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뷰티풀 데이즈’ 엄마로 돌아온 이나영, 차갑게 시작해 뜨겁게 던지는 가족의 의미 (종합)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뷰티풀 데이즈’ 엄마로 돌아온 이나영, 차갑게 시작해 뜨겁게 던지는 가족의 의미 (종합)
  • 승인 2018.10.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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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데이즈’가 처절하고 비극적인 한 여성의 연대기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 기자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이나영 분)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장동윤 분),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윤재호 감독은 “저희 영화 오랫동안 헤어져있던 아들과 엄마가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며 가족의 의미, 이별과 재회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윤재호 감독은 “엔딩을 보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있다. 서로가 다시 대화하기 위해서는 과거가 어쨌든 다시 만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쪽을 지향하고 있다”며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 때도 엔딩은 이제 시작이라는 메시지, 남과 북이 이제 시작하는 것과 같은 메시지를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마침 두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나오는 모습이 있었다. 분단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서 현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영화 속 메시지에 관해 언급했다.

또한 윤재호 감독은 영화 속에서 엄마가 겪게 되는 비극들, 여성 착취 등에 관해 “2011년부터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을 주제로 작품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분단과 가족에 관해 다루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시나리오를 쓰게 된 첫 번째 이유는 파리에서 살 때 민박집을 하던 조선족 아주머니와의 인연이다”고 밝힌 감독은 “중국에 아들을 두고 9년 동안 만나지 못한 단편을 만들고 내가 직접 그 아들을 만나러 갔다. 이후 탈북자들을 만나게 됐다. 다큐멘터리를 3년 정도 찍었다. 그 영화를 만들면서 계속 ‘뷰티풀 데이즈’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실존하는 인물을 많이 접하다 보니까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다큐멘터리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질문들, 의미들을 극 속에서 은유적인 표현으로 심어놓고 싶었다. 그 분들의 사연이 워낙 다양해서 하나하나 담아서 한 편의 영화로 만들기 어려웠고 여러 이야기 중에 ‘뷰티풀 데이즈’에 등장하는 엄마 이야기를 극 영화로 담게 됐다”고 ‘뷰티풀 데이즈’가 나오기까지의 긴 과정을 되짚었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에서 엄마 역을 맡았다. 이나영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한 여인의 감당하기 힘든 비극과 고통, 공감을 그려낸다. 이나영은 엄마 역을 소화한 소감에 대해 “예전에는 상상만으로 했던 감정들이 지금도 물론 다 공감할 수 있진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일부분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 연기에 대해서는 대본이 워낙 좋았다. 나이, 시대별로 겪어야 하는 상황들이 누적되는 감정들이어서 회상 장면을 먼저 찍어서 감정표현이 수월했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이나영은 “대본에 캐릭터의 상황이 쌓여서 현재가 오기까지, 현재 엄마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연기도 회상신은 표현을 더 많이 했다. 현재로 오면서는 사건을 겪으며 조금은 통달 아닌 통달, 이 여성이 살아나가기 위해서 생긴 담담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오랜만에 작품으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공백기라면 공백기지만 영화는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고민이 있었다.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작품을 찾았고 자신 있게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로 만날지 생각하던 와중에 시간이 길어졌다. 이번에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윤재호 감독은 “캐스팅에 굉장히 신중을 기했다. 이나영 씨 같은 경우 책을 줬을 때 흔쾌히 만나자고 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전작들을 많이 봤는데 제가 찾고 있던 엄마의 느낌이 있었다. 엄마이면서도 젊은 여인이면서 다른 느낌을 주는 엄마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나영을 엄마 역에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감독은 “장동윤 배우는 캐스팅 진행할 때 이나영 씨와 비슷한 느낌도 있었고 독특한 개성도 있어서 대표님과 함께 캐스팅을 진행했다”며 “촬영하면서 이나영 씨에 관해 느낀 건 내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함,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표정, 메시지가 있었다. 언어 공부도 오래 했다. 촬영 기간이 짧았는데 깊게 집중해줬다. 장동윤 배우도 첫 영화에 촬영 기간도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컷 한 컷 집중해서 잘 찍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중국에서 엄마를 찾아 한국을 방문한 젠첸 역의 장동윤은 “엄마를 찾아 한국을 방문한 젠첸 역을 맡았다. 작년에 날씨가 쌀쌀할 때 촬영했다. 가족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장동윤은 “캐릭터를 위해 중국어와 연변 사투리를 배웠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 대림동에 중국 음식 먹으러 자주 갔었다. 영화를 하기로 하고 중국 가게를 가서 사투리를 배울 수 있는 분이 있나 알아봤었다”며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본격적인 공부 전에 말투뿐만 아니라 그들의 분위기와 행동을 익히기 위해 준비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뷰티풀 데이즈’는 11월 정식 개봉예정이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부산)/ 사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