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윤한덕 센터장 10일 눈물의 영결식…이국종 “경외감 느껴왔다” 추모
故 윤한덕 센터장 10일 눈물의 영결식…이국종 “경외감 느껴왔다” 추모
  • 승인 2019.02.10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 뉴시스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추모하기 위한 영결식이 10일 치러졌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께 오전 9시께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서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영결식을 진행했다.

장례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떨어진 칼날은 잡지 않는 법이라는 세상의 진리를 무시하고 오히려 사지로 뛰어들어 피투성이 싸움을 하면서 다시 모든 것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선생님께 경외감을 느껴왔다"며 윤 센터장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틀라스'에 비교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테메우스의 형제인 아트라스는 지구 서구에 맨끝에서 손과 머리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며 "해부학에서 아틀라스는 경추 제1번 골격으로 두개골과 중추신경을 떠받쳐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를 비롯한 항공의료인들은 선생님과 함께 하고자 한다"며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헬기) 기체 표면에 윤 센터장 이름과 '아틀라스'를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이 센터장은 "선생님이 우리와 함께 비행할 것을 믿는다. 고도를 알려주시면 우리가 고도를 맞추고 환자가 있는 상공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십시오. 선생님께서 우리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생명이 꺼지는 환자를 싣고 비행할 때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저희의 떨리는 손을 잡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1번 경추인 아틀라스는 홀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어 2번 경추인 엑시스로 완성된 기능을 해나간다"며 "아틀라스가 홀로 짊어진 짐을 우리가 제대로 된 기능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항공에서 뵙겠다"고 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윤 센터장의 아들 윤형찬군 등 가족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허탁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임정수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 등 윤 센터장 동료들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인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윤한덕 선생"이라고 부른 뒤 울먹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겨우 말문을 뗀 정 원장은 "대한민국 응급의료 개척자 윤한덕 선생, 당신이 염려한 대한민국 응급의료 현장은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정 원장은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는 나라 등 당신이 헤쳐온 일들의 고민과 깊이를 세상은 쫓아가지 못한다. 60년된 낡은 건물 4평 남짓 방에서 숱한 밤 싸운 당신을 우리는 잡아주지 못했다"며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다만 "온 국민이 보내는 존경과 애도의 마음이 전해져 천국의 길이 외롭지 않기를 바랄뿐"이라며 "이제는 답답하고 힘든 마음 내려놓고 우리를 지켜봐 달라. 당신이 닦은 응급의료체계에서 당신의 흔적을 떠올리며 우리는 선생님의 숙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1994년 윤 센터장과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 수련 생활을 함께 시작한 허탁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는 "우리 센터장님이 너무 갑자기 떠나가셔서 무척 외로우실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대통령부터 많은 시민까지 애도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가시는 길이 덜 외로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윤 센터장을 "나의 자랑스러운 대학 후배 한덕이"로 부른 허 교수는 "날마다 죽어가는 환자보면서 몇명 환자 치료하는게 중요하는 게 아니라 환자 치료하는 시스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며 "응급의료 모든 정책 기획과 수행은 항상 2002년 응급실에서의 6년간 뼈저린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발 디디고 독립투사처럼 살아온 윤한덕의 몫"이라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번 설 연휴 응급실과 관련해서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었다면 윤한덕 센터장을 생각하라"며 "국가와 국민은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가 발전한 것을 윤한덕에게 감사하고 그에게 국가유공자로 보답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한시 한 대목을 소개한 허 교수는 "윤한덕 센터장은 그 많은 시련과 유혹을 물리치고 일생을 아름답게 살았다"며 "윤한덕 센터장이 세운 응급의료체계 아래 우리는 더 많이 노력하고 발전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나라, 윤한덕 센터장 노래가 100년, 1000년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윤 센터장 약력을 소개한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국가 응급의료정보망 구축 ▲권역외상센터 및 닥터헬기 보급 ▲24시간 대규모 재난 대응체계 구축 ▲가정내 응급처치 교육 개발 ▲선한 사마리아인법 ▲심장자동충격기 ▲119구급대 전문성 향상 ▲병원 임상수련 교육 등을 언급했다. 

전남대병원 응급의학 전임의였던 윤 센터장이 2002년 보건복지부 의무사무관으로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기획팀장을 맡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법인으로 설립된 이후 본래 소속이었던 복지부로 돌아가지 않고 국립중앙의료원에 남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2012년부터 지냈다. 

설 연휴인 지난 4일 오후 6시께 행정동 센터장실에서 의자에 앉은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고도의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였다. 

[뉴스인사이드 이민제 기자]


BEST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