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너의 결혼식’, 인생캐릭터 만난 김영광…“관객도 같은 마음이길”
[NI인터뷰] ‘너의 결혼식’, 인생캐릭터 만난 김영광…“관객도 같은 마음이길”
  • 승인 2018.08.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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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회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너무 좋게 봤어요. 촬영하면서 느꼈던 설레고 행복했던 감정들이 영화에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웃으며 봤어요.”

김영광이 말 그대로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너의 결혼식’ 속 우연이 그대로 튀어나온 듯 김영광은 인터뷰 내내 밝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 분)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분)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너의 결혼식’은 로맨스 장르가 드문 한국 영화계에 오랜만에 찾아온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피끓는 청춘’(2014)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김영광은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김영광은 새로운 인물을 만들기보다 자신과 캐릭터의 격차를 줄여가며 어느 때보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십년이 넘는 시간을 그리는데 우연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승희와 싸우는 신을 찍었는데 느낌이 좀 그랬어요. 촬영하고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는데 우연이 김영광 같고 김영광이 우연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첫사랑의 기억이나 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면서 제가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중점에 두고 연기했어요. 그러면서 편해지더라고요.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순간적으로 연기했어요. 조금씩 우연과 사이가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우연의 마음이 됐죠.”

   
 

‘너의 결혼식’에서 김영광은 박보영과 함께 학창시절부터 사회인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을 어색함 없이 그려낸다. ‘피끓는 청춘’에서 박보영과 한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영광은 “영화를 찍는 동안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보영씨와 연기하면서 설렜고 그런 것들이 영화에 잘 표현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4년 만에 만났지만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웠다는 김영광은 박보영 덕분에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더불어 그는 실제로 설렜던 장면으로 풋풋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고등학교 시절 승희를 위해 싸움도 안하고 바다에서 선물을 주는 장면이 좋았어요. 해변에 앉아있는 승희가 너무 예쁘고 그 모습을 보는데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승희도 풍경도 아름다워서 그 순간이 가장 예쁜 장면이 아닌가 싶어요. 제가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보영씨는 여중 여고를 나왔대요. 영화를 통해 남녀공학을 처음 느껴봐서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공학에서는 이렇게 연애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즐거웠어요. 일단 남중 남고에 있으면 아무리 둘러봐도 없잖아요(웃음).”

미묘한 남녀의 감정과 성장을 그린 만큼 영화 속 장면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실제로 촬영 과정에서도 배우와 감독, 제작진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며 장면의 톤과 대사를 다듬어갔다. 김영광은 매 테이크 즉흥적인 반응에 따라 변화를 주며 한층 현실적인 우연의 모습을 완성했다.

“감독님은 의견을 많이 받아주세요. 많은 부분을 맡겨주셨어요. 제가 매 테이크마다 다르게 연기한 부분이 있는데 오히려 좋아해주시고 피드백도 바로 주셔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은 유난히 그때그때 감정을 정리해서 연기한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자극에 반응하면서 했어요. 보통을 그렇게 매번 다르게 안하는데 이번엔 우연의 모습들이 어디서 본 듯하거나 지루하지 않으려면 순간적인 자연스러움이 필요했어요.”

   
 

우연의 연대기를 그려가며 김영광은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렸다. ‘진짜 사랑’을 정의하긴 여전히 힘들지만 어린 시절 예쁜 추억 하나를 털어놨다.

“아직 제가 첫사랑을 가슴 깊게 경험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했던 게 정말 사랑이었을까?’ 싶은 의문도 들고. 진짜 사랑을 단정 짓기 어렵더라고요. 영화와 비슷하게 순수한 첫사랑을 떠올리면 많이 내려가는데 초등학교 시절이에요(웃음).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장을 좋아했어요. 공부도 잘하고 예쁜 여학생인데 그 친구와 짝을 하면 공부도 잘할 것 같아서 짝을 바꾸는 시기가 아닌데 선생님께 바꿔달라고 쪽지를 드렸어요. 짝을 하고 수학을 많이 알려줘서 몇 점 이상을 받으면 선물을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시험 때 열심히 푸는데 시간이 없는 거예요. 종이 울리고 시험지를 걷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친구들이 물어보면 왜 그런지 말도 못했죠. 예쁜 기억이 아닌가 싶어요.”

흔치 않은 로맨스 영화에 김영광이 당당히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은 김영광의 해맑은 미소에서 우연을 봤다. 김영광은 “원래 제 성격이 우연이처럼 많이 웃는다. 잘 웃는 것도 하나의 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또 다시 환하게 웃었다. 주변을 밝게 만드는 미소를 지닌 김영광은 ‘너의 결혼식’의 관객들이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영화를 봐주길 당부했다.

“‘우연이스럽다’라는 말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우연이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표현됐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그런 걸 느꼈고요. 그런 마음이 관객과 같았으면 좋겠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필름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