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강남미인’ 임수향 “‘네가 가진 것 그 자체가 아름답다’라는 말을 해 주고 싶어요”
[NI인터뷰] ‘강남미인’ 임수향 “‘네가 가진 것 그 자체가 아름답다’라는 말을 해 주고 싶어요”
  • 승인 2018.09.2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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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그리고 스무 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속 강미래는 임수향에게 있어서 많은 도전이 잇따른 작품이었다. 하지만 임수향은 우려를 딛고 또 한 번 성장을 거듭했다.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과 이를 향한 뼈있는 메시지. 그 중심에 있는 강미래 역을 자신만의 색으로 녹여낸 임수향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까지 따뜻한 힐링과 자기애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최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서울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연출 최성범 l 극본 최수영) 배우 임수향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어릴 적부터 못생김으로 놀림을 받았고, 그래서 성형수술로 새 삶을 얻을 줄 알았던 여자 미래가 대학 입학 후 꿈꿔왔던 것과는 다른 캠퍼스 라이프를 겪게 되면서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예측불허 내적 성장 드라마. 극중 임수향은 주인공 강미래 역을 맡았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촬영하면서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한 마음이에요.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어떤 얘기를 해야 하지?’하고 생각하던 중에 갑자기 마음이 헛헛해지더라고요. 공허함이 밀려와서 지금은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미래를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생각하게 됐죠.”

   
 

임수향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어린 스무 살 새내기 연기에 도전했다. 대학생들의 캠퍼스 라이프를 그린 이야기인 만큼 촬영 현장에는 대부분 어린 배우들밖에 없었을 터. 실제로 “여자 중에 현장에서 제일 나이가 많았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이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장에 신인 배우 분들이 많았어요. (차)은우도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서 혹시 제가 어려울까봐 걱정이 컸죠. 그래서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려고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캠퍼스물이다 보니 그 친구들이 편하게 뛰어놀아야지 분위기가 살잖아요. 감독님도 저도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지금은 그분들과 많이 친해졌죠. (언니로서의) 부담감보다는 편하게 막대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미래도 그런 위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친구들이 되게 편하게 대해주더라고요.”

이처럼 나이라는 장벽이 있었음에도 무사히 스무 살 강미래를 그려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임수향과 강미래가 닮은 점이 많았던 데에 있었다. “저도 좀 소심하다”라며 미래와의 공통점을 밝힌 임수향은 이 때문에 ‘쭈구리 연기’가 편하다고 털어놨다.

“제가 남들 눈치를 많이 봐요. 사장님이 눈치 그만보라 할 정도로요. 그래서 그런지 눈치 보는 연기를 잘 한다더라고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때도 감독님이나 선배님이 ‘쭈구리’라고 불렀어요. 안 그렇게 생겼는데 그런 성향이 있나 봐요.(웃음) 물론 어리게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말투나 연기에 힘을 많이 빼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모습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특히 강미래는 ‘성형미인’이라는 다소 과감한 특징을 가졌다. 외모지상주의인 현실을 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지만, 해당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에게는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터였다. 때문에 방영 전부터 일각에서는 임수향을 향한 우려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던 바. 하지만 임수향은 이런 걱정을 캐릭터를 향한 애정으로 날려버렸다.

“제가 원작 웹툰의 팬이에요. 처음에는 성형이라는 게 부담스럽긴 했죠. 그런데 미래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고 하고 싶은 캐릭터더라고요. 사랑스럽잖아요. 여성분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공감해주실 만한, 이 시대에서 말하는 문제점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캐릭터라 좋았어요. 처음에 드라마 화 한다고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못한다. 20살 역할 어떻게 하냐. 부담스럽다’라고 했는데, 결정이 바뀌는 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이러한 과감한 도전을 감행한 ‘강남미인’을 통해서 임수향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극중에서는 여성을 향한 사회의 잣대가 중심이 됐지만, 그저 “여자한테만 국한하고 싶지 않다”라며 솔직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수아(조우리 분)를 향한 미래의 대사를 극의 모든 메시지를 담은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수아가 악역처럼 그려졌는데, 수아의 이야기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염산테러 후에 수아한테 ‘너는 예뻐서 행복해? 이렇게 살지 말자. 예쁘지 않으면 죽는 것처럼’이라고 하는 미래의 대사가 드라마의 모든 메시지를 담고 있는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해서 잘 찍고 싶었거든요. 수아가 그저 얄미운 캐릭터가 아닌, 이 친구가 가진 상처나 트라우마가 잘 풀려서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더 일찍부터 풀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수아에 대해 연민도 많이 가져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임수향은 강미래를 연기하면서 “제가 가진 트라우마나 상처를 같이 힐링했다”라고 털어놨다. 미래가 용기 낼 때 자신도 행복했고, 마지막에 비로소 자기가 가진 알에서 깨어났을 때는 연기하면서 덩달아 후련해진 느낌이었다고.

“‘나도 같이 단단해졌구나. 이 외모로 평가받는 직업과 세상에서 나의 중심을 잘 찾아서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미래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요. 단사란 이후 최애캐예요. 단사란 때도 떠나보내는데 1년 걸렸는데 이제 또 어떻게 떠나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항상 응원하고 싶어요. 제 마음 속에 품고 계속 살 것 같아요. 앞으로 또 힘든 일이 있을 때 미래를 생각하며 이겨내야죠.”

‘당신은 예쁘다. 아름답다. 그게 외모가 아니라 뭐든. 네가 가진 것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임수향이 ‘강남미인’을 본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임수향은 시청자들이 ‘강남미인’을 “따뜻하게 힐링 된 드라마”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저도 ‘나는 왜 그러지? 엄마는 왜 나를 이렇게 낳았지?’하는 생각 많이 해요. 혹은 나보다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젠 안 그래도 될 것 같아요. 내가 가진 장점이 있고, 그걸 본인이 안다면 (장점이) 크게 작용해서 남들도 그 장점을 부러워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FN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