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용관,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로운 삶 주고 떠난 군인…'사연보니?'
故박용관,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로운 삶 주고 떠난 군인…'사연보니?'
  • 승인 2019.01.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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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용관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세상을 떠난 사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달 초 김해시내에서 행인에게 뺨을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현직 군인 고(故) 박용관(21)씨가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린 후 짧은 생을 마감했다. 

현직 군인이던 고 박용관씨는 휴가를 나왔던 지난 1월 12일 새벽 김해시 어방동의 한 도로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 중 행인 A(23)씨에게 뺨을 맞고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박씨는 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2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지난 21일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박용관씨의 부모는 직업군인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아들이었기에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지난 23일 박씨의 심장, 폐, 간, 췌장, 좌·우 신장 등 6개 장기가 다섯 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박용관씨의 유족은 장기 기증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평소 가슴 따뜻하고 주변 사람들과 나눌 줄 아는 용관이의 바람도 가족들의 뜻과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족의 말대로 고 박용관씨는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 

박용관씨가 폭행을 당한 것은 단순히 도로에서 시끄럽게 떠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가해자 A씨는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가 박씨 일행이 시끄럽게 떠들어 때렸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학창시절에 역도 선수를 할 만큼 체격이 좋은 박씨였지만, 군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단 한 번의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함께 있던 친구들의 전언이다.

박씨 유족은 "가해자는 용관이를 아는 동네 사람이었다. 함께 있던 친구들은 '용관이가 열중쉬어 상태로 죄송하다, 용서해 달라고 얘기했는데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며 "가해자는 '군인이니까 너는 신고 못하지'라는 얘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친구들이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응급실에 와서 피해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그런데 정작 가족들은 군인 신분이 노출될까 봐 답변을 머뭇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용관씨의 유족들은 "이번 계기를 통해 군인 보호법 등 공무 수행 중인 자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에는 강력하게 처벌하는 제도가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인사이드 이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