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팀 해체설…"소아암 투병중이던 소녀가 사망한 사건 때문"
최강희 감독, 팀 해체설…"소아암 투병중이던 소녀가 사망한 사건 때문"
  • 승인 2019.01.0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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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60) 전 전북 현대 감독의 중국 수퍼리그 도전 무대로 주목 받았던 텐진 취안젠이 모기업 도산 위기와 함께 팀 해체설에 휘말렸다.  

최근 중국 매체 시나닷컴은 “취안젠 그룹의 창업자 슈유후이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18명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형사 구금됐다”면서 “취안젠 그룹의 존폐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취안젠 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줄줄이 체포된 이유는 이 회사에서 판매한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한 중국의 여자 어린이가 사망에 이른 사건 때문이다. 

소아암으로 투병 중이던 저우양(당시 4살)의 아버지 저우얼리 씨가 지난 2013년 취안젠 그룹이 ‘항암 효과가 탁월하다’며 판매한 약초 추출물을 딸에게 먹였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3개월 뒤 암이 전이된 사실을 발견한 저우씨 가족은 딸의 항암치료를 재개했고, 결국 2015년 12월 저우양이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취안젠 그룹이 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저우양을 광고 모델로 활용해 ‘우리가 판매한 약을 먹고 완치됐다’며 허위 광고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해당 사연이 중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취안젠 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민원이 중국 공안에 쇄도했다. 

여론이 악화되고 취안젠 그룹의 제품들이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줄줄이 퇴출당하는 등 상황이 불리해지자 슈유후이 회장이 지난해 말 해외로 도피했지만, 결국 중국 당국에 체포되며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연간 100억 위안(1조6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던 취안젠 그룹이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중국 전역 600여 개에 달하는 취안젠 그룹 소속 병원과 7000여개에 달하는 가맹점의 매출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모기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최 감독이 이끄는 축구팀 텐진 취안젠도 자금 집행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연간 10억 위안(1600억원) 이상의 운영비를 투입해 중국 수퍼리그의 강자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선 백지화된 것과 마찬가지다. 

  

최강희 감독이 계약한 연봉을 제대로 지급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최 감독은 올 겨울 텐진 구단과 연간 700만 달러(8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3년 계약을 맺었다. 총액 기준 240억원에 달하며, 세금을 공제한 순수익도 연간 500만 달러(56억원), 3년 총액 17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승리수당을 비롯해 각종 인센티브는 별도로 지급 받는 조건이다. 

  

텐진 취안젠의 경우 모기업과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됐지만, 운영 자금의 대부분을 모기업에 의존하는 만큼 계약 내용을 보장 받기 힘든 상황이다. 최 감독의 전소속팀인 전북 현대가 이미 포르투갈 출신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해 돌아갈 곳도 사라졌다. 최 감독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간 코칭스태프의 처지도 비슷하다. 박건하, 최성용, 최은성 등 한국인 지도자들의 계약이 공중에 뜰 가능성이 있다.  

텐진 취안젠은 일단 모기업과 선을 긋고 신속히 시민구단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텐진 시민 FC’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뉴스인사이드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