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도어락’ 공효진 “쉬운 표현 뒤집고 싶었다”…평범함을 연기하는 특별함
201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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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저는 두 다리 뻗고 자는데 보시는 분들에게 후유증이 생기면 너무 미안해서 ‘강심장이 보세요’라고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웃음).”

한밤중 혼자 사는 원룸에 누군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한다면 이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공포는 없을 거다. ‘도어락’에서 공효진은 범죄의 타깃이 된 평범한 여성으로 분해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현실 밀착 공포를 선보인다. 평소 스릴러·공포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는 공효진은 한동안 연기적 욕심을 채워줄 작품을 찾았고 ‘도어락’을 만나게 됐다. 연출을 맡은 이권 감독은 공효진의 데뷔작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서 연출부 막내였고, 오랜 인연을 이어오다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영화에서 공효진은 전작들과 비교해 가장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그녀의 미세한 떨림과 눈빛에는 특별함이 스며들어있다.

“저를 고군분투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미쓰 홍당무’ 때처럼 제가 책임질게 너무 많아서 정신을 놓을 수 없는, 저를 극도로 몰아가는 작품을 만날 때가 됐다는 생각. ‘미씽’, ‘싱글라이더’ 등 중간에 있던 작품들은 연기할 때 오는 안정감이 있더라고요. 그게 좋으면서도 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한 번 더 저를 괴롭히는 작품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게 참 내키지 않아서 오래 미루고 감독님께 용기 없는 소리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았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작품이 배우를 만나는 건 운명 같기도 해요. 결국 만나게 되는 배우가 원래 주인이고 과정이었구나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상대배역에 관해서도 끝나고 보면 다 주인을 만나기 위한 과정인 것 같아요.”

공효진이 ‘도어락’ 제안을 받고 처음부터 수락한건 아니었다. 스릴러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에 이견이 있던 공효진은 “처음에는 감독님께 이 영화에 흥미가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뻔한 것 같았고 내가 아니어도 될 것 같았다”며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 설명하다보니 그게 영화가 바꿔야할 부분이 됐다”고 밝혔다. 공효진은 각색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좀 더 현실적인 설정들을 더해 지금의 ‘도어락’과 경민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순하게 전달하는 쉬운 표현을 뒤집어보려고 했어요. 물론 긴장감을 유발해야하는 스릴러라는 장르의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고 제약이 있으니 ‘과연 내가 잘한 건가’ 싶은 생각도 있고 마음이 후련하지 않았어요. 더 새롭고 싶었어요. 주인공이 공포에 떨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희가 그렇잖아요. 담대한 친구보다는 겁 많은 친구가 힘들어하면 더 연민이 가고. 그래서 처음에는 관객들이 경민을 보며 ‘내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나중에 스릴러의 공식을 따라가도 실망스럽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연민 가는 평범한 인물로 현실적인 공포를 완성시킨 공효진이지만 인터뷰 도중 그녀는 실제로는 반대 경험이 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저는 제가 다른 집의 도어락을 눌러본 적이 있어요. 부모님이 이사했는데 착각하고 눌렀어요. 한참 시도하는데 순간 아니라는 걸 알고 후다닥 내려갔죠. 누가 나오기 전에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다행히 집에 사람이 안 계셨던 거 같아요.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땐 경민의 모습이 과장됐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여주셨는데 그 여자 분은 집에 들어간 다음에 10분 정도는 불도 안 켜더라고요. 누가 쫓아왔을 때 자신이 몇 호에 사는지 확인할까봐. 그런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어요. 친구도 밤늦게 남편이 안 들어오고 혼자 있으면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귀신이 무섭지 사람에 관해서는 대범해요.” 

영화는 평범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어떻게 극적인 상황을 현실적인 톤을 잃지 않으며 대처하고 풀어갈지가 중요한 숙제였다. 또한 혼자 사는 여성이 범죄의 타깃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남혐, 여혐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영화는 최대한 여성의 시선을 따라가며 사건의 조력자인 이형사(김성오 분)의 변화를 통해 이를 절충하려 했다.

“범인이 좀 더 무섭고 덩치가 있다면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을까 생각해봤어요. 단순하지만 지금보다 더 긴장감이 생겼을 수 있죠. 하지만 반대로 ‘미저리’를 보면 그게 중요하지 않잖아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현실적으로 물리적으로 이해받을 수 있는 선에 대해서 이야기했죠. 만약 침대 밑에서 중학생이 숨어 있다가 나왔다고 해도 무서웠을 거예요. 남녀에 대한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에 어떤 사회적 이슈가 있는지도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저희 영화가 진중한 이슈를 염두에 두고 만든 건 아니에요. 모든 건 관객의 몫이죠. 화두를 던지는 건 제작하는 사람들의 몫이고 이후의 것들은 관객에게 넘기는 거죠.”

드라마에서 수많은 히트작에 출연했고 ‘공블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영화에서는 드라마에서 보여 주지 못했던 과감한 작품과 캐릭터로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녀는 작품성과 연기력은 인정받았지만 상업적 흥행 측면에서 조금의 아쉬움을 남긴다.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공효진은 “강심장이 봐달라”며 귀여운 홍보 멘트를 남겼다.

“아주 흥행한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서 큰 기대는 없어요. 느낌이 좋았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서. 그래도 제 인생에 지장이 없더라고요. 평가와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서 편하게 개봉해 왔어요. 이번 영화는 상업적인 스릴러라서 접근이 더 쉬울 거라 생각해요. 그동안의 스코어보다는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은 해요. 그런데 너무 무섭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미안해요. 찍은 저는 두 다리 뻗고 자는데 보시는 분들에게 후유증이 생기면 너무 미안해서 ‘강심장이 보세요’라고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웃음).”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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