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계룡선녀전’ 김민규 “건강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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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선녀전’을 많이 사랑하게 된 만큼 느리게, 느리게 빠질 것 같아요.”

단발머리에 한복, 고무신까지. ‘계룡선녀전’ 속 김민규는 독특한 외형으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능청스러운 충청도 사투리와 능글맞은 성격의 소유자인 박신선으로 완벽히 분한 그는 이번 ‘계룡선녀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발산했다.

4월 오디션 준비부터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박신선으로서 살아온 김민규인 만큼, 작품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컸다. 그는 “이렇게 길게 드라마를 찍어본 적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남아있는 것 같다. 아직도 설레고 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민규가 박신선 역할을 맡게 된 것은 김윤철 감독의 제안 때문이었다. 실제로 박신선은 원작 웹툰에서도, 시놉시스 상에서도 40-50대로 나오는 캐릭터였다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할을 염두 해 두고 오픈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했던 김민규였지만, 그를 본 김윤철 감독은 ‘박신선을 한번 준비해 보면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건넸다.

“감독님이 어떤 생각이셨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웃음) 감독님의 얘기를 듣고 그때부터 공주로 갔죠. 말 배우러. 2박 3일 동안 게스트하우스를 잡아놓고 마을 회관, 시장 주위, 예산, 청양 등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났어요. 인터뷰 형식으로 녹음하고, 집에 와서 그걸 가지고 반복 공부를 했죠.”
   
 

대구 출신에 부산에서 대학을 다녔던 김민규에게 있어서 충청도 사투리를 익히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굳이 예를 들자면 서울사람이라면 노멀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지방은 어떤 색을 가진 상태에서 다른 색으로 바꾸는 거라 어렵다면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솔직한 고충을 털어놨다.

특히 김민규는 판타지 요소가 섞인 드라마 속에서 ‘신선’이라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맡았던 바. 생김새는 인간과 다름없지만 내면은 인간이 아니라는 점에 있어서 이 사람들이 뭘 생각하고 어떤 마음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최대한 순수해 지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죠. 어렵더라고요. 그렇게 살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꽃을 꽃으로, 나무를 나무로 보는 사람이니까요.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생명을 바라봐 줄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존재들이니까, 그걸 중요하게 생각했죠. 가장 많이 신경 쓰였던 건 안길강 선배님과 황영희 선배님이 기존에 너무 잘 알려진 배우들이고, 저 또한 시청자 입장에서 선배님들의 연기 스타일이나 톤을 알잖아요. 그런 두 분 사이에서 제가 들어갈 자리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셋이 만났을 때 어떤 톤을 내야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다 보니 거기서 박신선이 많이 만들어지고 표현됐던 것도 있어요.”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듯, 김민규는 3신선의 케미를 바탕으로 드라마 속 ‘신스틸러’로 거듭날 수 있었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강한 인상은 물론 빵빵 터지는 웃음으로 메인 스토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 것. 이에 김민규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라며 감개무량한 마음을 전했다.

“그만큼 걱정도 많이 됐거든요. 이런 머리스타일에, 몇 백 년을 산 박신선이라는 인물을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편하게 바라봐주실까 하는 걱정과 불안이 있었는데, 그걸 잠재울 만큼 너무 사랑해주셔서 박신선을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뿌듯했죠. 댓글을 보면 너무 많은 분들이 좋게 평가해 주신 것도 있지만, 회의적인 댓글도 분명 있었어요. 받아 들여야죠. 드라마적으로 조연보다는 주연이 보여 졌으면 하는 입장도 있을 거고, 다양한 시선이 있으니 그 시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룡선녀전’ 속 박신선에 이어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던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의 전영식 역으로 열연중인 김민규는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 “제 나이에 맞는, 32살의 남자가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일들.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수 백 년을 산 신선에 98년생 캐릭터까지, 워낙 자신의 실제 나이와 간극이 있는 캐릭터를 맡아왔던 만큼 자신의 나이에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제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제일 많이 끌리는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정말 미지의 것들. 한 번도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이야기. 극명하게 이 두 가지로 나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계룡선녀전’의 박신선은 ‘과연 내가 어떻게 보여 지게 될까’하는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특히 그가 동시에 출연한 ‘계룡선녀전’과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오리지널이 아닌 따로 원작을 두고 있는 작품인 만큼 배우에게 돌아오는 부담감도 분명히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김민규는 “배우보다는 연출이나 스태프분들의 부담이 더 클 것”이라며 “배우도 그렇긴 하지만 만드는 사람 마음은 다 똑같지 않나. 그래서 원작이 있는 걸 작업하게 됐을 때 더 최선 다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원작 팬 분들에게 감사한 게, 워낙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어요. 이 작품은 좋은 이야기, 좋은 작품이구나 싶었죠. 분명 미지의 것들이 느껴지겠지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됐어요.”

대학 졸업 후 연극부터 시작해 독립영화와 드라마 단역으로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아온 김민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작품 활동을 이어온 지 2년, 아직 신인이라는 수식어 뒤에 놓인 그는 자신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작품 기다리고 있고, 기다리고 싶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주연에 대한 욕심은 정말 없어요. 주연이나 조연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욕심이 없고, 그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 뿐 이에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이 늘 (역할이) 주어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죠. 그래도 오디션을 볼 때나 관계자 분들을 만났을 때 ‘계룡선녀전’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기분 좋죠. 관계자 분들이 좋게 봐 주셨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현재 차기작을 논의 중에 있다는 김민규는 “계속 (작품이) 이어지는 것에 감사한다. 누군가가 저를 봐 주셨다는 것이지 않나”라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촬영하며 다른 시험들이 있을 텐데, 그 시험을 잘 치르고 싶다”라면서도 “그전에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역할이)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김민규’라는 사람을 보고 싶어 하고, 작품에서 저를 연상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하고 좋은 일이잖아요. 바람이 있다면 그렇게 되게끔 올해도 한 번 더 잘 해 보고 싶어요.”

김민규는 현재 활동 중인 동명의 배우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래서 더 무덤덤해 지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김민규가 중요하기 보다는 김민규가 뭘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나. 그 무언가를 해서 결국은 ‘김민규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라고 자신만의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가장 바라는 건, 건강하게 배우생활을 하는 거예요. 직업으로 계속 저한테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정신건강이 중요하더라고요. 정신적인 건강은 몸과는 달리 명확하게 트레이닝 방법 같은 것들이 나와 있는 게 없잖아요. 제가 대구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지금 서울에서 지내고 있어요. 나름대로 혼자 변화를 겪어왔는데, 변화들 속에서 정신건강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더군다나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 어려운 일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정신건강 중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그런(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서 그걸 가지고 어떻게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인 것 같아요. 2019년도에는 제가 더 건강하게 제 생활을 유지해서 즐거움과 건강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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