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타임머신] 한국 vs 이란, 2대 6 '충격패' 그때 그 시절…선수 태업설 보니?
[NI타임머신] 한국 vs 이란, 2대 6 '충격패' 그때 그 시절…선수 태업설 보니?
  • 승인 2018.08.2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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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이 된 한국과 이란의 간판 스타, 김도훈과 알리 다에이 / 사진=뉴시스

2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에서 한국 대표팀은 중동의 강호 이란과 맞붙는다.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며 그동안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이란을 만나면 유독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오늘은 한국이 이란을 만나 2대 6이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1996년 아시안컵으로 들어가 본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그야말로 최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신태용 박남열 고정운 등 화려한 맴버를 꾸리고 있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1996년 11월 23일에 열린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4대1 대승을 거둬 아시안컵 우승의 기대감을 높였다.

1996년 12월 4일 한국 대표팀의 첫 상대는 아랍에미리트였다. 전반 9분 만에 터진 황선홍의 골로 쉽게 이기는듯 보였으나 전반 40분 동점골을 내주고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 끝에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첫 출발이 좋지 않았던 한국은 12월 7일 당시 같은 조 최약체라 불리는 인도네시아를 만났다. 결과는 황선홍 2골, 김도훈 1골, 고정운 1골을 기록하며 4대 2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12월 10일 펼쳐진 3차전 쿠웨이트전에서 0대 2로 패하며 조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조별 예선에서 각 조 3위를 차지한 팀은 승점, 골득실을 비교하여 그 중 높은 점수를 낸 두 팀이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가까스로 8강 막차를 타게 됐다. 8강 상대는 이란이었다.

이란은 예선 2승 1패로 조 1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8강에 진출한 상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서고 있던 상황으로, 힘든 경기를 예상했지만 그 누구도 이란에게 패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12월 16일 대망의 8강전에서 한국은 이란전 선발로 부상으로 제외된 황선홍 대신 최전방에 김도훈을 세웠다.

전반 11분 김도훈의 골이 터지며 다시한번 승리에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20분 뒤인 전반 31분 바게리의 골로 1대 1 균형을 이뤘다. 아쉬움에 탄식이 식기도 전에 신태용이 역전골을 성공시켜 2대 1로 경기를 다시 리드하게 됐다.

전반을 2대 1로 기분 좋게 마친 한국 대표팀.

이때까만해도 앞으로 5골을 더 실점하며 패배할 것이란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체력이 바닥나 미드필더 김주성, 신태용 등은 뛰지를 못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양 스토퍼들은 마크맨을 다 놓치는 상황이었다.

이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후반 6분 동점골을 성공 시켰다. 스코어는 2대 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이 된 이후,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점점 떨어졌고, 후반 66분 이란의 축구 영웅 알리 다에이가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2대 3.

역전 당한 한국 대표팀은 더이상의 추격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후반 76분 또 다시 알리 다에이에게 골을 헌납하며 2대 4가 되었다.

기세를 탄 알리 다에이는 후반 83분과 89분 연속 골을 넣고, 이날 경기 혼자 4골을 작렬시켰다.

시청자들은 물론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전의를 상실한 모습이었다.

경기는 2대 6으로 종료 되었다. '참패' 말 그대로 완벽하게 졌다.

경기에 패한 뒤 각종 언론들은 져주기 논란, 박종환 감독과 선수 사이에 불화로 선수들이 태업 했다는 등의 기사를 마구 쏟아냈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한 맴버들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선수가 박종환 감독의 애제자였다. 다시말해 선수 태업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충격의 아시안컵이 지난 후 22년이 흘렀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병역 혜택 논란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란만 만나면 고전했던 한국이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조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