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또 한번 '경우의 수' 따지나?…키르기스스탄전 패배 시 탈락 가능성도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또 한번 '경우의 수' 따지나?…키르기스스탄전 패배 시 탈락 가능성도
  • 승인 2018.08.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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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한국 축구의 영원한 친구(?) '경우의 수', 아시안게임에도 어김없이...

[뉴스인사이드 조현민 기자]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이 약체라 불리던 말레이시아에 1-2로 충격패 하면서 비난 여론이 줄을 잇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패배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보다 피파랭킹에서 114계단이나 우위였지만, 송범근(전북현대) 골키퍼의 잇따른 실수와 답답한 공격(유효슈팅 2개) 등이 맞물려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앞서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던 한국은 1승1패(승점3)로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2연승을 달린 말레이시아(승점6)는 조 1위와 함께 16강 진출을 모두 확정했다. 승점이 같으면 득실차보다 승자승이 우선인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은 최종전에서 몇 골 차로 이기든 말레이시아의 순위를 역전할 수 없다.

한국은 탈락의 가능성까지 열린 상황에서 오는 20일 오후 9시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을 맞이하게 됐다. 당초 조별리그를 조직력을 다지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토너먼트부터 본격적인 승부를 펼치려 했던 김학범 감독의 구상도 완전히 틀어졌다.

물론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가 더 많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같은 시각 바레인이 말레이시아를 꺾어 바레인과 승점 동률을 이루더라도, 앞서 승자승 규정과 관련해 한국이 2위 자리를 지키게 된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F조 1위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이란 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하다.

문제는 키르기스스탄에 패배했을 경우다. 이 경우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에도 밀려 순위가 떨어진다. 이 경우 같은 시각 열리는 말레이시아와 바레인전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에 지고, 바레인이 말레이시아를 꺾으면 말레이시아(승점6)-키르기스스탄-바레인(이상 승점4)-한국(승점3) 순으로 최종순위가 결정된다. 한국이 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셈이다.

그나마 바레인이 말레이시아에 무승부 이하에 그쳐야만 조 3위를 통한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이번 대회는 6개 조 3위 팀들의 조별리그 성적을 비교해 상위 4개 팀에게 16강 진출권이 추가로 주어진다. 물론 이 역시 다른 조 3위 팀들의 성적에 따라 탈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경우의 수를 따지기 전에 키르기스스탄전 대승을 통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것이 중요하다. 말레이시아전 충격패로 큰 실망감을 안고 있을 팬들을 위해 김학범호가 걸어야 할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한편, 말레이시아와의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김학범 감독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로테이션을 너무 일찍 사용한 것 같다. 나의 판단 착오였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종 수비 라인을 많이 끌어올리다 보니 뒷공간을 상대에 많이 내줬다. 전방에서 볼을 지연시켜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스리백 전술이라기보다는 전방에서 볼을 미리 차단해주지 못한 조직적인 부분의 문제였다.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시정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패배로 우리가 스스로 험한 길을 택한 결과가 됐다”라며 “힘든 길을 걷게 된 만큼 마다하지 않고 헤쳐나가겠다. 예방주사를 일찍 맞았다고 생각한다. 극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 일정(한국시각)

- 15일 오후 9시 : 바레인전 6-0 승

- 17일 오후 9시 : 말레이시아전 1-2 패

- 20일 오후 9시 : 키르기스스탄전 (3차전)