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상류사회’ 수애 “관객과의 소통위해 달렸다”…배우 수애의 욕망
[NI인터뷰] ‘상류사회’ 수애 “관객과의 소통위해 달렸다”…배우 수애의 욕망
  • 승인 2018.08.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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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가 욕망이 뒤섞인 상류사회에 뛰어들었다.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에서 수애는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을 연기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오수연과 그의 남편인 경제학 교수이자 신인 정치인 장태준(박해일 분)은 더 높은 곳을 향한 욕망에 휩싸여 질주한다.

“저에게 이번 작품은 도전이었어요. 수연의 당당함이 좋았어요. 조금은 왜곡된 야망이지만 자신을 증명하려고 달리는 모습이 열정적으로 느껴졌어요. 수연의 환경이 그 열정을 욕망으로 변화시켰다 생각해요. 그리고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치욕을 맛보는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것도 멋졌어요.”

수애가 연기한 오수연은 재벌가가 운영하는 미술관의 부관장으로 능력을 인정받지만 어느 수준 이상 오르지 못하며 한계에 부딪히는 인물이다. 수애는 욕망에 휩싸이게 되는 수연을 연기하기 위해 그녀의 열정이 욕망으로 변하게 된 계기부터 되짚어가며 단단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또한 실제 큐레이터를 만나 그들의 표정과 말투, 제스처를 습득하며 리얼리티를 다졌다.

“아무래도 소통에 신경을 썼어요. 어떻게 수애라는 배우가 오수연이라는 낯선 인물과 교차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까 염두에 뒀어요. 수연을 만드는 입장에서 저는 수애와 수연의 교집합을 찾아갔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관객들이 어떻게 여기느냐가 중요하잖아요. 두 번째 촬영이 취조 장면이었는데 초반 치고 강한 신이었죠. 감독님의 의도였던 거 같아요. 강한 신을 하면서 수연을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오수연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여성이고 이기적이죠. 그러한 욕망이 처음부터 그랬을까 생각하는 게 숙제였어요. 열심히 살던 여자가 재벌들 사이에서 멸시를 받고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면서 열정이 욕망으로 변질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면서 수연에 공감이 됐고 그 지점을 잘 표현하고 욕망의 눈빛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꼴등이 1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 2등이 1등이 되려는 심리, 학교에서 보면 2등을 울잖아요. 꼴등은 오히려 마음이 편한데(웃음).” 

‘상류사회’에 먼저 합류한 수애는 박해일에게 직접 출연을 제안했다. 이전에 작품으로 만난 적 없지만 그에 대한 신뢰가 확실했던 만큼 함께 만들어 갈 시너지를 기대했다. 두 사람은 조금은 독특하지만 끈끈한 동지애로 뭉친 부부를 완성하며 서로를 보완했다.

“해일 선배는 팬으로서 워낙 너무나 좋아했어요. 사실 조금 일찍 만날 줄 알았어요(웃음). 제가 신인상을 수상할 때 선배가 작년 수상자였어요. 사석에서 몇 번 만났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어요. 하루라도 젊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상류사회’를 함께 하고 싶다고 의사를 피력한 것 같아요. 박해일이라는 배우와 연기할 때 닮은 지점도 있고 배울 점도 많을 것 같았고 시너지도 궁금했어요. 현장에서 민감한 지점들이 있을 수 있는데 오빠가 중재를 너무나 잘해주셨어요. 귀가 항상 열려있어요. 본인이 할 게 많은데 그러기 쉽지 않아요. 워낙 학구파라서 연기에 있어서 연구도 많이 하시고 현장에서 집중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데 누군가 불편한 일이 생기면 바로 들어주는 마음 씀씀이가 있어요. 제가 더 말할 것도 없이 연기는 정평이 나있고 태도가 너무 좋았죠.” 

   
 

영화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만큼 돈과 정치, 치정이 담겨있다. 상류사회의 최고점에 있는 미래그룹 회장(윤제문 분)의 추악한 민낯과 함께 강도 높은 노출신이 연출되며 수애 역시 베드신을 소화한다.

“우리 영화의 색이고 피해갈 수 없었어요. 어떻게 매끄럽게 소통하는지가 중요했죠. 노출신에 관해서는 부담보다는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작품에 의심이 있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거예요. 연기는 끊임없이 의심하지만 선택에는 의심 없이 관객들과 소통을 목적으로 달려왔어요. 베드신이 연기의 목적을 방해하진 않았어요. 과정에 있어서는 충분한 소통과 조율이 필요했어요. 감독님이 원하시는 그림과 메시지가 있었고 그건 수위의 문제와는 달랐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차적으로 디테일하게 정했죠.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걸로 방해받고 싶지 않았어요.”

어느덧 데뷔 20년을 앞둔 수애는 단아한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단단한 ‘배우 수애’를 만들어 낸 그녀는 ‘현장을 볼 수 있는 배우’를 욕망한다. 또한 작품을 넘어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희망한다.

“소통도 자주 하고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했죠. 어려운 것 같아요. 며칠 전에 해일 선배, 윤제문 선배와 제천음악영화제에서 큐레이터로 가수 분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염소목소리가 된 적이 있어요(웃음). 저도 좀 더 당당하고 싶은데 성격적인 부분에서 극복되지 않는 게 있어요. 신인 때 가까운 지인들이 어떻게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냐고 물어보고 가족들도 저의 모습을 신기해 할 정도였어요. 친구들과 있으면 대화도 하고 듣는 것도 좋아하는데 낯을 가려서 시간이 걸려요.”

[정찬혁 기자/ 사진= 뉴스인사이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