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한소희 “‘백일의 낭군님’, 저한테는 과분한 작품…성장 많이 했죠”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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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은 저한테 과분한 작품이에요. 그릇에 비해 컸던 작품이죠.”
   
 

배우 한소희의 재발견이다. 지난해 SBS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를 통해 브라운관에 발을 내딛은 한소희는 전작인 MBC ‘돈꽃’을 거쳐, 이번 tvN ‘백일의 낭군님’에서 그 진면목을 제대로 발휘했다. 그는 첫 사극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국지색 세자빈 김소혜 역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드라마의 한 축을 묵묵히 이끌어나갔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한소희는 드라마를 향한 예상치 못한 뜨거운 사랑에 “과분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잘 될 거라는 기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터질 줄 몰랐다는 그는 “너무 큰 성과를 이룬 것 같아서 신기하다. 사실 저는 아직도 신기하다”라며 웃었다.

특히 ‘백일의 낭군님’은 한소희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사극. 결과적으로는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연기를 하는 데에 있어 부담감이나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이에 “너무 부담됐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소혜 자체가 구체적인 캐릭터지 않나. 비밀을 품고 있는 것도, 감정을 다 표출하면 안 되는 것도 부담 됐다”라며 “특히 사극 톤이나 말투가 걱정이 많았다”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일단 상황 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더웠어요. 그리고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말투가 송주현과 다르고, 신분이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소혜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문장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더라고요. 표현하는 것에 있어 제약이 많았다는 점에서 많이 부딪혔어요.”
   
 

이런 위험 부담에도 불구, 한소희가 김소혜라는 캐릭터에 도전한 이유는 뭘까. 그는 “소혜는 상황적으로 봤을 때 감정적으로 호소하기 좋은 캐릭터”라며 “감정이나 사랑을 호소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라고 소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선시대 여성이지만 현대 여성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게 진취적으로 보였던 것 같아요. 그게 멋있게 다가왔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부와 신분을 버리고 결국 사랑을 택하잖아요. 그런 용기 있는 모습도 매력적이었어요.”

하지만 한소희는 정작 김소혜 역에 최종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좋은 감정과 동시에 “걱정이 됐다”라고 전했다. 그는 “잘할 수 있을까, 내가 해석한 소혜가 맞는가. 공감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라며 “그래도 소혜가 불쌍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딱 시청률만큼은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소혜가 크게 보면 악역이지만, 화면에 비춰졌을 때 그렇게 안보이려고 노력했거든요. 아버지의 권력 때문에 생긴 가장 큰 희생양이자 피해자잖아요. 이런 부분이 어떻게 하면 전달될까 생각했죠. 특히 감정 신을 찍을 때 ‘소혜라면 어떤 감정을 가질까’ 구체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건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자기 연민이더라고요. 혼자 독수공방 하면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았던 감정이 어떨까 연구를 많이 했어요.”
   
 

이처럼 한소희는 “연기가 무조건적으로 1순위이긴 하지만,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제가 모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는 자신만의 연기 소신으로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때문에 그는 “적어도 극중 안에서 모든 사람들보다 내가 이 배역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하면서도, 연기력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아직 부족하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소혜가 구체적인 인물인데, 서사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제가 너무 표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어요. 말투가 익숙하지 않으니 전달하는데 능숙하지 않았던 것들도 있고, 처음이다 보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죠. 10년, 20년 배우생활을 해도 100%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은 못 찾을 거예요. 아쉽기 때문에 욕심이 생기는 거니까요.”

한소희는 ‘백일의 낭군님’ 속 세자빈 김소혜 캐릭터에 대해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2018년을 ‘백일의 낭군님’의 한해, ‘365일의 낭군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 초 리딩 부터 12월초 포상휴가까지 한 해를 함께했던 만큼 후유증이 오래갈 것 같다고 털어놓은 그는 “소혜는 애착도 많이 가고 스스로도 안쓰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떠나보내기 힘들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일의 낭군님’이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으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저한텐 과분한 작품이었어요. 표현한 거에 비해 큰 성과를 얻기도 했고, 제가 가진 그릇에 비해 컸죠. 부담감을 안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해 나가기도 했던, 여러 모로 도움이 됐던 작품이에요.”

또한 그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백일의 낭군님’이 “주·조연 할 것 없이 다 잘 된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자신과 같은 신인을 비롯한 조연들에게 뜻깊은 작품이었던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이런 숨겨진 보석이 있구나’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돈꽃’부터 ‘백일의 낭군님’까지, 신인시절부터 악역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만큼 악역 이미지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한소희 역시 “걱정 많이 됐다. 가뜩이나 얼굴도 못돼보이게 생겼는데 이미지 굳혀지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웃었다.

“그래도 어리숙한 사람이 똑똑한 연기를 하면 극적으로 보이잖아요. 반대로 저처럼 날카롭게 생긴 사람이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웃음) 또 소혜가 마냥 미워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처연함을 표현해봤으니 이제는 밝은 것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사실 뭐가 됐든 다 좋아요. 캐릭터를 잘 표현했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거니까 좋게 생각하려고요.”

한소희는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 “여태껏 사건의 원인이나 발단이 되는 캐릭터였다. 늘 저 때문에 휘몰아치는 전개였다”라며 “이제는 소소하게 20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 중 하나를 표현할 수 있는 청춘물을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제는 미움보다는 사랑 받는 캐릭터가 하고 싶다. 원래 성격에 맞게 재밌고, 웃기고, 장난도 잘 치는 캐릭터”라고 솔직한 욕심을 드러냈다.

“제가 ‘돈꽃’도 그렇고 ‘백일의 낭군님’도 그렇고, 빠르게 빠르게 작품을 해왔어요. 이제는 한 템포 쉬면서 기반을 다져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요. 그 위에 어떤 캐릭터 얹어져도 기반이 흔들리지 않게. 이미지 보다는 연기력으로 다가가야 되는 시기잖아요. 뭔가를 목표로 두기 보다는 열심히, 잘 해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더 많은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고 많은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큰 역할이나 비중 있는 역할이 하고 싶기 보다는 어떤 캐릭터를 갖다놔도 딱 맞는 옷처럼 보여 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한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묻자 “좋은 영향력을 주는 배우”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람들한테 보이는 직업인만큼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특히나 한소희는 “이제는 이미지적인 모습 보다는 연기력으로 평가받고 싶은 작은 욕심이 있다”라며 “뭐든 열심히 한다는 게 보여 졌으면 좋겠다. 앞으로가 기대 되는 배우가 돼야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많은 분들이 소혜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소혜가 외롭지 않았던 것 같아요. 너무 감사드리고,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저를 접하신 분들이 대다수지만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 뵀으면 좋겠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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