. 저도 극중 김혜자라는 여자의 일생을 산 것 같다. 끝나고도 끝난 것 같지 않더라”라며 “감독님께 감사했다. 내가 오랜 세월 연기를 했기 때문에 나를 설레게 하는 게 잘 없다. 사람 사는게 다 그 얘기지 않나. 이렇게 형식 다르게 한 것은 처음이었다. 다만 걱정했던 건 그저 새로운 것으로만 그치면 어떡하나 싶더라. 그건 보시는 분들이 평가할 일이고, 저는 감독님을 믿으니 잘 됐으리라 생각한다”라고 김석윤 감독을 향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스물다섯 살의 김혜자 역으로는 한지민이 출연, 2인 1역을 연기한다. 그는 “처음 감독님께 우려를 가지고 여쭤봤던 게 싱크로율이다. 사실 제가 노력해야 되는 부분보다 선생님께서 훨씬 연구 해주셔야하는 부분이 많더라. 저는 25살을 있는 그대로 하면 되는데 선생님은 나이가 들어버린 25살을 연기하셔야 하지 않나. 선생님이 저에 맞춰 주셔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라며 김혜자를 향한 감사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김혜자는 “젊은 시절이라고 하면 어폐가 있는 것 같다. 나는 70살이 넘었지만 마음은 25살의 한지민이다. ‘저 사람이 어떻게 하나’하고 한지민의 습관도 따라해 보려고 했고, 한지민도 그랬다. 외모는 늙었지만 말투가 갑자기 늙지 않는다. 목소리도 나이 먹으면 목소리에 세월이 탄다. 근데 젊은 사람들은 명쾌하지 않나. 군더더기가 안 붙는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표현해보려고 애썼다. 말이 느리니 빨리 해보려고 애쓰고, 어쩔 때는 말을 너무 빨리해서 다시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2인 1역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남주혁은 모든 걸 갖춘 무결점의 기자 지망생 이준하 역으로 출연한다. “준하 캐릭터가 저와 닮은 점이 많았다”라고 전한 그는 “겉으로는 멀쩡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속에 자기만의 사연도 있고, 어려운 점도 많다. 그런 모습이 많이 나와서 마음이 편했다. 그런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손호준은 영수 TV 크리에이터이자 혜자의 친오빠 김영수 역으로 출연, 김가은과 색다른 러브라인을 그린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러브라인”이라 표현한 그는 “러브라인이라고 해야 하는지 진짜 앙숙인지 그 가운데서 묘하게 그들만의 내면적인 이야기가 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혜자의 오빠로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선생님과 한지민씨를 대하는 데에 있어 차이점을 두지는 않았다. 저한테는 어차피 동생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영수로서 연기했다. 제 평생소원이 여동생을 갖는 거였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소원이 이뤄졌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제가 선생님과 처음 연기를 했을 때 걱정 많이 했다. 또 제가 막 다뤄야 되지 않나. 하지만 편하게 잘 해주셔서 제가 잘 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혜자의 모태절친 이현주 역의 김가은은 “(영수와) 러브라인이긴 한데 ‘맞나?’ 싶더라. 이런 러브라인이 있을 수도 있구나 생각한다. 둘만의 귀여운 모습들이 있으니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저도 김혜자 선생님과 같이 한다고 했을 때 그것만으로도 떨리고 긴장이 많이 됐다. 친구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름을 불러야 되지 않나. 다른 대사 보다 ‘혜자야’라는 말을 제일 많이 연습했다.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선생님과 하는 신이 제일 편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석윤 감독은 ‘눈이 부시게’의 관전포인트를 묻자 “시간이탈 판타지 로맨스지만 그냥 우리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편안하게 봐주시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반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김혜자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보시는 분들도 새롭고, 나를 얘기하는 것 같은 인생이야기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고, 한지민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나면 그 순간이 아쉽고 그립듯 드라마를 통해 젊음과 나이 들어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남주혁은 “드라마를 찍으면서 현장에서 많이 울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힐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고, 손호준은 “저는 저희 드라마가 재밌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너무 재밌다. 웃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다.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또 다른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김가은은 “촬영하면서 마음이 따뜻했다. 보시는 분들도 따뜻해 지셨으면 좋겠다”라며 “잠시 잊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눈이 부시게’는 오늘(11일)밤 9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