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 관금붕 감독이 홍콩과 중국 영화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23rd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초연’(감독 관금붕)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관금붕(스탠리 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엔지 치우, 정수문, 량융치, 바이 바이허가 참석했다.

엔지 치우는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다. 부산은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 이번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자리 잡은 성공한 영화제다. 이번 기회에 각국의 영화인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며 부산을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정수문은 “십몇 년 전에 관금붕 감독님과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다시 오게 되어 기쁘다. 그때와는 다른 기분이다. 그때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육체와 정신이 건강한 상태로 방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량융치는 “홍콩에서 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에 참여한다. 감독님께 감사하다. ‘초연’은 감독님과 배우가 모두 열심히 만든 영화다. 좋은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인사했다.

바이 바이허는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왔다. 부산이라는 도시도 처음이다. 서울은 영화 홍보 차 간 적 있다. 이번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에 대해 많은 교감이 있길 바란다. 부산은 서울과는 또 다른 문화적 감성이 충만한 도시 같다”며 부산의 인상을 언급했다.

관금붕 감독은 영화 속에서 그려진 남성 캐릭터에 관해 “남성을 전형적으로 그리지 않은 건 전작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감독 역을 한 인물은 트렌스젠더다”며 “영화를 보면 많은 친구들이 나에게 여자가 되고 싶은 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그럴 때면 내 마음속에는 여성스러운 부분, 민감한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 한다. 스스로 자웅동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감독은 “항상 인물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것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이 영화는 두 여배우의 관계도 있지만 장소에 대한 것을 고려했다. 홍콩 대회당의 추억을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영화배우를 설정하게 됐다. 대회당은 영화 속에서 중요한 장치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과거나 지금에도 여전히 인물의 관계다”며 영화를 만들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감독은 “정수문 씨와 10년 전에 작업할 때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했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역할이다.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정수문 씨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며 “위안시울링 캐릭터는 남편이 사고로 사망하지만 애인이 있었다는 걸 알고 좌절하는 인물이다. 위안시울링은 정수문 씨가 꼭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해하는 것과 정수문이 이해하는 위안시울링이 같았다”고 정수문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감독은 “바이 바이허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자신한다. 바이 바이허는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모든 스태프가 바이 바이허는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고 바이 바이허의 연기를 극찬했다.

정수문은 영화에 관해 “영화 자체를 봤을 때 두 여자의 라이벌 관계를 그리지만 두 여배우의 숨겨진 상처나 과거, 이를 알아주는 과정을 그린 영화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량융치는 “영화 속에서 암투를 다루지만 작업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실제 현장분위기는 영화 분위기의 반대였다. 결국 초월해야 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관금붕 감독은 홍콩 영화계의 변화에 관해 “홍콩 감독 중에는 대륙에서 영화를 찍는 걸 일찍 시작한 사람 중에 한 명이다. 91년도에 상해에서 영화를 시작했다. 94년도에 ‘빨간 장미, 흰 장미’라는 작품을 찍었다”며 “홍콩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중국과 합작한 경험도 많다. 홍콩 감독으로 자부심이 있는 건 홍콩영화에 대륙에서 투자를 많이 하는데 홍콩영화 시스템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관금붕 감독은 “특히 상업영화에 관해서 대륙에서도 80년대에 홍콩영화를 보고 자라는 세대가 많다. 하지만 홍콩 영화인으로 중국에서 촬영할 때 들었던 많은 말은 대륙에 왔으면 대륙에 맞춰야 한다는 말이었다”며 “사실상 많은 홍콩 영화감독들이 상업영화를 찍었고 성적도 좋았다. 중국 박스오피스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몇 년 뒤면 할리우드를 능가할 것이다. 기술도 발전했고 특수효과도 많은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에 젊은 감독들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잠재력을 지닌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자 한다면 자원은 얼마든지 있다. ‘초연’을 완성하는 데 있어 대륙의 투자도 감사하다. 홍콩 올 로케가 가능했던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