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끝없는 욕망 향해 질주하는 송강호…시대의 그림자에 카메라를 비추다 (종합)
‘마약왕’ 끝없는 욕망 향해 질주하는 송강호…시대의 그림자에 카메라를 비추다 (종합)
  • 승인 2018.12.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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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이 끝없는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한 인물을 통해 시대의 그림자를 조명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마약왕’(감독 우민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독재 정권의 혼란 속에서 마약으로 백색 황금 시대를 누렸던 인물의 삶을 통해 시대의 파노라마를 그려낸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시대를 영화에 담으려고 했고 소시민이 마약왕이 되고 또 몰락하는 과정이 변화무쌍해서 고민이 많았다. 영화의 톤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생각하다가 송강호 선배님을 비롯해 배우를 믿고 그냥 찍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를 하게 된 건 당시 실존했던 인물들, 사건들을 접하게 되면서다. 저에겐 한 편으론 이해가 안 되고 아이러니한 지점이 있었다. 자료조사를 하니까 어찌 보면 그 시대여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블랙코미디의 화법을 이용해서 풀어갔다”고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송강호는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에서 아시아 최고의 마약왕으로 거듭나는 이두삼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배우들은 여러 작품을 통해서 삶을 표현하는 존재들이다. 이번 ‘마약왕’의 이두삼은 그동안 연기한 인물과는 상이했다. 가공의 인물이지만 실존한 인물을 종합해서 만든 인물이다. 굉장히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희로애락, 흥망성쇠가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호기심이 갔다”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송강호는 “사실 마약이라는 건 어마어마한 사회악이다. 여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존재하는 거다. 마지막 엔딩의 느낌도 모든 것이 종료되는 느낌보다는 어떻게든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이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있다. 정확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마약이라는 존재에 대해 각기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두삼을 쫓는 열혈 검사 김인구 역의 조정석은 “저희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서사적인 드라마의 힘이 아닌가 싶다. 저도 ‘마약왕’ 출연을 결심한 게 이야기의 힘이다. 등장인물이 많은 것도 매력적이었다. 만화 시리즈를 쭉 본 느낌이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이두삼을 마약왕의 자리로 이끄는 로비스트 김정아를 연기한 배두나는 “저는 시나리오 읽을 때 블랙 코미디의 느낌을 받았다. 서사가 탄탄하고 이두삼의 일대기를 말하지만 그러면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저희 세대와는 다른 70년대라 끌렸다. 송강호 선배님과 연기 호흡 맞추는 것도 오랜만이라 기대됐고 좋은 배우들과 만들어가고 감독님과 하는 게 기대가 돼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두삼의 사촌동생 이두환 역의 김대명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글을 봤을 때 궁금증도 있었고 잘 해내고 싶다는 지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선택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게 불가능할 정도였다. 선배님과 함께 하는 게 꿈 같았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송강호는 조강지처 성숙경 역의 김소진에 관해 “김소진씨는 연극계에서부터 좋아하는 후배다. 이번에 처음 연기를 해봤지만 늘 멀리서 지켜봐오던 좋아하는 배우다. 김소진씨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라고 생각해서 우리 영화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현대미도 있지만 시대에 맞는 고전미와 그에 맞는 연기가 훌륭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들은 김소진은 “뺨을 때리는 장면은 긴장하며 찍었다. 아직 영화하면서 긴 호흡으로 연기한 적이 별로 없었다. 현장에 대해 부족하고 모르는 부분도 많았다”며 “부부역할이라 선배님과 촬영하는 분량이 거의 다였다. 선배님이 많이 기다려주시고 배려해주셨다. 무엇보다 확신이 안 생길 때 그걸 모른척하지 않으셨다”고 송강호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에 이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게 된 것에 관해 “마약을 전면에 내세우기 때문에 청불을 예상했다. 감독으로서 청불이라서 특별히 더 강하게 찍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저 영화가 흘러가는 대로 담았다”고 말했다.

또한 송강호는 “배우로서 부담이 있다. 그때마다 배우들과 호흡 맞추면서 큰 힘이 됐다. 혼자 지게를 지는 느낌이 아니었다.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훌륭한 배우들이 어깨를 잡아주니 견딜 수 있는 것 같다”고 주연배우로서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마약왕’은 오는 12월 19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